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언주의 세상보기
▶ 장기 경기침체에 대비해야 할 때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전쟁이 시작된 이래 미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8%나 줄었다. 이같은 감소율은 9.11 테러사건이 난 직후의 30% 급강하에 비해 낙폭이 적은 것이긴 하지만 미국경제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이 4∼6주 안에 끝나면 미국 경제는 조기 회복할 것이라는 낙관론과 경기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전쟁이 일찍 끝나면 경기가 회복될 것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경기진작 정책을 펼 필요가 없다”며 낙관론을 펴고 있다.JP모건도 원유값이 떨어지고 금융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맥도너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투자자와 금융기관이 기업의 지배구조와 회계투명성에 의혹을 갖고 투자를 꺼리고 있다”며 전후에도 장기 호황 국면으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이 작성한 이라크전 관련 보고서는 “이라크전이 단기에 끝나더라도 추가 테러 가능성이 남아 있으며, 북핵과 관련된 불확실성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라크전 무력 사용을 둘러싼 미·영 등 연합국과 프랑스·독일 등 반전(反戰) 국가 간의 갈등이 무역마찰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ABN암로 증권은 최근 미국 경제가 증가하고 있는 ‘더블 딥’(이중 침체)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미 경제가 추가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40~50%"라며 “불확실한 소비 수요와 이라크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경제성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캔자스 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토머스 호니히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전쟁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면서 “전쟁은 경제가 성장하는데 적절한 역할을 하는 긍정 요인이 많지만 문제는 전쟁속에 내재된 불확실성"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가 불확실해진 가장 큰 이유는 세계 경제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은채 이라크 전쟁과 그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이다. 세계경제의 중심축인 미국이 90년대의 버블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일본도 부실채권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전쟁의 장기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경제회복의 불확실성이 확대돼 소비심리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매우 불길한 징조가 아닐 수 없다. 그나마 미국 경제, 아니 세계 경제를 이 정도로 지탱해준 것이 미국인들의 소비였는데 이 축마저 무너진다면 경고성으로 지적되어 왔던 미국 경제의 이중침체가 빠르게 현실로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라크 전쟁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경영환경의 변화 속도가 빠르고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 불확실성에 수반되는 리스크를 과소 평가하거나 본능적인 직관에 의존해서 비즈니스를 경영할 수는 없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실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어떻게 적절히 대처하는가에 따라 비즈니스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오늘의 경영환경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높아가는 경영의 불확실성에 대응해서 민첩성 및 유연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주류기업들은 평소에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조직의 수평화, 의사결정과정의 신속화, 관료주의 타파, 창의적인 기업문화 조성 등 다양한 경영혁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그에 따른 리스크가 증대되는 돌발 위기상황에서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Survival & Growth)을 위한 위기관리 경영전략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한인들도 전쟁의 향후 전개 양상에 따른 경영환경 변화 및 영향에 대한 다각적인 정보 수집과 분석, 예상 시나리오별 위기 대처 방안 등 비상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행동할 수 있는 전사적 위기관리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한인타운 모든 업소가 극심한 불황의 내핍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는 요즘같은 불확실성 시대에는 핵심역량을 한 곳에 집중하는 것보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다양한 사업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사업다각화는 조직구성원 등의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일과 전략적으로 연계돼야 하고 조직발전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는 등 경영혁신이 수반될 때 가능한 것으로 경영자는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위기관리를 진두지휘 해 나가야 한다. 전쟁의 양상이 불투명할수록 장기 경기침체에 적극 대비하는 지혜와 발상의 전환으로 창의력을 개발하고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유연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편집·취재부장 ej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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