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달여 전부터 링컨길 한인회관 입구등서 노숙
최근 본보를 통해 노숙자로 지내다 세인트 찰스 소재 세탁업체에서 새 삶을 살고 있는 K씨의 사례가 소개되면서 한인 노숙자들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인여성 노숙자가 발견돼 아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 여성은 링컨길 시카고 한인회관 입구에서 자주 노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밤이면 영하로 뚝 떨어지는 강추위에도 불구, 비닐 등만 덮고 잠을 자고 있어 자칫 동사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달여 전부터 노숙 한인여성을 4차례 정도 목격했다는 한인회 행정직원 최상휘씨에 따르면, 40~50대의 연령대로 추정되는 이 여성은 일주일에 두세번 가량 밤 11시나 자정쯤, 수퍼마켓에서 사용하는 카트에다 비닐 등을 싣고 나타나 한인회관 현관 앞 입구를 카트와 비닐, 천 등으로 막고 잠을 잔 후 오전 7시쯤 떠난다는 것이다. 한인회관에서 지내지 않을 경우엔 길 건너편에 위치한 콘도 주변에서 머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콘도에 지내고 있는 주민들은 한인회관을 방문해 ‘콘도 외부에서 한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밤이면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하는데 은신처를 알선하던지, 뭔가 도울 수 있는 길을 찾아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요청하기도 했다.
더욱이 이 여성은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말을 걸어도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여서 정신이상 증세까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상휘씨는 “하루는 오전 7시쯤 한인회관 입구에서 자고 있는 그 여성과 대면했다. 그 여성이 나를 보자 ‘안으로 들어가실겁니까’라는 말은 정확하게 했다. 내가 ‘그렇다’고 대답을 한 후 도움을 주기 위해 여러 질문을 던졌지만 그 여성은 횡설수설할 뿐 정확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정신에 이상이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면서 “뭔가 대화를 더 시도하려 했지만 그 여성은 자기가 갖고 있는 카트를 들고 사라졌다”고 전했다. 최씨는 이어 “한인회관 앞을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에 지나갈 일이 있는데 그동안 4차례 정도 이 여성을 목격할 수 있었다. 지난 크리스마스이브 때에도 카트가 입구 앞에 놓여 있는 것을 봤다”며 “이 여성을 볼 때 마다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인회는 이 여성에게 노숙자 보호시설 알선 등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나 개인을 찾고 있다. 한인회측은 “그동안 여러 비영리단체들에 이 여성의 사례를 소개하며 뭔가 도울 길이 없겠느냐고 문의했으나 ‘노숙자 프로그램이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혹시 방법을 알고 있는 분들은 한인회로 연락(773-878-1900)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얼마 전 노숙자 보호시설을 교인들과 함께 방문한 바 있는 글렌브룩한인연합감리교회 백영민 담임목사는 “우리가 찾아갔던 험볼트팍 UMC소셜서비스의 경우 여성들과 자녀가 있는 홈리스들을 위해 시설을 마련해 두고 있다. 물론 그곳도 정해진 규칙이 있기 때문에 이 여성이 거주할 수 있는지, 얼마나 머물 수 있는 지에 대해선 알 수 없으나 만약 한인회가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여건이 닿는데까지 도울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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