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심만을 얘기하고 그 인물로 살아가고 싶었다"
탤런트 김우빈(24)에게 극작가 김은숙(40)씨는 은인 같은 존재다. 모델로는 정상에 섰지만, 연기자로는 신인이었다. 하지만 김씨는 SBS TV `신사의 품격’(2012)에 비중 있는 역할을 주문했다. `파리의 연인’ `온에어’ `시크릿 가든’ 등 히트작을 집필한 작가에 장동건·김수로·김하늘 등 쟁쟁한 톱스타가 함께하는 드라마는 기회였다. 드라마가 끝날 때쯤 사람들은 김우빈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잇따라 출연한 KBS 2TV `학교 2013’(2012)까지 흥행에 성공하며 스타가 됐다.
이 모든 게 2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김우빈은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왔어요"라고 얼떨떨했다. 김 작가의 덕이 크다.“ `신사의 품격’ 촬영 때 생일이 껴 있었어요. 조연이었는데 작가 선생님께서 직접 전화를 주셔서 `너무 생일 축하하고 잘해주고 있어서 고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감사하고 감동이었거든요. 그때부터 작가님의 믿음을 서운하게 해드리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연기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꼭 다시 작가님과 작업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다짐한 시간은 생각보다 더 빨리 왔다. 1여 년 만에 김씨는 SBS TV `상속자들’로 김우빈을 불러 주연으로 앉혔다.“다행히 작가님께서 바로 다음 작품에 불러주셨어요. 배신하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했죠. 대사는 대본대로 했지만, 애드리브를 집어넣었거든요. 작가님이 싫어하실까 걱정을 했는데 쫑파티 때 여쭤보니 다행히 괜찮았다고 하시더라고요"라며 흡족함을 드러냈다.
신분도 상승했다. `신사의 품격’ 때는 가난했다. 부자 친구의 부모가 찾아와서 머리를 때려도 대신 나서줄 `가족’도 없었다. `상속자들’에서는 호텔 `제우스’의 상속자였다. 호텔 스위트룸에서 생활하고 100만원에 육박하는 교복도 입었다. 기사가 운전해주는 차를 타고 학교에 갔으며 경호원도 여러 명이었다. 누구도 얕잡아 볼 수 없는 존재였다.
김우빈은 “너무 신 났어요"라며 즐거워했다. “시청자들도 비싼 옷인지 아닌지가 보이잖아요. 전작까지는 가장 싸 보이는 티와 청바지를 골라 입다가 이번 드라마에서는 마음껏 입었죠. 명품도 입고 좋은 차도 탔어요. 물론 제가 성인으로 나왔으면 좋은 차를 직접 운전도 하고 오토바이 ㏄도 더 높은 것을 탔을 거예요. 영도가 20대가 되면 클럽도 다니고 은상(박신혜)의 첫사랑을 계기로 많은 여자도 만났겠죠"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연기적인 성장도 거듭했다. “`신사의 품격’ 때는 너무 떨렸어요. 대선배님들과 촬영이 마냥 편하지는 않았어요. 어색했던 만큼 아쉬움도 많았고요. 고민을 많이 하고 촬영장에 가도 연기가 잘 안 됐거든요. 대본도 너무 재미있고 좋은데 내가 그만큼 표현을 못 했죠. 하지만 이번 작품은 여유가 있었어요. 긴장도 덜 되니깐 다양한 것도 해보고 의견을 내기도 했으니깐요"라고 평가했다.
연기할 때 철칙은 `거짓말을 하지 말자’다. “진심만을 얘기하고 그 인물로 살아가고 싶었다"는 것이다. “촬영 전에 일대기를 작성하고 백문백답을 써요. 숨겨져 있는 모습들, 다양하게 가지고 있는 모습들을 꺼내서 연기하려고 하죠. 초반에 보이는 `영도’의 악행들도 내 안의 악마 같은 모습을 끄집어낸 것이었을 거예요"라고 낄낄댔다.
다양한 표정도 현장에서 비롯됐다. “배우들이 쓴 책을 봤는데 김윤석 선배님이 `표정 연습을 하지 말라’고 하신 부분을 봤어요. 진심이 담겨 있으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표정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는 대본을 외우면서 거울을 보지 않아요. 망가지는 표정도 두렵지 않아요. 워낙 시트콤 때 많이 망가져서 그런 걱정도 없고요"라며 웃었다.
“다행히 작가님께서 `영도’의 말투를 재미있게 해주셨어요. 활용도도 높고 묘한 매력이 있죠. 이 말투를 어떻게 살릴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감사한 대사를 몰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강한 인상에 대해서도 “이 안에서 많은 걸 찾으면 돼요. 아직 어리고 젊잖아요"라고 긍정했다. “처음에 소속사 사장님께서 다음 세대에 어울리는 `트와일라잇 상’이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세상에 어떻게 잘생긴 사람만 있겠어요"라는 마음이다.
“단 나중에는 좋은 배우로 불리고 싶어요. 기준을 찾아가는 중이에요. `학교 2013’이 끝났을 때 `상대 배우를 배려하는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는 거였어요. 선배들께서 후배인 저를 많이 배려해주셨거든요.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는 `스태프를 생각하자’는 걸 배웠죠. 내 연기하느라 바쁘다가도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게 익숙해지니깐 스태프들의 얼굴이 보이더라고요. 그분들에게 힘을 드리고 싶어요. 하나씩 배워가니깐 100가지가 보이면 좋은 배우가 돼 있지 않을까요?"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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