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부터 70대까지 무조건“언니, 동생”
끈끈한 정으로 하나로 뭉쳐
야유회·신년회 등 활동 활발
내년엔 봉사활동에 주력
“잘 지냈나 동생”“언니도 별일 없으셨죠”
언 듯 봐도 30년 이상 차이나보이는 사이지만 호칭은 무조건 언니, 동생이다. 재미 부산여고 동창회(회장 박광순·12회)는 이처럼 모든 동문이 ‘친구’처럼 지내는 동창회다. 동문들 간에 스스럼없이 지내다보니 일년에 한번 만나는 것도 힘든 다른 동창회와 달리 부산여고 동문들은 한 달에 서너번씩 모임이 있을 때도 있다고.
1990년 활동을 시작한 이래 올해로 창립 16년째를 맞고있는 부산여고 동문회는 동문들간의 끈끈한 친목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남가주에 거주하는 100여명의 부산여고 동문들은 야유회, 신년회 등 친목활동은 물론이고 매달 모임을 갖는 동백회를 조직해 동문의 우의를 다지고 있다.
올해는 본보에서 주최한 헐리웃 보울 행사에 단체로 수십장의 티켓을 구입해 행사장을 부산여대 동창회 모임으로 바꿔놓기도 했다. 또한 동문의 경조사, 자녀들의 연주회나 발표회에는 ‘때‘로 몰려가 부산여고 동문만의 화끈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부산여고 동문회는 사회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동문회는 장학사업을 통해 매년 1,000달러의 장학금을 조성해 우수한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매년 한국에서 열리는 홈커밍데이에 참가해 모교의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쓰고 있다.
박광순 회장은 “동문회를 나오면서 느끼는 가장 큰 즐거움은 젊어진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달 생일을 맞는 동문 챙기고 자녀 결혼하는 동문 챙기다보면 1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고 말하고 “내년에는 친목 다지기도 하면서 사회봉사활동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며 동문회 운영계획을 밝혔다.
부산여고 동문회는 내년부터 불우이웃을 위한 봉사활동과 기금마련을 시작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오는 1월 20일 JJ 그랜드호텔에서 열리는 신년 하례식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할 예정이다.
<부산여고 동문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우의를 다지고 있다>
의사·교수 ‘수두룩’… 각계각층서 두각
▲부산여고는 어떤 학교?
부산여고의 역사는 1945년 미군정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공립고등여학교라는 이름으로 천막교실에 처음 문을 연 부산여고는 2006년 58회 졸업생까지 총 3만59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부산여고는 ‘자활하는 사람이 되자, 협동하는 사람이 되자, 근검한 사람이 되자’를 교훈을 바탕으로 현모양처를 키워 성공적인 삶을 이루는 것을 교육이념으로 삼고 있다.
부산여고를 졸업한 동문들은 지금까지 의사 200여명, 교수 200여명, 교육계 및 초·중·고교 교장 60여명, 교사 200여명, 약사 150여명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한국 여성계를 이끌고 있다.
▲부산여고를 빛낸 남가주 동문
김만조 박사(1회) - 전 고려대학교 교수, 김치영양학분야 권위자로 한국 김치를 세계에 알림
이매리 박사(12회) - 한미여성회(KAWA) 상담전화 디렉터
김흥례 (12회) - 염색 전문가
박광순 (12회) - OC 한인회 부회장, 평통위원
상수란 (10회) - 다문화연합회 회장, 화가
<박향옥 부회장(13회·왼쪽부터), 박광순 회장(12회), 김영자 회계(16회)>
■박광순 동문회장
문화-예술 행사 유치‘공부하는 동문회’로
“공부하는 동창회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박광순 회장은 올해 동문회 행사 중 마리아 칼라스의 생애에 대해 배웠던 세미나를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로 꼽고 “내년에도 가능한 한 많은 문화, 예술행사를 유치해 ‘공부하는 동문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나이가 들었다고, 시간이 없다고 배움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동창회를 통해 재미와 배움을 동시에 찾는 부산여고 동문들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회장은 “올해는 작년에 비해 유난히 동문들의 경조사가 많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며 “송년회 대신에 내년 신년행사를 여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문들이 자주 모여 행사를 갖고 서로 경조사도 챙기고 있어 부산여고 동문임이 자랑스럽다”며 “이번 신년 행사에는 많은 선물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있는 만큼 많은 동문들이 참석해 2007년을 설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여고 동창회의 신년하례식은 오는 1월 20일 JJ 그랜드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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