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한국인 최고의 투수 박찬호와 일본인 최고의 타자 이치로 스즈끼(시애틀 매리너스)가 대결하면 누가 이길까"
ESPN-TV가 인터넷상에 운영하는 메이저리그 팀별 게시판에는 누구나 들어가 의견을 내놓을 수 있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야구에 대한 지식이 전문가들 못지 않은 야구광들로 때로 의견이 대립되다가 보면 치열한 설전 아닌 필전을 펼치는 경우도 흔하다.
최근 다저스 게시판에서 으뜸가는 화제는 박찬호로 특히 등판일 밤에는 잘 던졌느니 못 던졌느니에서부터 연봉계약에 이르기까지 분분한 의견들로 게시판이 바쁘다. 참가자 가운데는 아리랑, 코리안 등 ID를 사용하는 한인임이 분명한 이들도 적지 않은데 ‘찬호 사랑’이 지나친 나머지 같은 한인 입장에서도 읽기 낯뜨거운 주장을 펴기도 한다.
"박찬호가 다저스의 명실상부한 에이스" "박찬호가 케빈 브라운이나 마이크 햄튼(현재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투수들)보다 많은 연봉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까지는 좋지만 ‘방금 나온 급보’라고 뛰어들어 "박찬호가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 3억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는 엉터리 소식을 전하는 유언비어 날조파, "정말이냐. 잘됐다"고 맞장구를 치는 순진파(?), "박찬호가 올스타에 뽑히지 않으면 인종차별이다. 일본 X들의 음모가 작용한 탓이 틀림없다"고 주장하는 항일투사파 등은 보아 넘기기 어렵다.
박찬호를 싫어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볼만 많이 던지는 박찬호에게 금년 연봉 990만달러도 많다"고 한마디하면 "CHP=B,B,B,B,B,B,B,B,B…"(B는 볼의 이니셜로 박찬호가 포볼을 많이 내준다는 뜻)라고 거들고 나선다. ‘찬호 고 홈!’(chan ho go home)이란 타이틀로 들어온 참가자가 "빌어먹을 아시안들아, 고 홈!"이라고 외치자 박찬호 팬이 아예 한글로 뛰어들어 쌍시옷 자를 섞어가면서 반박을 해댄다.
보다 못한 다른 참가자가 "이 추한 한국인들아(You ugly Koreans) 꺼져버려!"라고 외치자 일본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돌연 뛰어들어 "박찬호는 빠가(paka:바보)다. 이치로가 이찌방(넘버원)이다"고 부채질했다. 일본이 언급되면 너도나도 독립투사가 되고 마는 한인 네티즌들이 참고 있을 리 없다. "이치로가 타격왕에 오르면 내 성을 갈겠다"에서부터 우리말로 ‘쪽발이 새끼야’를 영어 소리나는 대로 풀어 쓴 투사도 나왔다.
미국인 팬이 점잖게 나섰다. 먼저 "박찬호는 우리 LA 다저스의 영웅이다. 너는 시애틀 사이트로 가라"고 일본인 팬을 나무란 뒤 한인 팬들을 향해서도 "박찬호는 한국에서 왔지만 한국 야구팀 선수가 아니고 LA 다저스의 선수다. 더 이상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언급을 하지 말라"고 꾸짖었다.
찬호와 이치로의 맞대결은 오는 7월10일 열리는 올스타전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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