▶ 사학스캔들에 지지율 보름새 5.4%P 급하강…여권 아베 前비서관 소환 ‘백기’
▶ 국회 앞에선 3만명 결집 ‘아베 물러나라’ 집회

아베 신조 일본 총리[AP=연합뉴스 자료사진]
가케(加計)학원, 모리토모(森友)학원와 관련한 2개 사학스캔들의 영향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보름 사이 5.4%포인트나 급락했다.
내각 지지율은 특히 여성에게서 낮아 출범 후 처음으로 20%대로 곤두박질쳤다. 여당 자민당은 야권의 요구와 비판 여론에 밀려 결국 아베 총리가 미국을 방문한 뒤 핵심 관계자인 전 총리비서관을 국회에 소환하기로 했다.
15일 교도통신이 14~1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37.0%로 나타났다.
지지율은 지난달 31일~지난 1일 실시한 직전 조사 때에는 42.4%였다.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7.5%에서 52.6%로 5.1%포인트 높아지며 과반을 넘어섰다.
이 통신의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2월에는 50.8%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사학스캔들이 부각된 뒤인 3월 3~4일 48.1%, 같은 달 17~18일 38.7% 등으로 급락했다. 이후 3월 31일~4월 1일 조사 때는 소폭 상승했지만, 의혹이 해명되지 않자 이번 여론조사에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여성 응답자를 대상으로 할 경우 29.1%까지 떨어졌다. 지난 2012년 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계에서 내각 지지율 20%대 이하는 사퇴할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지지율 하락에는 두 사학스캔들 중 가케학원 스캔들이 직격탄이 됐다.
가케학원 스캔들은 아베 총리가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학원이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이 스캔들은 한동안 잠잠했지만, 지난 10일 문제의 수의학부가 설치되는 지역인 에히메현 관계자가 총리 비서관과 만나 '총리 안건'이라는 이름으로 수의학부 신설 관련 논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다시 불이 붙었다.

아베와 ‘사학 스캔들’ 이사장·측근 한자리에 (도쿄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왼쪽) 일본 총리의 ‘사학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오른쪽) 관방부장관의 2013년 5월 블로그에 게재된 사진. 가운데는 아베 총리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가케학원의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 이사장이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대다수인 79.4%는 이 문제와 관련한 아베 총리의 해명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답했다. "납득할 수 있다"는 응답은 13.2%뿐이었다.
또 에히메현 관계자들과 만났다는 의혹이 나온 야나세 다다오(柳瀨唯夫) 당시 총리비서관에 대해서는 66.3%가 "국회에 환문(喚問·소환의 일종)해야 한다"고 했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 하락은 오는 9월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연임하려는 아베 총리의 야욕에 적신호를 줬다.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과반을 확보한 자민당의 총재 선거는 사실상 일본의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자리다.
차기 자민당 총재에 누가 적합한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6.6%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을 꼽았고 '젊은 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7)가 25.2%로 뒤를 이었다.
반면 아베 총리는 18.3%로 세 번째에 이름을 올리는 데 그쳤다. 직전 조사(3월31일~4월1일)의 23.1%보다 4.8%포인트나 낮아졌다.

이시바 전 자민당 간사장 (돗토리현 교도=연합뉴스) 올해 9월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거론되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일본 자민당 간사장.
아베 총리는 17~18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릴 계획이지만, 사학스캔들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자 자민당은 아베 총리가 미국에서 귀국한 뒤 야나세 전 비서관을 국회에 부를 방침을 정했다.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이날 23일부터 시작되는 주(週)에 야나세 전 비서관을 국회에 부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연립여당인 공명당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는 이날 아오모리(靑森)에서 열린 당 모임에서 야나세 전 비서관과 에히메현 관계자의 면담 관련 문건에 대해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야나세 전 비서관이 필요하면 국회에 와서 내용과 경위를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러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아베 정권에 대해 일반 국민들의 비난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매주 토요일 일본 국회 앞에서 열리는 '반(反)아베' 집회에는 점점 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있다.

“아베 내각 총사퇴하라” (도쿄 교도=연합뉴스) 14일 오후 일본 도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들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내각의 총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최근 사학스캔들을 둘러싼 재무성의 문서 조작 및 아베 총리 측근의 가케(加計)학원 수의학부 신설 특혜 연루 의혹에 항의했다.
14일 저녁 집회에서는 의사당 정문 앞의 차도가 꽉 찰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든 것을 명확히 밝혀라", "제대로 된 정치를 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플래카드를 들고 아베 정권에 퇴진을 촉구했다. 주최 측은 이 집회의 참가자 수를 3만 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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