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금리인하 예상에 달러 강세 행진 제동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9일(현지시간)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영향으로 달러화 가치가 주요 통화에 대해 10년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져 향후 달러화 추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오후 3시34분 현재 유로화에 대해 1.2944달러에 거래돼 전날보다 가치가 2.1% 떨어졌다. 전날에도 1.5% 떨어진 달러화는 이달 들어 이틀간 유로화에 대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97.65엔에 거래돼 전날보다 0.4% 가치가 떨어졌다. 엔화는 전날에는 달러화에 대해 5.4% 떨어져 30여년만에 최대로 가치가 하락했었다.
달러화는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가치가 3% 떨어졌고, 캐나다 달러에 대해서는 5%까지 떨어지며 30여년만에 최대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유로화와 엔화, 파운드화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ICE 달러 인덱스는 이날 2.7% 떨어져 1998년 10월 이후 10년만에 떨어졌다.
세계 금융위기의 심화 속에 가장 안전한 도피처로 선호되며 최근 초강세를 지속했던 달러화의 이날 급락은 FRB가 이날 기준 금리를 1%로 0.5%포인트 인하하면서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시사함에 따라 저금리에 따른 달러 약세 전망에 무게가 실린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FRB가 이날 금리인하 결정 성명에서 ‘경제활동의 속도가 주로 소비자 지출의 약화에 따라 현격하게 둔화돼왔다’고 밝혔듯이 미국의 경제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은 추가 금리 인하 예상을 키우면서 달러화 가치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선임 외환전략가인 젠스 노르드비그는 블룸버그 통신에 이날 달러화의 급락은 FRB가 통화정책을 추가로 완화할 길을 열어 놓고 있다는 예상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달러화 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원.달러 환율에도 어떤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월가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을 놓고 엇갈린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이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 때 그랬던 것처럼 미국이 금리를 0.5%로 낮추고 심지어는 ‘제로’ 금리 시대로 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1%의 금리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이언 세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전망의 우려를 감안할 때 FRB가 오는 12월16일 FOMC에서도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마켓워치에 말했다.
이에 반해 US글로벌인베스터스의 존 데릭 연구책임자는 당분간 1%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1%의 금리는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여기서 추가로 금리를 더 내릴 경우 향후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 더 이상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없어져 FRB가 무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손성원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전 LA한미은행장)는 이런 속도라면 몇개월 안에 미국의 금리가 제로로 향하게 된다면서 최근의 금리 인하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시키고 소비자와 기업의 대출 금리를 낮추게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지만 중앙은행이 이제 ‘실탄’이 떨어진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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