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사용 후 버려진 식용유를 모으는 브라이언 플린. 그는 이 식용유를 자동차연료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방지 대대적 캠페인 돌입
미국인 대다수 “온난화 심각 실천은 글쎄…”
‘기후보호연맹’ 3년간 3억달러 투입
자발적 환경친화 행동 유도에 초점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요소는 일반 여론의 힘입니다.” ‘기후보호연맹’(Alliance for Climate Protection) 회장인 캐시 조이는 지난해 앨 고어 전 부통령이 자신에게 이 단체의 장을 맡아 달라고 하면서 한 이 말을 기억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지구 온난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 문제의 긴급성과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조이 회장은 지적한다.
‘기후보호연맹’은 올해부터 3년간 기후 변화와 관련한 야심적인 대규모 캠페인에 돌입한다. 캠페인에는 매년 1억달러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다. 문제의 시급성과 해결방안을 알리는데 주안이 두어지게 된다. 기존과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게 환경운동가들은 말이다.
“우리는 담벼락에 맞닥뜨려 있다. 미국인들은 지구 온난화에 대해 잘 알고들 있다. 그러나 행동을 바꾸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환경단체인 ‘이코아메리카’의 사무총장 리 본더는 이렇게 토로한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을까에 대한 연구는 미진하다. 그러나 환경운동가들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사람들의 변화가 유발된다는 몇 가지 증거를 갖고 있다. 그것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환경운동인 ‘그린 밴드왜건’에 올라타고 있다고 생각할 때 ▲환경보호 노력에 대해 피드백을 자주 받을 때 ▲구체적인 행동을 취함으로써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느낄 때 ▲지구 온난화로 자녀들에 해가 미친다고 생각할 때 혹은 아이들이 부모들에게 환경 친화적인 생활방식을 권장할 때 등이다.
환경 친화적 행위에 관한 연구는 별로 없지만 일반적으로 행동 변화를 촉발하는 것에 관한 연구는 많다. “금연이나 콜레스테롤과 같은 대중 건강문제들에 적용하는 방식을 환경문제에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온타리오의 한 환경 심리학자는 말한다.
지구 온난화 운동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식인 사실이 가득한 책들과 미래에 관한 공포심 조장은 사람들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지 못하고 오히려 역풍을 초래하기도 한다고 예일대 앤서니 리저로우스키 교수는 지적하고 있다. 긍정적이고 실천 가능한 행동이 수반되지 않으면 공포심 조장 방법은 도리어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어버린다는 것이다.
환경운동가들이 위협감을 높이려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지구 온난화를 사람들이 아닌 다른 종에게나 관련된 아주 먼 곳의 이야기로 치부해 버린다. 이에 관한 우려는 높아졌지만 이 문제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미국인은 5명에 1명꼴도 되지 않는다. 정부 정책의 변화는 가져올 수 있어도 그것이 사람들의 행동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태도와 행동은 별개의 문제이다. 지구 온난화 역시 그렇다. 이 문제를 우려하는 사람이라 해도 공공 교통수단이 좋지 않은 곳에 살거나 태양열 패널을 구입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달리 해볼 도리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변화를 촉발시킬 수 있을까.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이것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호텔에서 이뤄진 한 실험에서도 증명된다. 객실에 ‘타월을 다시 사용해 달라’는 문구가 적힌 카드를 놓았을 때보다 ‘다른 호텔 투숙객들은 타월을 다시 사용한다’는 문구의 카드를 놓았을 때 리사이클하는 비율이 한층 높았다. 또 ‘이 방에 묵은 사람들은 타월을 다시 사용한다’고 써 놓았을 때는 비율이 더욱 높아졌다. 설득문제 전문가인 애리조나 주립대의 로버트 치알디니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따르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치알디니 교수의 연구는 이웃들이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있다고 생각할 때 에너지를 덜 사용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기후보호연맹’은 이런 방식을 잘 활용해 광고를 내고 풀뿌리 단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온실개스 줄이기 운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또 소비재를 생산하는 업체들과 제휴를 맺어 포장과 광고, 그리고 웹사이트 등에 온난화 억제에 관한 메시지를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다음 주에 런칭 예정인 웹사이트 www.wecansolveit.org에는 변화를 위한 구체적 방법들이 실린다.
그러나 이런 방식만으론 부족하다. 사람들이 자신과 관련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과 연결되지 않으면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 콜로라도 아스펜시의 매니저인 브라이언 플린은 곰들이 헤집어 놓는 버려진 식용유를 자동차 연료로 만들어 쓰는 일을 시범적으로 벌여 호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식당 등이 오프 컨테이너에 버리는 식용유는 곰들이 내려와 헤집어 놓는 일이 많아 골칫거리였다. 플린은 덴버의 한 공장에 의뢰해 이것을 자동차 연료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사람들의 변화를 촉발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요소는 자녀들이다. 소비자 행태 전문조사 회사인 ‘SRI 컨설팅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사에 따르면 약 20%의 사람들은 사실과 이상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구 온난화 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25% 정도에 불과하지만 영향력이 있는 중도 성향의 사람들. 이들을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결과를 크게 좌우한다.
주로 30대에서 50대 사이인 이런 계층 미국인들을 온난화 캠페인에 동참시키는 데는 아이들의 미래를 주제로 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주효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간단한 에너지 절약법
▲보통 전구를 컴팩 형광등으로 교체할 것
▲실외 조명시설을 동작탐지기가 부착된 것으로
교체할 것
▲환경청이 부여한 ‘에너지 스타’가 부착된 가전
제품을 구입할 것
▲벽과 천장을 단열 처리할 것
▲워터 히터도 단열 처리할 것
▲워터 히터를 120도로 낮출 것
▲샤워 헤드와 변기를 절수형으로 교체할 것
▲실내온도를 낮출 것
▲필요할 경우만 냉·온방이 작동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는 온도조절 장치를 설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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