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조대현(62) 사장은 지난 5일 열린 KBS 1TV 새 대하드라마 ‘징비록’ 제작발표회장을 찾았다. 이례적인 일이다. ‘징비록’에 대한 KBS의 기대감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지난해 방송된 ‘정도전’의 인기에 대한 반작용이다. ‘정도전’은 ‘백성이 먼저인 나라’를 세우고자 했던 정몽주와 정도전을 내세워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다. 각기 다른 대의가 아닌, 이전투구를 벌이는 듯한 정치권을 바라보던 대중은 ‘정도전’에 환호했다.전’으로 생긴 KBS 사극에 기대감을 이어받았다. ‘징비록’ 제작 사실이 알려진 뒤 출간된 10여 종의 책이 이를 방증한다. 출연배우들은 현상이라 불렸던 전작 ‘정도전’의 인기를 이어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정통 대하사극이 주는 무게감, 십수 년 만에 카메라 앞에선 낯섦 등을 견디면서다. 이들은 정도전의 열기를 이어받을 수 있을까.
◇ KBS 대하드라마, 미리 보는 KBS 연기대상 후보들
“이 드라마에서는 ‘케미스트리(화학작용)’를 찾을 정신이 없습니다. 아차 하면 백척간두에서 떨어지는 느낌으로 연기하고 있습니다.”(이재용)
연기력으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연기하면 어떤 작품이 탄생할까. KBS 1TV가 새롭게 선보이는 대하드라마 ‘징비록’이 답이 될까. 탤런트 김상중(50) 김태우(44) 임동진(71) 이재용(52) 김혜은(42)이 ‘징비록’에서 만났다.
물론 연기력을 객관적으로 수치화할 수는 없다. 대신 이들이 품에 안았던 즐비한 상(賞)들이 이를 부분 설명한다. 제1회 KBS 연기대상 대상(임동진)으로 시작해 MBC 연기대상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 우수연기상(김상중), KBS 연기대상 남자 신인상(김태우), SBS 연기대상 드라마스페셜 부문 남자 조연상(이재용), 제3회 대전 드라마 페스티벌 여자 조연상(김혜은) 등 상 종류가 다양하면서도 풍성하다.
‘징비록’은 임진왜란 당시 도체찰사 겸 영의정이었던 서애 류성룡(1542~1607)이 임진왜란 7년간의 내용을 집필한 전란사다. 드라마는 이 ‘징비록’을 바탕으로 전란이 발생하기 전부터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까지를 다룬다.
김상중은 ‘하늘이 내린 재상’이라고 칭송받았던 ‘류성룡’이 된다. 자신의 읊을 대사에 마음이 동해 드라마 촬영 전부터 류성룡에 대한 공부를 거듭했다.
“드라마를 통해 역사 속 선인들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사명감이 있습니다. 류성룡에 대해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드라마를 선택하게 했습니다.”(김상중)
김태우는 조선 개국 이래 처음으로 파천한 왕 ‘선조’를 변호할 생각이다. “왜 나라를 버리고 도망갈 수밖에 없었는지를 다룬 작품을 본 적이 없다. 인물에 대해 폭넓게 조명해 당위성이 있는 인물을 만들어보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말 연기대상 각 부문 수상자가 나올법한 각오와 자세다. 경쟁작이 있다면 올해 방송될 또 다른 대하드라마다. 조대현 사장은 제작발표회장에서 대하드라마를 쉬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 역사가 말하는 오늘, 사극이 드러내는 현실
‘나라에 변고가 생겼는데 책임지는 이가 없다면 이 나라는 허깨비 나라가 되지 않겠습니까. 후학들이 무엇을 배우겠습니까.’
KBS 1TV가 새롭게 선보이는 대하사극 ‘징비록’ 속 ‘서애 류성룡’의 대사다. 김상중은 이 대사를 “근래 촬영했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라고 말했다.
‘징비록’이 담으려는 메시지는 ‘정도전’에 이어 다시 정치권을 향한다. 돌아보면 지난 한해 ‘갑작스럽게 일어난 좋지 않은 일’은 많았고 책임지는 이들은 드물었다. ‘500년 전 조선을 배경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의 고민과 이슈를 환기시킬 것’이라는 드라마의 홍보문구가 무거운 이유다.
‘이산해’로 출연하는 이재용은 “여의도(국회)에 있는 분들이 꼭 봐줬으면 한다. 총알만 날아다니지 않을 뿐 지금도 전쟁이다. ‘징비록’이 현재 대한민국에 던지는 메시지가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상중은 “드라마 속 인물들의 이야기가 무엇을 반성하고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를 보여줄 것”이라며 “드라마가 방송되면 그 누구라도 관심을 가지고 볼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징비록’은 ‘과거를 반성해 후환을 경계한다’는 뜻이다.
<오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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