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이었던가. 우크라이나 평화정착 방안을 놓고 트럼프와 푸틴이 알래스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던 게. 한 달이 지난 현재 그 가능성은 오히려 점차 멀어져만 가고 있다.수백, 수천 기의 미사일에, 드론이 쉴 새 없이 날아들고 있다. 수 주째 이어지는 러시아의 잔혹한 파상공세에 어린아이들도 희생되고 있다. 그 뿐이 아니다. 발트 3국, 폴란드 등에도 러시아 드론이 날아들자 이를 격추하는 등 자칫 나토(NATO)와의 충돌위기도 고조되고 있다.우크라니아 전쟁의 조기휴전 가능성은 없는 것인가. ‘최소한 도네츠크지역을 완전 점령하기 전 까지 푸틴은 전쟁을 중단할 의사가 없는 것 같다.’ 포린 어페어스의 진단이다.모스크바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아직도 ‘특별군사작전’으로 부르고 있다. 그리고 도네츠크가 그 중심인 돈바스지역의 러시아계 주민 해방이 이 특별군사작전의 목표라는 프레임도 여전하다.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다. 돈바스지역의 노른자라고 할까, 그 도네츠크주에 대해 푸틴은 미련을 버
50대 초반의 한 여성은 최근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랩탑 열고 자판 두들겨 기록하는 게 아니라 종이로 된 공책을 펴고 한자 한자 직접 쓰는 것이다. 연필이나 펜을 잡고 종이 위에 글을 쓰던 시대로부터 우리는 대단히 멀리 와있다. 손으로 글을 써본 게 언제였던가 싶게 아득하다. 간단한 메모 외에는 거의 쓸 일이 없으니 종이나 펜은 더 이상 일상용품이 아니다.앞의 여성이 일기를 쓰게 된 것은 그의 어머니 때문이었다. 알츠하이머 환자인 80대 초반의 어머니를 돌보며 그는 단 5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초긴장의 날을 보내고 있다. 평생 지적이고 강인하던 어머니가 어떻게 저렇게 변했는지,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노인이 과자나 사탕을 몰래 집어 주머니 속에 꽁꽁 숨기고, 목욕 안 하겠다고 떼를 쓸 때면 너덧 살짜리 아이가 따로 없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어머니의 피폐한 모습은 충격이고 아픔이다.알츠하이머가 뭐길래 한 사람이 수십년 공들여 쌓아온 삶의 탑을 저렇게 무참하게 무너
한달여의 휴회를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연방의원들이 의회로 복귀했다. 하지만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연방 하원과 상원 소수당인 민주당은 무력하다. 그들에겐 의도한 효과를 이루어낼만한 힘이 없다. 다수당인 공화당도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지 못한다는 점에서 무력하긴 마찬가지다.트럼프 대통령은 늦어도 4월까지 틱톡 앱을 매각하거나 사용을 금지하라고 엄격히 규정한 법의 집행을 거부한다. 그는 의회의 지출권한이 그저 지출 상한선을 제시하는 권한에 불과하다고 믿는다. 이제껏 그가 비난하지 않았던 보수주의의 오랜 원칙이 있다면 한 가지만 꼽아보라. 연방주의? 그는 우편투표를 폐지하고 유권자 신분확인 요건을 부과하기 위해 헌법에 명시된 주 정부의 선거 시행 권한을 행정명령으로 축소할 것이다. 연방정부 현금 지원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통해 주정부와 지방정부도 장악할 것이다. 자유시장? 먼저 아래 기술한 ‘국가 자본주의’를 참조하라.헌법의 구조는 입법권과 행정권이 단순히
사람들은 흔히 부록을 본문 뒤에 따라 붙는, 덤 같은 것으로 여긴다. 읽지 않아도 흐름에 지장이 없고, 건너뛰어도 괜찮은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책의 심지는 바로 부록에 있다. 부록은 책의 끝자락이지만 본문보다 강렬하다. 나는 본문처럼 짜인 하루하루를 어머니로, 아내로, 교사로, 학생으로 살아왔다. 해야 할 일은 늘 분명했고, 선택보다는 책임이 먼저였다. 누군가의 필요에 알뜰하게 반응하던 손이 이제는 나의 여백에 먼저 반응 한다. 미처 나를 돌아보지 못하고 살던 때는 부록을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 시간들은 소중했고 아름다웠지만, 이제 나는 조용히 찾아온 여백 앞에 섰다. 아이들은 성장하여 제 삶을 잘 살아내고, 사회적 역할도 어느 정도 마무리된 지금을 나는 ‘내 삶의 부록’이라 부르고 싶다. 염려하던 일들은 저만치로 갔다. 가끔은 자유롭게 잠을 자고 늦은 햇살을 만나는 여유를 즐긴다. 햇살을 바라보며 산책하며 마음의 속도를 따라가는 것들이 내 삶의 부록이 된다. 부록은 적은 것이지만
몇 년 전만 해도 7000~8000원 선이던 점심 가격이 이제 웬만하면 1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7월 서울 지역 비빔밥 가격은 평균 1만 1538원, 김치찌개 백반은 8577원으로 5년 전보다 각각 33.4%, 28.2% 올랐다. 이른바 ‘런치플레이션(점심값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풍경도 많이 바뀌었다. 직장 동료와 함께 식당 메뉴를 고르며 웃고 떠들던 소소한 즐거움이 줄고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식품 코너를 찾아 간단하게 ‘혼밥’으로 해결하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도시락이나 간편식은 ‘든든한 한 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편의점 업체인 CU는 유사 제품 대비 중량을 50% 이상 늘린 ‘압도적 플러스 간편식’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마트24는 9월 한 달간 삼각김밥 2개를 1개 가격인 900원에 판매하는 ‘1+1’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런치플레이션은 임대료와 인건비가 상승한 데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