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혼자의 힘으로 뉴저지에서 5개의 셸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미키 최(사진·한국명 최미경)씨.
프랜차이즈 업종인 주유소는 일반적으로 한인 이민자들에게 안정적인 비즈니스로 알려져 있지
만 실상은 위험부담이 크고 개스 값 폭등으로 마진도 박해진 힘든 업종이다.
최씨는 남편과 함께 시부모님이 물려준 세탁소를 운영하다 10년전 국내외 정세와 경제에 민감,
마진 기복이 심한 주유소 프랜차이츠에 뛰어들었다.
당시 남편이 따로 운영하던 맨하탄의 아모코 주유소가 경기침체로 문을 닫아 큰 손해를 본 상황이었으나 자신이 직접 운영해 보리라 결심하고 뉴저지 해스부룩 하이츠의 루트 17 선상의 셸 주유소를 구입했다.주유소 운영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고 남자도 힘든 일이라 주변의 우려가 컸지만 남편을 설득해 주유소를 맡았다. 그러나 렌트 내기도 빠듯할 만큼 매상이 저조한 주유소를 운영하기란 쉽지 않았다.안되겠다 싶어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자고 결심, 8년 된 베테랑 매니저를 해고하는 일을 저질렀다. 일도 모르고 영어도 미숙한 상황에서 화장실 청소, 쓰레기 버리기 등 허드레 일부터 시작, 새벽 5시부터 밤늦게까지 양손을 걷어 부치고 몸으로 때웠다.
주인이 먼저 움직이는 것을 본 종업원들도 솔선수범해 일을 하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주유소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눈에 들어왔다. 이때부터 고정 고객 확보를 위해 루트 17선상 카딜러들을 찾아 다녔다. 여러 군데 카딜러를 방문, 딜러 차 휘발유를 넣을 시 자신의 가게를 이용해달라며 관계자들을 만나봤지만 종업원처럼 보이는 동양 여성의 낯선 방문을 달갑지 않아 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눈도장이라도 찍어보자는 심정으로 틈만 나면 찾아가 인사했고 공휴일이면 깜짝 선물로 런치박스를 날랐다.
시간이 지나며 카 딜러들이 차를 보내오기 시작했고 공휴일이면 최씨의 점심을 기다리는 최대 고객이 됐다. 그동안 주유소를 이용해준 것에 보답코자 아직까지도 공휴일이나 특별한 날이면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부지런함과 몸으로 부딪치는 열성으로 렌트도 내기 힘든 상황이던 주유소 인수 후 첫해 매상을 두 배로 올렸고 6년만에 시카커스, 저지시티, 노우드, 마와 등 뉴저지 4곳에도 셸 주유소를 차려, 모두 5곳에 이르는 프랜차이즈 주유소 사장이 됐다.
최씨는 “모르는 사람들은 개스 값 오르면 주유소도 돈 벌지 않느냐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90년대 초까지 주유소는 돈벌이가 되는 업종이었으나 개스 값이 오르며 손님이 사용하는 카드의 업소 부담 수수료도 올라 마진이 크게 줄었다. 이제 개스만으로는 돈벌기 어려워 줄어든 마진을 만화하기 위해선 편의점(미니 마켓)이나 정비소 등이 함께 있는 주유소를 운영해야 한다”며 “적어도 주유소 여러 개를 운영해야 마진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최씨 주유소 역시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미니 마켓에서 손실을 만화하고 있다고.개스 누출, 기계고장, 환경오염, 까다로운 점검 등 신경 쓸 일 많은 주유소를 여러 곳 운영하다 보니 자칫 소홀할 수 있는 건강관리를 위해 일주일에 5번은 꼭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해 40대 초반이 믿겨 지지 않는 젊음과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의 꿈은 지금의 프랜차이즈를 확장, 뉴욕 일원에 더 많은 주유소를 차리는 것이다. 그는 “지금의 성공은 남편의 든든한 외조와 멀리서 차를 몰고 와 꼭 며느리가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개스를 넣는 시부모님의 지지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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