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남부 쓰촨성 두장옌에서 12일 강진 발생후 승용차들이 무너진 건물의 잔해속에 묻혀있다.
중국 대지진 1만명 사망 참사
쓰촨성서 규모 7.8 강진… 태국서도 감지
중국정부 인민해방군 투입해 밤샘구조
부시 “최대한 돕겠다”등 각국 구호 약속
중국 쓰촨성에서 2차대전 종전 직전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252개가 한꺼번에 폭발한 것과 맞먹는 규모의 진도 7.8 강진으로 1만명 이상이 숨지는 대재난이 발생했다. 중국 정부는 임민해방군을 투입해 밤샘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고 세계 각국이 구호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사고 순간
대지진으로 지축이 흔들리면서 굉음이 울리더니 베이촨현에서는 전체 건물의 80%가 붕괴되면서 완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주민과 학생들은 중학교와 초등학교, 유치원 건물이 무너지자 비명도 지를 새 없이 붕괴된 건물 더미에 묻혀 무더기로 숨졌다.
대수로가 있는 쓰촨성 두장옌시에서는 샹어중학교 건물이 붕괴돼 전교생 420명 가운데 320명이 사망했다. 학생들은 건물에서 떨어진 철재에 맞아 일대가 피바다를 이뤘다. 두장옌시 주위안중학교에서는 900명이 매몰됐으며 충칭에선 초등학교 건물이 무너져 4명이 숨졌다. 이밖에 다른 지역의 5개 학교 건물도 붕괴돼 수백명이 매몰됐으나 구체적인 피해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더양 스팡시 정부는 지진 직후 화학물질이 유출돼 학생 81명 등 600명이 사망했으며 2,300명이 매몰된 상태라고 말했다. 안샨현에서는 500여명이 숨졌으며 전체 주택의 85%가 무너져 내렸다.
중국 웹사이트들에는 무너진 건물에 갇힌 사망자들의 모습과 훼손된 시신의 모습이 게시돼 끔찍했던 사고 순간을 말해주고 있다.
▲ 전 대륙이 지진 공포
지진의 여파는 베이징, 상하이, 홍콩 등은 물론 장시성 난창, 윈난성 쿤밍, 네이멍구 후허하오터 등 중국 주요 도시를 비롯해 태국 방콕, 베트남 하노이, 대만, 파키스탄 등지에서까지 감지될 정도로 컸다.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지고 도심의 빌딩들이 심하게 흔들렸으며 놀란 주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오는 등 공포에 떨었다. 규모 3.9의 여진이 발생한 베이징에서는 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빌딩을 비롯해 고층 건물에 소개령이 내려져 수천여명이 건물 밖으로 긴급 대피했다.
▲지진 규모
이날 지진은 미국이 2차대전 종전 직전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탄 252개가 한꺼번에 폭발한 것과 맞먹는 규모의 위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난다고 대만 중정대 지진연구소 천차오후이 교수가 분석했다.
천 교수는 이날 대만 나우뉴스와 인터뷰에서 히말라야 산맥과 인접한 쓰촨성의 이번 지진이 유라시아판와 인도판이 서로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번 지진의 규모는 지난 1976년 24만명의 사망자를 낸 탕산 대지진 때와 같은 7.8로, 상당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예상된다고 천 교수는 말했다.
▲“시간은 생명” 긴급구호 착수
대지진이 발생하자 2만명의 인민해방군을 비롯해 무장경찰과 의료팀 등은 도보 행진 등을 통해 진앙지인 원촨 등 지진 피해현장으로 접근하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12일 밤 재난구조를 위한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사상자들을 구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고 관계 당국에 지시했다.
후 주석은 쓰촨성 원촨현 등지의 지진 피해 현황을 보고받고 “시간은 생명”이라면서 중앙 관련기관과 재난지역 각급 당위원회에 대해 행동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청두대군구에서 5,000명의 병력을 현장에 파견했고 무장경찰도 3,000명을 동원했다. 이들은 여진은 물론 폭우로 인한 산사태까지 겹쳐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각국 지원 약속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에 애도를 표시하면서 “미국인들은 중국인들, 특히 직접적인 피해를 당한 사람들을 생각하고 기도하고 있다”며 “미국은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도 후쿠다 야스오 총리 명의의 성명을 통해 지진 피해를 입은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 주석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에게 조의를 표하고 원조 제공의 뜻을 전했다. 지지통신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식수와 음식, 담요와 함께 의료진을 포함한 구호팀 제공이 이뤄질 것이라며 전체 원조 규모는 수천만엔(수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도 중국측에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루이 미셸 EU 개발 및 인도주의 지원담당 집행위원은 성명에서 “쓰촨성으로부터 들리는 소식은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이번 지진은 여러 지역에 걸쳐 상당한 피해를 낸 것으로 보인다. 도움이 필요할 경우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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