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파레 시나르 창설자 겸 최고경영자(CEO·왼쪽), 정재왈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캐나다의 세계적인 공연예술마켓인 ‘시나르’(Cinars·Commerce international des arts de la scene)가 올해 30주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퀘벡 주 몬트리올에서 격년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캐나다 단체뿐 아니라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세계 공연예술가들의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환태평양 지역을 아우르며 아시아의 대표적 마켓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는 한국의 ‘서울아트마켓’(팜스·PAMS)은 지난달 10주년 행사를 성료했다.
시나르는 팜스가 참조한 모델 중 하나다. 시나르 창설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알랭 파레는 팜스 창설 전 한국 문화예술계에 많은 조언을 했다.
파네는 18일 밤(현지시간) 몬트리올 내 서커스 공연장 ‘라 토후’에서 열린 ‘제16회 시나르(CINARS)’의 개막공연 ‘퀴진 & 컨페션스(Cuisine & Confessions)’ 막이 오르기 전 30주년 공연에 대한 자부심을 밝혔다.
이번 시나르 폐막 당일인 22일 참가 예술단체들의 부스 전시 장소인 페어몽 드 퀸 엘리자베스 호텔에서 만난 정재왈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30주년이라 행사가 알찼다"면서 “올해 4회째를 맞는 월드뮤직마켓 ‘문디알 몬트리올 음악마켓’과 첫 연계해 그간 부족했던 음악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전반적으로 프로그램이 탄탄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다국적 공동 작업’이 강화된 점도 짚었다. 오프 시나르(비공식 쇼케이스) 화제작으로 호주와 프랑스 등이 협업해 서커스를 현대무용화한 ‘오푸스(opus)’ 등이 보기다.
올해 시나르에선 또 캐나다 출신의 거장 연극 연출가 로베르 르파주가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그는 1980년대 시나르에서 ‘드래곤 3부작’을 선보여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개막공연 전 무대에 등장해 “지금의 이 자리를 마련해 준 시나르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시나르가 30주년이라서 그런지 ‘히스토리’를 많이 보여줬죠. 그런 점들을 통해 자부심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어요. 예술 마켓은 궁극적으로 스타를 양성해야 하죠. 자국의 문화 자부심을 고양하는 플랫폼이 됩니다. 시나르가 그런 부분에 모범적인 행보를 해왔죠. 캐나다의 예술, 퀘벡의 문화가 시나르를 통해서 발현되고 세계적으로 유통이 되니까요. 그런 점이 부럽더라고요."예술경영지원센터는 설립 첫 해인 2006년부터 시나르에 참여했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 리셉션을 여는 등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다. 시나르의 메이저 파트너로서 공식 쇼케이스 때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이름이 언급되고 프로그램 북의 한켠을 큼직하게 차지하기도 했다. 시나르 기여자 명단에 정재왈 대표 등 한국 관계자들의 이름도 명기됐다.
정재왈 대표는 “돈독한 파트너십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한국 공연 예술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에 고마움과 함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산하 단체인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예술업계, 특히 해외 진출을 계획하는 공연 단체에게는 소리없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은 존재다.
특히 한국단체의 자생적 외국진출을 도모하고 비용 부담 없이 공식 쇼케이스 공모에 참여할 수 있도록 MOU를 체결하는 등 시나르와 지속해서 협력해왔다. 참여 첫 해 ‘한국창작음악연구회’를 시작으로 그간 문화마을들소리, 공명,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최상철현대무용단 등이 공식 쇼케이스와 ‘오프 시나르’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왔다.
올해는 무용단체 ‘안성수 픽업그룹’, 월드뮤직그룹 ‘공명’ 등 2팀을 공식 쇼케이스 무대에 올리는 쾌거를 거뒀다.
“한국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걸 확인한 기회였습니다. 이미 유럽에서 인정받은 안성수 픽업그룹은 춤의 본질에 호소한다는 점에서 비교 우위를 갖고 있습니다. 공명은 세계 월드뮤직 팀 중에서도 세련되면서 보편적인 언어를 구사해 인지도가 높아졌어요."정 대표는 이번 시나르 참여를 계기로 팜스 운영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우선, 운영 방식의 세련미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같은 내용을 담더라도 어떤 모양으로 배치하고 보여줄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거죠. 두 번째는 ‘역시 많이 보여줘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올해 팜스에서도 ‘팸스링크’를 통해 많은 공연을 보여주려고 했지만 ‘오프 시나르’ 같이 전략적인 방법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팸스링크’는 해외 관계자들이 서울아트마켓 쇼케이스가 아닌 공연 전체를 보게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다리를 놓아주는 프로그램이다.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 출신인 정재왈 대표는 LG아트센터 기획운영 총괄부장을 거쳐 문체부 산하기관인 서울예술단 이사장 겸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지난 2012년 1월부터 예술경영지원센터를 맡아 서울아트마켓의 확장 등 센터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예산 부족으로 인해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이재훈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