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말 이자율 6% 중반대
▶ 매물 증가로 집값 상승 주춤
▶ 주택 보유 비용은 ‘눈덩이’

올해 6월 매물 공급량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고치인 4.7개월치를 기록했다. [로이터]
하반기로 접어든 주택 시장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높은 이자율, 비정상적으로 높은 집값 수준, 여전히 부족한 매물, 경제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에 주택 시장 방향을 잡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 주택 매매를 고민하는 셀러와 바이어가 주목해야 할 주요 트렌드 4가지를 살펴본다.
■ 시장 흐름 정확히 읽어야 할 때현재 주택 시장 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주택 구매 여력’이다. 하버드대 ‘주택연구센터’(Joint Center for Housing Studies)가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가격은 2019년 이후 무려 60%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모기지 대출 이자율은 여전히 6% 후반대(30년 만기 고정)에 머물고 있어 올해 주택 매매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주택 구입을 위한 재정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평균 가격대의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필요한 소득 수준은 지난 5년 사이 무려 70%나 상승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낮은 이자율과 싸게 나온 매물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택 시장 흐름을 정확히 읽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의 해나 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바이어 입장에서는 이자율 변화와 매물 증가 타이밍을 잘 포착해야 내 집 마련기회를 잡을 수 있고, 셀러는 지역 매물 판매 기간을 고려해 적정한 리스팅 가격을 설정해야 주택 판매에 성공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올해 말 이자율 6% 중반대현재 모기지 대출 이자율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21년 평균 이자율이 3% 미만이었지만 현재는 약 6.75% 선으로 두 배 넘게 올랐다. 현재 이자율 기준으로 40만 달러 규모의 모기지 대출을 받을 경우 월 페이먼트는 약 2,600달러에 달한다. 같은 금액을 2021년 평균 이자율(2.96%)로 대출했을 경우에는 월 페이먼트는 약 1,600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이 같은 높은 이자 비용이 여전히 많은 바이어들의 내 집 마련에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긍정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지난해 말부터 이자율이 6.7%에서 6.9% 사이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자율 안정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리얼터닷컴은 올해 말 이자율이 약 6.4% 수준까지 완만히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온라인 매물 정보업체 질로우 역시 하반기 이자율이 6% 중반대로 떨어질 것이란 예측을 내놓았다.
이자율이 급등락 없이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면, 바이어들이 주택 구입 자금 예산을 세우는 데 유리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모기지 계산기를 활용해 이자율을 0.5%포인트씩 변동시키는 방법으로 월 페이먼트 금액을 가늠해보면 현실적인 예산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한다.

매물 증가로 주택 시장 분위기가 바뀌자, 가격을 내리는 셀러가 늘고 있다. [로이터]
■ 매물 증가 → 가격 상승 주춤팬데믹 당시 주택 시장은 극심한 매물 부족에 시달렸다. 당시 시장에 나온 매물이 모두 팔리는 데 걸리는 기간은 고작 한 달에 불과했다.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급으로 인해 바이어들 간 치열한 구입 경쟁이 벌어졌고, 이는 이후 수년 간 집값 급등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 주택 시장에 뚜렷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매물 공급량은 전년 동월 대비 약 16% 증가했는데, 이는 팬데믹 이후 최고치인 4.7개월치에 해당한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지만, 매물 공급망에 어느정도 숨통은 트인 셈이다.
매물이 늘어나면 바이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진다. 불과 몇 년 전처럼 매물 부족으로 인해 서둘러 구매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어 보다 신중한 내 집 마련도 가능해진다. 매물 증가에 따른 가장 큰 장점은 집값 안정이다.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지난 6월 매물 중간 가격은 약 44만1,000달러로, 전월 대비 약 0.2% 상승에 그쳤다. 이는 불과 2~3년 전 집값이 20% 넘게 급등했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둔화세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매물이 늘어나면 가격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기 마련”이라며 “지금은 바이어들이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협상에 나설 수 있는 시기”라고 분석하고 있다.
■ 주택 보유비 ‘눈덩이’집값 및 물가 상승으로 주택 보유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하버드대 주택연구센터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주택 가치 급등으로 이 기간 재산세가 평균 12% 상승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주택 보험료다. 이상기후와 자연재해의 빈발로 인해 보험사들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보험료 역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2021년 평균 연간 보험료는 2,656달러였으나, 2024년에는 3,303달러로, 약 24%나 급등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보유 비용은 지역마다 차이가 크고,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택 구입 계획이 있는 경우 단순히 주택 가격과 대출 이자만을 기준으로 예산을 짜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리얼터닷컴의 해나 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장기적인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재산세와 보험료 등 숨은 비용까지 고려해 현실적인 예산을 세워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 가격 인하 매물 증가올해 들어 주택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바이어의 가격 협상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하는 셀러도 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시장에 나온 전체 매물 중 약 21%가 리스팅 가격을 인하했는데, 이는 동월 기준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는 바이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가격을 내리는 매물은 협상 여지가 더 큰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존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가격 인하 현상은 전체 시장의 흐름을 읽는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택 시장 상황은 아직 정상 수준과는 거리가 있지만, 팬데믹 이후의 비정상적인 불균형에서 점차 균형 상태로 바뀌는 중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주택 매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시장 흐름을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기회가 왔을 때 신속히 대응해야 만족스러운 매매가 가능하다”라고 조언한다.
<
준 최 객원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