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11.4 미국 대선은 버락 오바마라는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 탄생외에도 다양한 신기록을 양산한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시사 주간 `타임’은 최신호에서 과거 선거에서는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는 44대 미국 대선에 나타난 10가지 특징을 간략하게 소개했다.
대표적인 특징은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역할을 바꿔 부인인 힐러리 상원의원이 출마하고, 클린턴이 외조에 나선 것.
조지 부시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했을때 아버지 부시와 어머니 바바라 여사가 무대뒤에서 조용히 지원한 것과는 달리 클린턴 전 대통령은 경선 초반에는 과거 스캔들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조심스럽게 움직이다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지원유세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볼때 힐러리를 돕기 보다 표를 깍아 먹었다는게 중론. 특히 유권자들에게 `부시, 클린턴, 부시, 클린턴’이 상징하듯 부시 가문과 클린턴 가문이 연이어 대통령을 하는 것은 변화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둘째 특징은 민주당내 경선이 당의 선거직 공직자와 상.하원 의원 등 핵심 인사들로 구성된 슈퍼대의원(당연직 대의원)의 의사에 따라 결정된 점. 경선초반 각종 프라이머리와 코커스에서 오바마에게 밀린 힐러리가 슈퍼대의원표를 기대하면서 양측이 치열한 구애경쟁에 나섬에 따라 1980년 대선에서 지미 카터 대통령이 공화당의 레이건 후보에게 완패한뒤 도입된 슈퍼 대의원 제도가 `상종가’를 쳤다.
세째는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인식이 하늘을 찌르면서 정권교체가 이뤄질수 밖에 없다는 진리를 실감케 했다. 인기없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미숙한 대처, 금융위기 등 부시 행정부의 실정에 대한 원성이 자자한 가운데 오바마 후보는 출마초기 부터 근본적인 변화를 강조하며 정권교체 바람에 불을 지피는데 성공했다.
넷째 특징은 워싱턴 정가의 아웃사이더들이 본선에서 싸웠다는 점. 이번 대선은 지난 1928년 이후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불출마 의사를 명확히 한 가운데 이뤄진 선거로 공화당은 딕 체니 부통령이 불출마하면서 비주류인 존 매케인이 후보가 되는데 성공했고, 민주당도 힐러리가 1년이상 선두주자로 독주한데 따른 `염증’을 오바마가 카리스마로 흡수하면서 대선도전 티켓을 따냈다.
또 11월 대선을 앞두고 10월이 되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돌발적인 사건이 터진다는 속설인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이번에는 9월 금융위기 형태로 터진 점도 이채로운 대목중 하나.
오바마가 아이비 리그 출신의 엘리트 기업 최고경영자, 군 고위관계자 등 다양한 직업군의 인사들 그리고 히스패닉은 물론 백인, 젊은층 뿐만 아니라 노년층과도 광범위한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선거자금을 모금하는데 성공할 정도로 과거 흑인 후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완과 면모를 과시한 흑인후보였다는 점도 특징중 하나.
이밖에 오바마 후보 진영이 스포츠 마켓팅 기법을 선거에 도입, 지지자들이 신상정보 등 이력을 공개토록해 선거자금 모금이나 자원봉사자 조직 등에 활용하는 독창적인 선거운동을 선보였다는 점도 특징중 하나로 꼽혔다.
또 깜짝 열풍을 일으킨 새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등장과 오랜 클린턴 참모들의 배신, 오바마 할머니의 선거전날 죽음 등 극적인 드라마가 계속됐다는 점과 인터넷을 통한 선거자금 모금시대가 본격화됐다는 점 그리고 알래스카 주지사 출신의 페일린 열풍과 이에 대한 언론의 심층취재로 인해 변방 알래스카에 대해 미국민들이 속속들이 알게된 점도 이번 대선이 보여준 독특한 면모들이라고 타임은 지적했다.
ash@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