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위안화 절상압력으로 중국제품 수입업체들 울상
<주지, 중국> 미국 기업들에게 미·중간 환율 갈등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어두운 쪽으로는 미국내 최대 양말 수입업체의 하나인 뉴욕 소재 ‘PS 브랜즈’ 같은 회사들이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양말 가격은 오를 것으로 보인다.
PS 브랜즈에 양말을 공급하는 이곳의 제조공장은 더 높은 가격에 단기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 주문을 위해 이곳을 방문중인 PS 브랜즈의 엘리 레비 사장은 “전에는 6개월까지 가격을 묶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달러 가치가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지금은 30~40일이 고작”이라고 말했다.
밝은 쪽에는 중국에서 9,000마일이나 떨어진 캘리포니아 어바인의 미국회사가 있다. 이 회사에겐 달러 약세가 좋은 뉴스다. 항공기 부품을 생산하는 ‘스테이코 시스템스’는 중국의국영 항공기회사들에 부품을 판다. 위안화 강세는 중국 구매자들에게 스테이코 사 제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미국 내 소비자 물가 인상 요인
수출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에 미소
중국 비판자들 “20% 절상해야”
스테이코와 대비되는 PS 브랜즈의 문제는 워싱턴이 중국과 환율전쟁을 벌여야 하는지를 둘러싸고 왜 미국 기업들이 단합하지 못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미국의 통화정책은 올해 다른 주요통화들에 대한 달러의 가치를 떨어뜨렸다. 그러나 중국 위안화에 대해서는 그 폭이 미미했다. 그것은 중국 정부가 대부분 다른 통화들처럼 시장 수준에 맡기지 않고 인위적으로 개입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자들은 인위적으로 낮춘 위안화는 중국의 수출 가격을 낮춰줌으로써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의 교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가져다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서울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정부가 “국제적으로 책임 있게 행동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의 환율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낮은 가치의 위안화는 많은 중국의 교역 상대국들, 그리고 상품을 팔기위해 중국과 경쟁하는 국가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정부는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20% 올랐던 2005년부터 2008년 사이에 미국의 대 중국 무역적자를 줄여주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었다고 반박했다. 중국은 미국이 자신들을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의 후지타오 주석은 서울 회의에서 “중국은 경제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어느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며 우회적으로 미국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미국의 거대 다국적 기업들은 달러와 위안화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이들은 대개 중국이나 다른 지역에 지사를 갖고 현지 통화로 거래를 함으로써 위험을 줄이고 있다. 환율은 이들보다 중소규모의 기업들에 훨씬 중요한 요인이 된다. 환율 변동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것이다.
중국과의 환율 싸움을 반대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물건을 수입해 미국에서 파는 PS 브랜즈 같은 기업들이다. 월마트는 좋은 예이다. 양말, 소파, 스마트폰 등 중국산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이런 기업들의 수지는 타격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여파는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
뜨거운 논쟁 속에 종종 실종되는 있는 것은 미국과 중국 당국자 모두가 보다 균형적인 교역이 세계 경제를 위해 바람직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속도로 거기에 도달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다를 뿐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적자가 일자리와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며 조속한 조치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위안화의 급속한 절상이 달러화로 가격을 결정하는 자국 연안 기업들의 파산을 초래해 수천만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이런 입장에 따라 중국은 올해 3% 정도 위안화를 절상시켰다. 하지만 비판자들은 20%까지 절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국이 직면해 있는 도전은 상하이에서 두 시간 거리인 이곳 주지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PS 브랜즈의 레비 사장은 100만달러 상당의 양말 주문을 위해 이곳에 도착했다. 지난해 5,8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한 이 회사는 35명의 직원을 둔 개인 기업이다. 중국 측 제조업체는 30만 평방피트 부지에 세워진 공장에서 올해 4,800만 켤레의 양말을 만들어 낸 ‘슈앙진 직물회사’이다. PS 브랜즈 같은 기업은 이 양말을 월마트, 아디다스, 디즈니 같은 곳에 납품한다.
최근 레비 사장이 이 공장을 방문했을 때 약 75명의 직원들은 열심히 양말을 직조하고 있었다. 제조사 사장인 41세의 양 티에펭은 아주 과학적으로 양말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자랑했다. 켤레 당 25센트 가격에 매시간 5,000 켤레를 생산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25센트 단가는 너무 낮아 수익이 아주 박하다는 고민도 털어놨다. 이 양말은 미국에서 2달러99센트의 소매가격으로 판매된다. 운송사, 중개상, 소매업자 등이 차액을 나눠 갖게 되는 것이다.
환율 전쟁이아니더라도 양말제조업은 변화를 맞고 있다. 연안 지역 노동력 부족은 임금 상승을 불러왔고 작황 부진으로 폭등한 면화 가격은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양 사장은 위안화가 절상괴고 달러가 약화되면 어려움이 가중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제조회사들은 대부분 달러화로 장기 계약을 맺고 있어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쓰러질 수 있다. 양 사장은 “너무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양 사장과 레비 사장은 협상은 팽팽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레비는 경제가 안 좋아 미국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 압력을 넣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양 사장은 면화가격이 너무 올라 어렵다고 맞받았다. 협상이 끝난 후 양은 회의실로 들어 와 숨을 내쉬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합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에 쟁점이었다며 자신의 고객에게 “주문을 하려면 오늘 하라. 기다리면 가격이 더 올라 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공장의 가격 인상 압력으로 미국 소비자 가격이 올라가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데 두 사람은 생각이 같았다.
어바인 소재 스테이코 시스템스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이 회사는 중국 국영회사인 아빅에 콕핏 기어를 공급하고 있다. 저가 제품 생산기지는 중국으로 옮겨갔지만 마이크로 칩, 특수 공구 등 테크놀러지 제품들은 여전히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이 회사는 직원을 늘렸다. 급성장하는 중국시장 수요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 달러화의 가치가 다른 통화들에 대해 하락하면서 중국 업체들은 유럽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이 좋은 스테이코 제품을 더 많이 구입하고 있다.
이것은 바로 미국 관리들이 원하고 있는 것이다. 위안화 절상으로 미국의 수출이 늘고 일자리 또한 늘어나는 상황 말이다. 하지만 PS 브랜즈의 레비는 위안화 절상은 미국 소매부분의 일자리 감소와 소비자 가격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가져 올 것이라고 말한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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