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아라 태양아!!!
시간이 가면 산하대지도 변한다. 부처님은 이 우주에 변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했다. 즉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이말이 오늘따라 유달리 실감난다. 담장 너머로 곱게곱게 물든 단풍잎이 세월의 흐름을 피부에 와 닿게 만든다. 벌써 12월 마지막 달이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러간지도 모르게 우린 마지막 송년 산행을 시작한다.
자욱한 안개 속에 노랗고 울긋불긋한 단풍잎으로 변해버린 가로수가 신비로울 정도로 아름답다. 올해 마지막 송년 산행에는 산우회 장학생 시상식도 예정되어 있어 많은 회원들이 참석해 줬으면 하는 바램으로 약속 장소로 달려간다. 이번 산행은 산이 아니라 아름다운 호수를 끼고 있는 Quarry Lake 공원이지만 만보는 너끈히 걸어야 한다. 시간에 맞추어 속속 도착하는 산우회 회원들의 얼굴엔 함박 웃음꽃이 피었다. 오랜만에 만난 분도 그리고 처음뵙는 분도 모두가 세월을 넘어 금방 친구가 된다. 공원 주위의 나무들은 이미 아름다운 색동옷으로 갈아입고 그 자태를 한껏 뽐내고 산책길 옆으로 흐르는 개울물은 옛 고향 냇가 같이 느껴진다.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분이 12월 마지막 송년 산행에 나타났다. 예외없이 준비 운동을 시작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그런데 나는 문득 아름다운 단풍잎을 바라보며 우리 인생을 생각해 본다. 저 아름다운 단풍도 시간이 지나면 낙엽으로 땅위에 떨어지겠지만 그들은 내년 봄을 기약하지 않은가? 새 봄에는 새싹이 움트고 파릇파릇 새 잎이 돋아나 새 생명이 태어날 것이다. 세월의 흐름과 계절의 순환으로 왔다가고 또 갔다 다시 새 잎으로 우릴 찾아 올 것이다. 허면 우리 인생은 어떤가? 내가 살아온 과거도 저 아름다운 단풍처럼 살았을 것이다. 그런데 우린 봄이 되면 다시 찾아오는 나뭇잎과 같지 않다. 아름답게 살았지만 우린 저 단풍잎처럼 훗날을 기약할 수 없다. 인생은 한번 시들어 버리면 그만이 아니던가! 시들어 버린 인생이 내년 봄에 다시 찾아 올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그래서 우리 인생이 단풍잎보다 더 더욱 허무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우리에겐 내가 살아온 발자취가 남아 있다. 이 소중한 발자취를 더욱 아름답게 남기며 살아야 한다. 한 마디로 아름답고 향기나는 삶을 살자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우리 산우회가 가족처럼 항상 따뜻하고 향기나는 모임이라는 것이다. 지금 부터라도 우리가 살아갈 길을 아름답게 수놓으며 항기로운 삶을 살자는 것이다. 작은 것도 나누어 가지면 행복해진다. 내 마음속에 두개를 가지고 있으면 한개를 베풀고 나면 또 다른 하나가 채워질 것이다. 우리도 이렇게 살자는 것이다.
저기 저 천둥오리와 호수의 백조를 보라. 얼마나 다정하고 정겹게 지내는가! 우리는 인간이다. 그리고 저들보다 월등히 지능지수도 높은데 왜 이렇게 아등바등 살아야 할까? 지금이라도 내 어깨에 올려진 짐을 내려놓자. 그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즐겁고 행복하게 살자. 이렇게 산다고 뭐가 잘 못 될게 있겠는가? 그래서 산우회는 내년에도 변함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 할 것이다. 우리가 맺은 소중한 인연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어 갈 것이다. 아쉬운 한해가 저물어 가지만 우리에겐 희망찬 새해가 다가온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그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시길 부처님전에 기원한다.
끝으로 점심공양후 정재용감독 제작 “추억의 2010년 산우회 산행기”라는 특별 영화에 대한 리허설도 함께 가졌다. 10분짜리 영화지만 정감독의 재능과 애쓴 노력이 흠뻑 묻어나는 영화에 모두가 힘찬 박수로 격려했다. 이어서 많은 회원들의 축하 속에 2010년 산우회 장학생으로 선발된 하헌민군과 김승현군에게 심사위원이신 덕송거사님과 무문거사님이 학업에 도움이 되는 랩탑을 전달했다. 그리고 이번 장학금 모금에 동참해 주신 많은 산우회 불자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 올리면 저는 내일 떠오를 찬란한 태양과 함께 새해 첫 산행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행복 하옵소서. 감사합니다. 박한근 합장 _()_ 나무아미 타불
---기사속 INBOX---
◇2011년 첫 산행
▷일시: 1월8일(토) 오전 9시30분
▷장소: 산호세 Alum Rock Park (주소: 15350 penitencia creek road, San Jose)
▷모이는 곳: Visitor Center/Ranger Station (Gate에서 Parking Fee를 내고 약 1마일 정도 올라감)
▷Trail course: Moderate
▷비상 연락처: 408-316-0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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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해변으로 간 산우회 회원들이 물안개 속에 숨은 해의 자취를 더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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