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 초등학교 한인 학부모들이 매달 열리는 “English Learner Advisory Committee(ELAC)”에 모여 영어 교육과정과 학사일정 일반에 대한 선생님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한인학생이 절반‘전체 학부모회’주도
사립학교보다 높은 학업성취도 자랑
학교운영 후원 다양한 모임 참여
LA 한인타운 인근 행콕팍에 위치한 3가 초등학교의 등굣길. 한인학생들과 타인종 학생들이 반반씩 섞여 활짝 웃으며 삼삼오오 짝을 지어 교실로 들어가고 있다. 한인 학부모가 라티노 학부모를 만나자 지난번 생일파티에 초대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말이 오고간다.
3가 초등학교는 LA 통합교육구 안에서도 가장 LA다운 학교라는 평가를 받는다. 3가 초등학교는 킨더가든부터 5학년 사이의 820명의 재학생 가운데 50% 가량이 한인학생이지만 한 인종 학생들에게 치우침 없이 학생-교직원-학부모-커뮤티티가 4개의 꼭짓점을 이루는 튼튼한 교육 울타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3가 초등학교에는 한인학부모회가 따로 없다. 재학생의 절반이 한인인 만큼 별도의 한인 학부모회보다는 한인 학부모들이 전체 학부모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수지 오 교장은 “3가 초등학교의 학부모 활동이 매우 적극적인 만큼 한인 학부모들도 학부모회 등 학교 활동에 참여하며 미국교육과 미국생활을 몸소 배우게 된다”며 “3가 초등학교는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배우고 교직원과 학부모가 서로에게서 배우는 학교”라고 말했다.
3가 초등학교에서 교육행정을 맡고 있는 패트리샤 이씨는 “3가 초등학교는 학부모 모임이 학생들의 특성에 따라 전문화, 세분화 돼있는 특징이 있다”고 밝혔다.
3가 초등학교에는 일반 학부모회 외에도 학교운영의 지원과 후원활동을 전담하는 “3가의 친구들 (Friends of Third)”과 학사운영에 대해 교직원들과 학부모들이 함께 논의하는 “School Site Council” 그리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의 이슈만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English Learner Advisory Committee(ELAC)”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학부모 모임‘ELAC’
한국어-영어로 교장과의 대화
3가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가운데 “English Learner Advisory Committee(ELAC)”는 한인 학부모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모임이다.
3가 초등학교의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 가운데 83%가 한인인 만큼 한인 한인학부모들의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매달 열리는 ELAC 모임은 영어와 한국어로 이뤄지며 수지 오 교장이 직접 참석해 한인 학부모들의 궁금증에 답하고 의견에 귀를 기울여 학교운영에 적극 반영한다.
한인 학부모는 “한국에서는 큰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교장선생님을 한 번도 직접 만난 적이 없는데 이민 와서 둘째 아이가 3가 초등학교에 다닌 이후로는 교장선생님을 한 달에 한 번씩 직접 만나 학교생활 전반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하니 자연히 아이의 학교생활에 관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ELAC 모임에서는 영어교육에 관련된 문제뿐만 아니라 영재 교육과 이민자 자녀들의 다문화 이슈까지 다양한 주제가 논의된다.
패트리샤 이씨
“학부모회장서 행정담당으로”
3가 초등학교에 전화를 하면 친절하게 대답하는 한인 교직원이 있다. 바로 지난 해 3가 초등학교 학부모회 회장을 맡았던 패트리샤 이씨. 이씨의 두 아이들은 지난 해 졸업했지만 이씨는 아이들이 졸업하고도 학교에 남았다. 수지 오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교직원들의 이씨의 적극적인 학부모 활동에 큰 인상을 받았다며 아예 학교의 행정을 담당해 달라고 부탁, 지난해부터 학교에서 행정을 담당하고 있다.
이씨는 “9년 전에 수줍음을 유난히 많이 타는 큰 딸이 걱정돼서 ‘자식걱정’의 마음에 아이 학교생활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학부모들이 학교의 일부가 되는 것이 아이들 교육에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한 것이 학부모 활동에 적극 나서게 된 계기였죠”라고 말했다.
이씨는 “아이들이 학부모회 회장을 맡아 열심히 활동하다가 이제는 학교에서 일하는 엄마를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것을 보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인 학부모들 중에는 영어가 부족하다며 학부모회 활동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부모들도 있는데 찾아보면 선생님들의 업무를 도울 수 있는 길은 무궁무진 하다”며 “미국에서는 학부모들의 참여는 자녀들의 학업 성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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