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이 공짜 기내식과 베개를 없앤 지는 오래 되었다. 거기에 더해 수하물 부칠 때도 따로 돈, 다리 뻗을 공간이 좀 넓은 좌석에 대해서도 따로 돈을 내게 한다. 그 외에도 항공사들은 기회만 있다 하면 요금을 올린다. 게다가 운항 편수를 대폭 줄여서 비행기마다 승객이 넘칠 정도로 초만원이다. 이제 비행기가 그레이하운드 버스로 바뀌고 있다고 여행객들은 불만을 토로한다.
연중 가장 바쁜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연방 교통안전청은 보안검색까지 강화했다. 그러잖아도 붐비고 불편하던 항공여행이 악몽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온갖 불편을 감수해온 여행객들은 이제 더 이상 못 참겠다며 분노를 터트리고 있다.
여행객들이 새 보안검색 절차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사실은 검색 자체 보다 비행기 여행 전반에 대한 좌절감의 표현이라고 관련 소비자 보호 그룹의 한 연구원은 말한다. 승객들은 비행기 탑승 경험 전반에 대해 분노하고 좌절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행기 여행이 점점 ‘입 다물고 그냥 앉아 있어’ 식이라는 것이다.
항공사들 경비절감 위해 운항편수 줄이고
보안검색까지 강화되자 여행객들 분노폭발
그런데 직업적 여행가가 아닌 이상 개별 항공사들에 대한 좌절감을 꼭 짚어낼 수 없으니 그 모든 불만이 교통안전청으로 향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안 검색은 어느 비행기를 타든, 어떤 승객이든 모두에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조만간 개선될 전망은 없다. 항공업계는 승객들의 불평에도 불구, 운항 편수를 줄임으로써 몇 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유나이티드 항공은 총 52만6,000편의 운항일정을 잡았다. 2007년 9월의 60만 여 운항에서 많이 줄어든 숫자이다. 그 결과 비행기마다 빈자리가 줄었다. 비행기 정원에 대한 유료 승객 비율이 평균 80% 이상으로, 연말 할러데이 시즌이면 90%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 비율은 70%에 불과했다.
예를 들어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뉴욕의 라과디아 공항을 오가는 항공편을 비교해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아메리칸 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은 3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400 편수를 줄였다. 17%의 감소다.
그런가 하면 갖가지 수수료들도 생겼다. 예를 들어 수하물에 대한 요금 부과로 항공업계는 올 상반기 17억 달러의 추가 수입을 올렸다. 이전에는 무료였던 많은 서비스에 대해 요금이 붙고 있다. US 에어웨이스의 경우, 일정을 바꾸면 150달러에서 250달러의 벌금이 붙는다.
델타 항공에 미성년 아동을 보호자 없이 탑승시키면 100달러를 내야 한다. 사우스 웨스트는 애완동물에 대해 75달러를 부과하고, 유나이티드의 알콜 음료 값은 9달러나 된다.
“항공여행은 과거 매력적이고 신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고통일 뿐”이라고 UC 어바인 마케팅 전공의 매리 질리 교수는 말한다. 항공사들이 서비스 지향적이 아니라 경비 지향적으로 바뀌었고, 승객 보다는 투자가들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문제는 더 생길 것으로 전문가들은 말한다. 새 연방 규정은 항공기가 활주로에 3시간 이상 지체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이 규정은 그런데 의도하지 않았던 효과를 내고 있다. 항공 취소가 늘고 있는 것이다.
항공기가 활주로에 3시간 이상 지체할 경우 승객 1인당 2만7,500달러씩 총 30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가 있다. 그렇게 되자 항공사들은 오래 지체해야 할 상황이 예상될 경우 운항을 취소해버린다.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활주로에 3시간 이상 머문 항공기는 12대 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이런 케이스가 535건에 달했다. 하지만 그만큼 운항이 취소된 케이스가 많았다.
앞으로 한겨울이 되어 폭설 등 악천후가 닥치면 항공여행이 얼마나 더 불편해질 지 두고 봐야 할 일이다. 항공사들이 운항 편수까지 줄인 상황이고 보면 악천후로 운항이 지연될 경우 탑승객들은 공항에서 여러 시간씩 기다리거나 심한 경우 밤을 새워야 하게 될 수도 있다. 물론 그에 대한 배상도 없이 말이다.
강화된 보안 검색 보다 악천후 때문에 연말 할러데이 시즌 여행이 더 골치 아파질 지도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추수감사 명절 여행기간은 11월19일부터 11월30일까지의 12일 간이다. 이 기간 비행기 여행객 수는 지난해보다 3.5% 증가해 2,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항공교통협회는 예상하고 있다. 비행기들은 물론 만석일 것이다.
연말 성수기 중 이착륙 지연을 막기 위해 연방 항공청은 일부 상업용 비행기들에 대해 군용 비행기 공간을 비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각 항공사들도 밀려드는 승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공항마다 항공사 직원들을 추가 배치해 탑승객들을 돕게 하는 것이다.
최대 규모 국내선인 사우스웨스트는 전통적으로 가장 붐비는 날인 수요일과 일요일, 필요에 따라 운항 편수를 늘릴 계획이다. 최근 합병된 컨티넨탈과 유나이티드도 할러데이 시즌 여행객 증가에 대비해 고객 서비스 직원, 게이트 담당 직원, 수하물 취급직원들을 늘렸다.
그렇게 한다 해도 탑승객들의 불평은 여전하다. 보안검색에 화가 나서 항공 여행을 안 하고 자동차나 기차로 여행한다는 사람들이 있고, 너무 값싸게 취급 받는 데 대한 불만도 있다.
“비행기 요금이 싸기를 바라지만 그렇다고 비행기가 그레이하운드 버스로 바뀌는 걸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다”고 재정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칠드레스는 말한다. 하지만 그레이하운드 버스 값을 냈으면 그레이하운드 버스 서비스를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인다.
<뉴욕 타임스 - 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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