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변신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
▶ 자신의 삶 독백 원맨쇼 영화 HBO서 방영 “지독한 시련이 가족 사랑으로 거듭난 듯 술 욕망 너무 강해… 나의 질병 치유했으면”
인터뷰를 끝낸 전 헤비급 세계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왼쪽)이 핵주먹을 꽉 쥔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기와 무대를 사랑하는 왕년의 챔피언’ 전 헤비급 세계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47)과의 인터뷰가 최근 웨스트할리웃의 할리웃 외신기자협회(HFPA) 사무실에서 있었다. 타이슨은 지난해 브로드웨이에서 자신의 삶을 독백하는 형식의 원맨쇼‘마이크 타이슨: 언디스퓨티드 트루스’(Mike Tyson: Undisputed Truth)를 공연했는데 이 공연을 스파이크 리 감독이 영화로 찍어 최근 케이블 TV HBO를 통해 방영했다. 얼굴 왼쪽에‘투사’를 의미하는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문신을 한 타이슨은 겸손한 자세로 미소를 지으면서 모든 물음에 대해 낮은 음성으로 솔직하게 대답했는데 처음에는 핵주먹 덩지답지 않게 다소 수줍은 표정까지 지어 보여 마치 착한 소년처럼 보였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자 긴장이 풀렸는지 유머와 함께 손뼉까지 쳐가면서 인터뷰가 즐겁다는 듯이 신이 나서 질문에 대답을 했다. 그는 자신이 가족을 중시하는 사람으로 거듭났음을 강조했는데 고통과 시련 후에 비로소 평화를 찾은 사람과도 같이 보였다. 필름과 사진으로 하도 많이 본 사람인데다가 상냥해 마치 옛 친구를 만난 것 같은 친근감을 느꼈다. <박흥진 편집위원>
-‘원맨쇼’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는가.
▲언젠가 라스베가스의 무대에서 채즈 팔민테리(배우)의 원맨쇼 ‘브롱스 테일’을 아내(라키하 스파이서)와 함께 보면서 나는 아내에게 나도 이런 쇼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난 과거 유럽과 아시아를 방문해 팬들과 만날 때면 늘 무대에서 내 삶에 대해 얘기했기 때문이다. 쇼의 대본은 아내가 썼는데 매일 밤 쇼를 하면서 즉흥적으로 대사를 바꾸면서 했다.
-당신이 경기를 하면서 물어뜯은 이밴더 홀리필드의 귀는 어떤 맛이 났는가.
▲아주 맛이 나빴다. 여러분들은 그런 짓 하지 말기를 조언한다.
-당신은 집행유예 당시 소변검사 때 검사관 앞에서 가짜 성기를 이용했다고 했는데 그에 대해 말해 달라.
▲난 집행유예 때도 마리화나를 피웠기 때문에 검사 때면 아내의 것을 비롯한 남의 소변을 가짜 성기 속에 담아가 이용했다. 그래서 검사관 앞에서 서슴없이 가짜 성기를 꺼내면 그가 돌아서는 순간 잽싸게 남의 소변을 용기에 담아 검사관에게 줬다.
-당신은 베가스에서 있은 레이 ‘붐붐’ 맨시니 대 김득구의 경기를 봤는가.
▲어렸을 때 봤다. 그 비극적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아주 훌륭한 경기였다.
-당신은 속에 많은 고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고통을 달래는가.
▲난 지금은 과거와 다른 삶의 스케줄을 갖고 있다. 책을 쓰고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하루하루를 대처하면서 살고 있다. 그리고 AA 미팅에 나간다. 난 오늘로 100일째 금주하고 있다. 난 아주 잘 지내고 있으며 그에 대해 매우 감사하고 있다.
-다시 술을 마시게 되면 어쩌겠는가.
▲그건 나도 모르는 일이다. 단지 그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난 하나의 인간에 지나지 않아서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나도 모른다. 술에 대한 욕망은 너무 강하고 그 때문에 매우 당혹스럽다. 음주는 나의 질병이다.
-당신은 ‘행오버’와 이 쇼를 통해 새 팬들을 얻게 됐는데 연기를 계속할 생각인가.
▲그렇다. 어린 아이들이 날 보고 배우라고 부를 땐 기분이 좋다. 난 연기를 사랑하고 무엇보다도 무대를 사랑한다. 다음에 어떤 역이 내게 주어질지 크게 기대하고 있다.
-당신의 전성기를 생각할 때 무엇이 가장 그리운가.
▲그 땐 완전히 지금과 다른 인생이어서 그리운 것이 없다. 그 때의 나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왜 권투선수들은 카메라에 담겨지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가.
▲나도 그것을 좋아한다. 나는 여흥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다.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의 아버지도 쇼맨이었다. 아버지는 교회에서 늘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는 서푼짜리 범죄를 저지르곤 했는데 바로 그 것이 쇼맨십이 아니겠는가. 내 쇼맨십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 같다.
-영화에서 권투선수로 나오는 배우들의 권투를 보고 느낀 점은 무엇인가.
▲대부분 권투선수로서의 기본이 안 돼 있다. 그 건 하루 이틀에 배우는 것이 아니다. 배우가 권투선수의 본질을 파악할 때야 비로소 영화도 성공할 수 있다. 기술보다도 투혼을 제대로 갖춰야만 선수로서 성공할 수 있다. ‘로키’가 권투장면은 엉망이지만 흥행에 성공한 것도 바로 이같은 선수의 불굴의 투지를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당신과 흑인 무슬림 동지단체와의 관계는 어떤가.
▲난 무슬림이고 흑인이지만 난 무슬림과의 관계를 어디까지나 인본주의적 입장에서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흑인 무슬림 동지단체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 나는 알라가 필요하고 또 그에게서 구원을 받겠지만 무슬림을 비롯한 어떤 종교와도 정치적으로는 아무 관계도 없다.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가.
▲요즘에는 영화가 나오자마자 비디오로 나와 비디오로 본다. 그리고 나는 아이들이 많아 극장에 가기가 힘들다.
-최근에 본 영화는 무엇인가.
▲ ‘버틀러’다.
-요즘 사람들이 당신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나와 함께 사진을 찍기를 좋아하면서 내 연기를 즐긴다고 말한다. 요즘에는 사람들이 내 권투에 대해선 거의 언급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 영화와 무대 그리고 다음에 나올 작품에 대해 묻는다. 난 이런 활동으로 젊은 팬들이 새로 생긴 것에 대해 참으로 감사한다.
-당신은 타고난 배우 같은데.
▲아니다. 그것은 다 열심히 일한 결과이고 또 내 경험에서 나온 것들이다. 거저 생긴 것이 아니다.
-당신은 거부였다가 파산신청을 했는데 돈이란 무엇인가.
▲돈은 내 아내가 관리한다. 난 돈에 대해선 아주 무책임한데 5센트라도 있으면 그 걸 써야 직성이 풀린다. 지금 누군가 내게 돈을 준다면 그것은 모두 국세청으로 갈 것이다.
-어떻게 해서 무슬림이 됐는가. 무하마드 알리의 영향을 받았는가.
▲알리의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그냥 무슬림이 되고 싶었다. 내 운명인가 보다. 난 신이 창조한 모든 것을 사랑하며 겸손해지고 싶다, 무슬림 하면 테러리스트틀 연상하지만 그것은 이기적이고 권력을 제 손에 쥐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짓이다. 난 알라의 종이 되려고 애쓰고 있다. 그 길이 험하다 해도 난 계속해 노력할 것이다.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이들과 아내와의 관계에 실패하는 것이다. 나는 현재 내 아이들과 상호 존경하는 관계를 맺어가고 있으며 우리는 지금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친구처럼 지낸다.
-지금까지 한 일 중에 가장 자랑스러운 것과 가장 후회스런 것은 무엇인가.
▲100일간의 금주와 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자랑스럽다. 그러나 후회스런 것에 대해선 별로 말할 것이 없다. 왜냐하면 내가 삶에서 겪은 모든 것이 지금의 날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금주하기가 그렇게 힘든가.
▲그렇다. 5~6년씩 금주하다가도 다시 마시곤 했다. 그 이유는 증오와 나의 오만과 감정 및 사람과 장소 등 다양하다. 때로 한 잔이면 충분하다가도 1,000잔도 모자란다. 그것이 내가 다퉈야 할 병으로 나 자신밖에는 도울 자가 없다.
-얼마 전에 당신은 스스로 생명을 끊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사는 것에 지칠 때가 있다. 때로 몹시 우울할 때면 그런 생각이 난다.
-당신은 지금 매우 평화스러워 보이는데 무엇이 그렇게 만든다고 생각하는가.
▲여러분들 앞에 앉아 온 세상을 상대로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성공했다고 말하는 것은 더 이상 감옥에도 안 가고 또 길바닥 인생이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더 이상 아내를 속이지 않고 아이들과 헤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뜻한다. 내게 있어 성공이란 것은 가족 중심의 사람이 되는 것이며 또 인간성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의 아내에 대한 사랑에 대해 말해 달라.
▲사랑이란 겉으로 표현하면 이미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랑이란 이해할 수도 또 파악할 수도 없는 것이다. 단지 나는 내 아내에 대한 죽지 않는 성실과 호흡이 저기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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