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의료보험 등 고령자 지원 예산 삭감 등을 둘러싸고 세대간 정치적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젊은 유권자들은 은퇴자들을 위한 예산 삭감을 옹호하고 있지만, 나이 든 유권자들은 지원 시스템이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
세대 간 주요 충돌 쟁점은 65세 이상의 노인을 지원 대상으로 하는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의 미래와 공공 자원 배분에 대한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4일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유권자들의 투표 연합인 투표 블록(voting bloc)이 고령자들 사이에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세대 간 충돌 양상은 나이가 많은 유권자들의 변화에 기인하다.
고령 유권자들이 자신의 이해와 관련된 여론 조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에서 젊은 유권자들과의 큰 차별성을 보이지는 않았다. 2008년 대선 출구조사에서는 민주당의 메디케어 정비안을 폐기하는 데 찬성한다는 고령자들의 비율이 젊은 층보다 높았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들어 고령층은 미국은퇴자협회(AARP) 같은 단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령층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경기 침체 때문이다.
고령 유권자들 사이에서 메디케어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미 29개가 넘는 주가 경기 침체로 재정 수입이 악화되자 고령자와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의 예산을 삭감했다.
또 경기 침체 이전에 비해 65세 이상 고령자들의 파산 신청이 다른 연령층보다 빠르게 늘어났고 경제 사정이 불안한 고령 인구가 1천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고령 유권자들은 상황이 어려워지자 지지 정당까지 바꾸고 있다.
남편과 함께 구직 교실에 다니고 있는 린 스티븐스(56)는 과거 공화당을 지지했지만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를 지지했고 내년 대선에서도 민주당에 표를 던질 생각이다.
공화당은 현재 메디케어 예산을 대폭 삭감해 재정지출을 줄이자고 주장하고 있다.
스티븐스는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봤고 최근 몇년째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며 "사회보장과 메디케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디케어의 파괴력은 지난달 치러진 미국 뉴욕 주 제26 선거구 보궐선거 결과에서 드러났다.
민주당의 캐시 호쿨(Kathy Hochul)이 공화당 텃밭에서 메디케어를 쟁점화해 승리한 것이다.
NYT는 대선이 가까워질 수록 고령자들이 TV 등 광고를 통해 메디케어 등 사회 보장 문제를 쟁점화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젊은 유권자들은 국가 재정이 빈약한 상황에서 현재의 고령자들에 대한 지원 규모를 유지하면 자신들이 고령자가 됐을 때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를 우려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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