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더스틴 다시는 MIT 개방코스를 통해 무료로 강좌를 듣고 있다.
돈 없고 시간 없어 못 배운다고?
지난 2002년 MIT가 대학 강의 내용을 무료 온라인을 이용해 제공하기 시작했을 때 이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이 사이트가 전 세계 과학도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MIT는 당초 교육자들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무료 온라인 강좌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무료 강좌는 교육자들보다 자가 학습자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끄는 사이트가 됐다.
무료 온라인 대학강좌 폭발적 인기
MIT사이트 한달 75만명 방문 150개 대학 5천여 코스 제공
유타대는 주정부가 적극 지원
대학 관계자들은 매달 이 사이트를 방문하는 75만명 가운데 55% 이상이 ‘자가 학습자’들인 것으로 추정한다. 이들은 한때 학생 신분증이 있어야만 습득이 가능했던 지식을 얻기 위해 무료 온라인 강좌를 찾는 사람들이다. MIT 대외관계 담당자인 스티브 카슨은 “우리가 무엇보다 놀란 것은 혼자서 배우려는 자가 학습자들이 많다는 사실”이라며 “채워지지 않는 학습 욕구가 캠퍼스 밖에 존재함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자가 학습자들은 새롭고도 돈이 전혀 들지 않는 이런 코스들을 이용해 접근이 힘들었던 기술을 습득하거나 교육의 기회를 찾는데 적극적이다. ‘개방 코스’로 불리는 무료 온라인 대학강좌는 인터넷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접속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150개 이상의 대학들이 5,000개에 달하는 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료 온라인 강좌의 리소스는 급속하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지난해 유타 주는 ‘유타 개방코스 연맹’(Utah OpenCourseWare Alliance)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미국에서 개방코스에 공적 자금을 지원하는 최초의 주가 됐다. 이 사이트에는 7개 대학이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가을에는 예일대가 계획하고 있던 30개 개방코스 가운데 7개를 우선적으로 시작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비디오 테입으로 촬영한 강의를 제공한다(open.yale.edu). 또 애플사의 iTunes U 웹사이트를 통해 수십개 대학이 제공하는 동영상 강의를 접속할 수 있다.
개방코스를 통해 접할 수 있는 강좌는 다양하다. 예일대는 ‘기본 물리학’ ‘현대 시’ 등의 강좌를올리고 있으며 유타 주립대는 ‘가정 재정학’에서부터 ‘채소 가드닝’ ‘잔디 관리법’ 등의 코스를제공한다. 자가 학습자들은 이런 코스를 통해 교육의 공백을 메우고 있으며 전문가들이 잘 집약해 제공하는 정보를 얻음으로써 시간을 절약한다.
그렇지만 이런 소통이 결여 된 이같은 온라인 강좌의 학습 성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조지아 대학의 자넷 힐 교수는 “정보를 얻는 것만으로 충분한가”라고 묻는다. 그녀는 “배움의 힘이란 것은 사람들이 듣고 배운 것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는 토론의 장에서 생긴다”고 지적한다.
사람들이 무료 온라인 강좌에 접속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이런 개방코스들은 물론 학점을 제공하지 않는다. 개발도상국의 위생 관련 엔지니어들은 이런 강좌들을 통해 필요한 기술적 노하우를 습득한다고 MIT 관계자는 밝힌다. 또 동창들과 학부모들은 무료 온라인 코스들을 통해 캠퍼스의 지적 생활에 대한 감각을 유지한다.
일부 자가학습자들은 저렴한 비요에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수단으로 온라인 강좌를 적극 이용하기도 한다. 메릴랜드의 셜리 토머스는 27년의 간호사 생활을 접은 후 새로운 커리어를 모색하기 위해 온라인 코스를 활용할 계획이다. 아직 전공은 확실히 정하지 않았지만 일단 유타 주립대의 ‘국제 경제학’ 강좌를 시험적으로 들을 생각이다. 강좌를 들은 후 칼리지 보드의 ‘칼리지 레벨 시험 프로그램’(CLEP)을 통해 학점을 획득하겠다는 것이 토머스의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은 시험을 통해 대학 학점을 인정해 준다. 그녀는 “하루 12시간씩 일한 다음 강의실에 앉아 있기는 힘들다. 무엇보다도 전공을 확실히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료로 강의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무료 온라인 강좌를 접속했다고 학습이 원활히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지도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산더미 같은 자료 속을 헤매디 끝나기 십상이다. 금년 70살인 아이다호의 다이애나 하트필드-빅스비는 이런 이유로 MIT 강의를 들으려다 포기했다. “일대일로 이메일 등을 통해 질문에 답해 줄 사람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해 포기했다”고 말한다. 일대일 지도를 해 주는 온라인 교육은 물론 학비가 부과된다.
개방강좌가 확산되면서 내용뿐 아니라 형태도 발전하고 있다. UC 버클리의 개방코스인 ‘비폭력 입문’의 경우 유튜브를 통해 28개의 강의를 듣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인터넷이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멀티미디어 강단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주파범위가 약한 인도네시아의 경우 이용자들은 동영상 보다는 문서 파일을 이용한 강의를 주로 듣는다.
MIT와 유타 주립대 같은 대학들의 강의는 이런 파일로 제공되기 때문에 특히 인기다. 인도네시아 교사들이 무료온라인 강좌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페리 해리스는 “학습 교재와 과정은 학점보다 더 중요하다”며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책값이 비싸기 때문에 이런 강좌가 더욱 인기”라고 설명한다.
점차 많은 대학들이 개방코스를 제공하면서 MIT에 입학할 만한 실력을 갖추지 못한 자가 학습자들도 이런 수준의 강좌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MIT가 물론 선도대학이다. 이 대학이 1,800개 강좌 전부를 온라인에 올리면서 다른 대학들도 따라 하기 시작했다. 한 MIT 관계자는 “우리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정말 흥분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개방코스 안내 사이트
비디오 테입 강좌 등 개방코스와 관련한 자료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들은 다음과 같다.
■ocwconsortium.or
이 사이트는 개방코스를 제공하는 150개 이상의 교육기관과 연결돼 있다.
■oercommons.org
이 사이트는 특히 교육자들이 자신의 전공분야와 관련된 개방코스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uocwa.org
이 사이트는 유타 정부의 자금 지원으로 개설됐다. 7개 유타 대학의 강좌들이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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