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이로 대학서 연설 “관계 개선 계기” 평가
오바마 대통령이 4일 이집트 고고학자 자히 하와스의 안내를 받으며 스핑크스와 피라미드를 관광하고 있다.
“앗살라무 알라이쿰.”
이슬람 세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중동을 순방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4일 미국과 이슬람 간의 새 출발을 촉구하며 15억 회교도들에 화해와 공존의 메시지를 보냈다.
아랍어로 “안녕하십니까”라는 뜻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이날 카이로 대학에서 전 세계 회교도들을 향해 행한 역사적인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이슬람권은 서로에 대한 의심과 불화의 순환을 끝내고 극단주의에 직면하기 위해 새로운 동맹을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55분에 걸친 이날 연설에서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지 않았으나 미국과 이슬람 세계 간 마찰을 빚어온 쟁점들을 포괄적으로 다뤘다.
오바마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인들이 견딜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안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이스라엘에 새로운 정착촌을 세우지 말 것을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스라엘과 미국 간의 불가분의 유대관계를 강조하고 하마스에 폭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란이 평화적인 핵에너지를 개발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려 한다면 미국은 강력한 대처를 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부시 행정부를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대테러 정책에서 미국이 전통과 이상에 미치지 못한 경우가 있음을 시인하고 진로를 바꾸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바마는 “나는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과 맞서 싸우는 것이 미국 대통령의 책무 중 일부라고 생각한다”면서 동시에 무슬림도 미국이 ‘이기적인 제국’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려달라고 요구했다.
오바마의 연설은 청중으로부터 모두 23차례의 박수가 터져 나와 연설이 중간 중간 끊기기도 했다. 청중들은 연설이 끝나자 오바마가 퇴장할 때까지 기립박수를 보내며 ‘오바마! 오바마!’를 연호했고 일부는 “사랑해요”라고 외쳤다.
오바마 대통령의 대 이슬람권 연설은 미국과 이슬람 간에 새로운 시작을 모색할 수 있는 역사적 계기를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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