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에만 있어 답답하지만 이게 맞는 것 같다”
▶ 코로나19 우려에 주위사람 생각, 자발적 격리 선택
“미안하지만 주말 모임 참석이 어렵습니다. 제가 며칠 전 한국을 다녀와서 당분간 외출을 않고 있습니다.”
메릴랜드 저먼타운의 P씨는 모임 확인차 L씨에 연락을 취했다가 이런 메시지를 받았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자가 격리 중이란 답변이었다.
L씨의 사례처럼 한국방문 후 귀국한 워싱턴 한인들의 자가 격리가 늘고 있다. 강제성 조치가 아니라 주위 사람들을 배려한 자발적인 2주간의 격리다. 심지어는 가족과도 떨어져 지내는 한인도 있다.
한국을 24일 다녀온 페어팩스의 K씨는 “좀 답답하지만 집에서도 3일 동안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아들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면서 “웬만하면 방에만 있어서 답답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K씨는 이어 “아내는 한국도 안 갔다 왔지만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삼시세끼 해 주고 있어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에 계신 아버지의 병환 때문에 급하게 갔다가 4일 귀국했다는 엘리콧시티의 S씨는 “남편과 2주 동안 한 집에 같이 머무는 것이 좀 불안해서 남편은 게스트하우스를 렌트해서 지내고 있고,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자가 격리를 하고 있다”면서 “조금은 불편하지만 이 시기를 잘 넘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가 격리는 한인들뿐만 아니라 주미 대사관 직원들도 마찬가지로 행하고 있다. 이진달 재외선거관 겸 영사는 한국을 방문한 후 지난 27일 미국에 도착했다.
이 선거관은 21일 인천공항에서 대구공항으로 향하던 중 문자를 받았다. “대구에 코로나19 환자들이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영사는 대구공항에 도착한 후 30분 만에 공항을 나와 전남 장성에서 일을 본 후 미국으로 돌아왔다. 이 영사는 현재 출근을 않고 2주간 자가 격리를 택해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을 방문하지 않았지만 근무환경 때문에 스스로 조심하는 한인도 있다.
부인이 병원 간호사로 근무 중이라는 센터빌 거주 L모 씨는 “혹시라도 내가 교회나 큰 모임에 참석했다가 코로나19가 옮아 간호사인 아내가 아프기라도 하면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크고 작은 모임 참석을 사양하고 있다”면서 “그 대신에 인터넷으로 예배도 드리고 책도 읽으며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가 격리가 늘고 있는데도 한국을 다녀온 후에 “난 건강하고 아무 일 없었다”는 식으로 각종 모임 참석이나 친교를 하는 한인들도 있어 주위의 눈총을 사고 있다.
한 내과의사는 “코로나 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조심해야 한다”며 “한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사람들은 2주 동안 스스로 자가 격리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편 주미한국대사관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권고한 코로나19관련 대응방안 가이드라인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면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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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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