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건·전현무·김광규·강남 등 ‘나 혼자 산다’ 출연 ‘눈길’끌어
▶ 예능적 재미 ‘냉장고를 부탁해’ 나홀로족에 ‘알찬’ 정보 제공... 지난달 첫 방송 ‘나 홀로 연애중’ VCR 속 여성과 가상 데이트도
‘나 혼자 산다’ 전현무
‘나홀로 연애중’ 유리
[나 혼자 살고, 요리하고, 연애까지...]
나 혼자 살고, 요리하고, 연애까지 한다. 1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방송가 역시 나홀로족을 겨냥한 프로그램들을 속속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출연자들이 혼자서 살아가는 모습을 조명하는 것은 물론 집에서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음식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이젠 VCR 속 여성과 가상 데이트를 하는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 나홀로족을 잡아라!
2013년 3월부터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혼자남’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고 있다. 현재 김용건 전현무 파비앙 김광규 육중완 이태곤 강남 등이 출연 중이다.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은 출연진들에게 어떠한 미션도 주지 않는다. 출연자들은 그저 자신의 집에서 빨래를 개거나 밥을 먹는 등 소소한 일상을 보여줄 뿐이다. 더불어 바이크 면허 취득이나 영어 에어로빅 배우기, 여행 등을 하는 모습을 비추며 싱글라이프 삶에 대한 노하우와 동경을 심어주기도 한다.
20~30대 여성들의 마음은 요리 프로그램이 사로잡고 있다. 2012년 첫 선을 보여 올해로 4년째를 맞은 케이블채널 올리브TV의 ‘올리브쇼 2015’가 지난달 27일부터 방송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외모와 실력을 모두 갖춘 훈남 셰프와 ‘5분 레시피’‘초간단 디저트’등 셰프들의 노하우가 담긴 손쉬운 요리 조리법으로 타깃 시청층인 2049 여성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드는데 성공했다.
‘톰과 제리’를 연상케 하는 최현석 오세득 등 전문 셰프들의 입담은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요소 중 하나. 연출을 맡은 신상호 PD는“문화적 수준이 올라가면서 요리 프로그램의 급증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셰프들이 요리 실력만 좋은 줄 알았는데 브라운관에서 활약하는 걸 보면 창의력도 좋고 예능감도 좋다는 것을 느낀다. 그런 부분이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어필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신동엽과 성시경 역시 올리브 TV ‘오늘 뭐 먹지?’를 통해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제육볶음, 떡볶이, 김밥, 된장찌개, 볶음밥 등 평소에 즐겨먹는 집밥 메뉴를 선정해 자신만의 레시피로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실제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요리의 레시피는 방송이 끝난 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 SNS에서 크게 회자되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나홀로족에게 ‘알찬’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예능적 재미까지 더해져 대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1월 첫 방송된 ‘냉장고를 부탁해’는 MC 김성주 정형돈의 환상적인 호흡 아래 출연진이 자신의 집에 있는 냉장고를 직접 스튜디오로 가지고 와 그 안에 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대결을 펼친다는 신선한 포맷으로 순항 중이다. 스타 셰프 군단과 만화가 김풍, 방송인 홍석천이 라이벌 구도로 15분 동안 창의적인 요리를 해내야 하기 때문에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 역시 더해졌다. 특히 냉장고 속에 있는 제한된 재료를 사용해 셰프 군단들이 일반인들이 따라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며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혼자서 연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화제다. 지난달 31일 첫 방송된 ‘나홀로 연애중’은 1인칭 시점에서 찍어둔 VCR 속 여성과 가상 데이트를 하는 프로그램으로 부제는 ‘1인칭 가상현실 로맨스’. 남성들이 스튜디오에 나와 영상 속에 주어진 다양한 상황을 보며 여성의 심리에 대한 퀴즈를 맞힌다. VCR을 보면서 화면 속 여성과 노래방에서 함께 듀엣곡도 부르고, 서로 눈을 맞추며 손을 잡기도 한다.
지난 2012년 9부작으로 방송됐던 ‘상상연애대전’의 리부트 버전으로 전현무 성시경 장동민 김민종 그리고 크로스진의 멤버 신이 진행을 맡고 있다. 1회에는 에이핑크 정은지가 2회에는 소녀시대 유리가 연인으로 나서 MC들은 물론 남자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 왜 나홀로족인가?
왜 나홀로족을 겨냥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 걸까? 통계청의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약 488만 명으로, 전체 가구의 약 25%에 달한다. 이 수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약 20년 뒤에는 1인 가구가 4인 가구를 제치고 표준 가구 유형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 따라 1인 손님을 위한 식당과 노래방, 헤어숍 등 1인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예능프로그램 역시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반영했다. ‘나 혼자 산다’를 연출하고 있는 최행호 PD는 “우리나라는 특수하게 젊은 층들이 취업과 진학 때문에 서울로 와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 추세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더불어 이혼율도 높고 교육열까지 높아서 기러기 아빠까지 생기면서 세대구성이 많이 변해왔다”면서 “이에 따라 시청자들도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가족 단위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지만, 세대구성이 바뀌어서 전 세대를 아우를 필요가 없어진 것 같다. 방송사들도 타깃층이 확실한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홀로 연애중’을 연출하고 있는 성치경 CP 역시 우리 사회의 트렌드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성 CP는 “삼포세대와 싱글족으로 대변되는 우리 사회 트렌드를 우리만의 방식으로 풍자하고 싶었다”며 “싱글족 500만 중에 연애하는 사람의 비율이 30% 미만이라는 기사를 봤다. 연애하고 싶어도 돈이 없고 시간이 없고 상황이 안 된다. 그런 사람들이 집에서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조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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