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먼 윌리엄스는 자신이 폴섬 캘리포니아 주 교도소에서 혹 석방된다 해도 그땐 이미 노인이 되어있을 것을 두려워했다. 롱비치 출신인 그는 캘리포니아의 삼진법 적용을 받아 최고 무기징역형을 받고 복역 중이었다. 그의 죄목은 ‘토잉 트럭에서 자동차 잭과 연장 절도’였다. 2명의 법대생들과 지도강사가 찾아와 그에게 희망을 심어준 것은 면회 오는 사람 한명 없이 10년을 복역했을 때였다. 교도소 면회실에서 마주앉은 그들은 윌리엄스에게 그의 형량이 가혹할 정도로 높다면서 법적 절차가 오래 걸리겠지만 감형을 위해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2주 전, 윌리엄스(45)는 자유의 몸으로 교도소를 걸어 나왔다.
억울한 복역수의 감형 돕는 스탠포드 법대생들
카잭 훔쳤다 무기형받은 절도범 등 3명 석방시켜
그의 케이스는 스탠포드 법률클리닉이 이룬 최근 몇 건의 승리 중 하나다. 스탠포드 클리닉에선 법대생들이 삼진법으로 부당하게 희생되었다고 생각되는 케이스를 택해 감형을 시도해왔다.
오판에 희생된 무고한 사람을 돕고 사형제도 논쟁을 가열시키는 학생들의 활동은 전국적인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다. 스탠포드 클리닉의 경우는 비교적 경범죄로 들어온 죄수들을 변호하며 어느 정도의 형량이 지나친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들의 노력은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15년 전 캘리포니아는 주민투표에 의해 삼진법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5년 전 개정안이 나왔지만 부결되었다.
스탠포드 클리닉은 삼진법의 가장 논쟁적인 부분을 타겟으로 삼고 있다. 범인이 2회의 폭력범죄나 중범의 전과를 가졌을 경우 3번째 범죄가 가벼운 절도나 마약소지 등 비폭력 중범이라 할지라도 25년에서 최고 무기징역형에 처한다는 조항이다.
법대생들은 사소한 범죄에 대한 지나치게 부당한 형량을 바로잡으면서 삼진법의 개정추진을 희망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의뢰인’이 사법제도가, 정신질환과 마약중독, 극심한 가난과 연결된 범죄를 저지른 사회 하류층의 피고들을 얼마나 부당하게 함정에 빠뜨리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틈새에 빠진 사람들입니다. 삼진법을 통과시킨 유권자들은 이같은 상황을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라고 최근 스탠포드 법대를 졸업한 제니퍼 로빈슨은 말한다.
삼진법 지지자들의 의견은 다르다.
자신의 18세 딸이 프레스노에서 피살된 후 삼진법을 초안한 마이크 레이놀즈는 삼진법 복역수들은 대부분 긴 폭력범죄 전과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스탠포드 클리닉의 과제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그는 “자신들이 석방시킨 사람들이 나가서 다른 사람을 해칠 수 있다는 걸 그들이 알기나 하는 겁니까?”라고 지적한다.
지난 9월 이후 학생들은 윌리엄스를 포함, 4명 죄수의 형량을 감형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중 3명은 이미 6~10년으로 낮춰진 감형 형기를 마친 후라 석방되었다.
현재 삼진법에 의해 최고 무기형을 받아 복역중인 죄수는 8,400여명으로 그중 1,300여명은 마약관련, 2,500명은 재산관련 범죄로 삼진법을 적용받았다.
2006년 시작된 스탠포드 클리닉(Stanford Criminal Defense clinic)엔 도움을 호소하는 복역수들의 편지가 쇄도하고 있다. 전부 변호사를 갖지 못한 복역수들이다. 클리닉은 그 편지들 중 비폭력 전과를 가진 ‘좋은 후보’를 추려내 우선적으로 돕고 있다. “좋은 후보 범주에 드는 복역수들이 너무 많습니다”라고 클리닉을 시작한 지도강사 마이클 로마노는 말한다.
스탠포드의 마크 멜란과 제시 굿먼이 배당받은 케이스가 노먼 윌리엄스였다. 윌리엄스의 이전 2회 전과는 주택 절도였고 최근 범죄인 자동차 잭 절도는 경범에 해당된다면서 “그야말로 언어도단의 케이스”라고 최근 법대를 졸업한 멜란은 지적한다.
삼진법은 만약 해당 케이스가 삼진법의 본 의도를 반영하는 게 아니라면 무기형을 부과하지 않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그걸 증명하기 위해선 판사가 피고의 배경과 성품, 앞으로의 범죄 가능성 여부를 알아야 한다. 윌리엄스에게 형을 선고한 판사는 10세부터 마약과 절도로 수차례 체포되었던 그의 범죄전과만 알고 있었다. 변호사가 성장배경에 대해선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멜란과 굿먼은 윌리엄스의 불우했던 과거를 찾아냈다. 아버지 없이 알콜중독 편모슬하에서 12남매 중 하나로 자란 그는 11세 때 파리와 쓰레기로 가득찬 폐가 상태의 집에서 소셜워커에 의해 발견되었다. 어린 그는 엄마의 친구들에게 강간당했고 엄마의 애인에게 무자비하게 구타당했다. 생의 대부분을 감방과 거리에서 전전한 그는 음식과 마약을 사기위해 도둑질을 거듭했다. 아이큐 71의 지진아 수준이었으나 폭력은 쓰지 않았다. 형에게 신장을 기증할 만큼 가족들을 사랑했다. 10년을 교도소에 살며 마약중독에서도 벗어났다.
“사람들이 노먼을 안다면 삼진법 같은 건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난해 법대를 졸업한 후 샌프란시스코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굿먼은 장담한다.
지난 4월6일, 1997년 윌리엄스에게 최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LA카운티 제임스 피어스 판사는 형량을 10년으로 감형했다. 그리고, 이미 13년째 복역중이었던 윌리엄스는 4월24일 석방되었다.
출옥 후 스탠포드 인근 홈리스 쉘터에서 기거해 온 윌리엄스는 직업훈련을 받으며 임시로 쓰레기 수거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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