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에 오른 버락 오바마 당선자가 시카고 그랜트팍 당선축하 행사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하고 있다.
40대 `검은혁명’..경제위기속 예고된 압승
민주당 상.하원 입법부 석권..주지사 선거도 이겨
매케인 패배인정..부시 당선 축하
미국 민주당 버락 오바마(47) 상원의원이 마침내 미 건국 이래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활짝 열었다.
오바마 후보는 4일 실시된 대선에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에게 압승을 거둬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오바마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조지프 바이든(65) 상원의원은 부통령에 당선됐다.
오바마 후보는 5일 동부시간으로 오전 7시 현재 수도 워싱턴 DC를 포함해 28개주에서 승리, 선거인단 과반수(270명)를 훨씬 상회하는 349명을 확보해 21개주에서 163명을 얻는데 그친 매케인 후보를 더블스코어 차로 누르고 당선이 확정된 상태다. 이 시각까지 개표가 진행중인 곳은 미주리, 노스캐롤라이나 등 2곳이다.
전국 득표율은 52%-47%로 오바마 후보가 매케인 후보에 5%포인트 차로 앞섰다.
앞서 오바마 후보는 서부지역의 개표가 끝나기도 전인 4일 밤 11시(한국시간 5일 오후 1시) 미국 언론사들의 출구조사 결과, 297명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나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민주당은 이로써 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 전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던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패한 이후 8년 만에 정권교체를 달성했다. 민주당은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상.하 양원의원 선거와 주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함으로써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전체 100명 가운데 35명을 교체하는 상원선거에서는 현재 다수당인 민주당이 적어도 5석을 보탠 56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435명 전원을 새로 뽑는 하원선거에서도 민주당이 현재 231석에서 20석을 늘린 251석으로 다수당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모두 11개 주에서 실시된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노스캐롤라이나 등 6개주에서 승리, 인디애나 등 5개주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공화당을 제압할 전망이다.
이번 대선은 조기투표에서 이미 3천만명에 가까운 유권자가 투표를 마친데다 이날도 기록적인 규모의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옴에 따라 역대 최고투표율이 작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미 언론의 분석이다.
오바마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직후 자신의 상원의원 지역구인 일리노이주 시카고 그랜트 파크에서 열린 축하행사에 참석, 연설을 통해 변화가 미국에 오고 있다고 당선 일성을 밝혔다.
그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이제야 탄생한 것이라면서 당면한 금융위기 등 산적한 국정과제 해결을 위한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대공황 이후 최악으로 불리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해결해야 하는 등 국내외적인 도전과제를 안고 내년 1월 20일 대통령에 취임한다.
오바마 당선인은 미 건국 232년 이래 처음으로 탄생한 흑인 대통령이라는 점 하나만으로도 미국의 정치는 물론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전에 없는 변화의 바람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현역 상원의원으로서 워런 하딩, 존 F 케네디 이후 사상 3번째로 백악관으로 직행하는 기록도 세웠다.
그는 개표초반 매케인 후보와 버지니아, 미주리, 오하이오주 등지에서 접전을 벌였지만, 개표 종반 뒷심을 발휘해 역전을 이끌어냄으로써 최대 선거인단 55명이 걸려있는 캘리포니아주 개표결과와 관계없이 승리했다.
그는 특히 지난 2004년 민주당 존 케리 당시 후보가 패했던 오하이오(선거인단 20명)를 비롯, 아이오와(7)와 뉴멕시코(5), 버지니아(13) 등 공화당의 전통적 우세주에서도 승리해 대승을 예고했다.
특히 버지니아주는 1964년 이후로 민주당 출신 대선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 공화당의 텃밭이었다.
오바마의 당선은 지난 9월 중순 이후 3차례의 TV토론과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견고한 우위를 감안하면 예고된 승리로 받아들여진다.
선거를 앞두고 우려했던 이른바 `브래들리 효과(여론조사에서 흑인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백인 유권자들이 정작 투표장에서는 백인 후보에게 투표하는 현상)’는 일어나지 않았다.
매케인은 선거 직전까지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실한 열세가 예상됐던 인디애나, 오하이오, 버지니아주 등 대표적인 격전지에서 예상 밖으로 선전했지만 막판에 오바마에게 속속 역전을 허용했다.
매케인은 오바마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에 참석해 대선패배를 인정했다.
매케인은 오랜 여정을 끝내야 할 때가 됐다면서 오바마 상원의원은 역사적인 승리를 통해 자기 자신과 미국을 위해 대단한 일을 해냈으며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도 오바마 당선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통령 당선을 축하했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순조로운 정권이양을 약속했으며, 빠른 시일내에 백악관을 방문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김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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