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자 중국이 도전장을 내밀고 나섰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경제 질서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금융위기를 계기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하는 국제경제 체제를 개편하기 위해 무역대금 결제시 위안화나 루블화를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1위와 3위 외환보유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달러화를 사용하지 않으면 달러화나 미국 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또 다음달 3일 타이베이(臺北)에서 열리는 양안회담에서도 양안간 무역대금 결제 수단을 미국 달러화 대신 양안 통화로 대체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중국은 금융감독 당국자들과 10대 은행 행장들을 대표단에 대거 포함시켰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중국의 국가 전략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28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3회 중러 경제고위포럼’에서 연설을 통해 지금이 새로운 국제금융질서 건설에 가장 적합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다른 통화들이 나눠 가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관철시키겠다는 강력한 반증이다.
중국은 기축통화의 다극화 체제를 원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를 비롯해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등이 무역대금 결제 수단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빼앗기 위해 먼저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과 손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는 위안화가 기축통화 지위를 차지하기를 바라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국제 경제무대에서 차지하는 달러화의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미국이 전 세계의 부를 착취해왔다고 보고 있다.
스젠쉰(石建勛) 중국 퉁지(同濟)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음울한 금융위기의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미국이 달러화의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세계의 부를 착취해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이제 세계는 미국이 국제경제에서 차지해온 지배적 지위와 달러화의 지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동남아에서는 위안화가 이미 제2의 달러화로 기능해 왔다.
금융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의 진전과 함께 앞으로 달러화가 위기를 맞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이 위안화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무역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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