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혀 온 출생의 의혹과 관련해 왜 2년반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갑자기 출생증명서를 공개했을까.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27일자 인터넷판에 오바마 대통령이 현 시점에서 출생증명서를 공개한 배경에는 3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자체 분석 기사를 실었다.
첫번째 이유로는 자신의 출생에 대한 의혹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는 상황을 차제에 불식시켜야 하는 절박성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여론조사에서 대다수 공화당 지지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에서 출생했다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그의 출생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핵심 ‘버서(출생지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 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아버지가 케냐인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오바마의 ‘다름’을 수상히 여겨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출생증명서를 공개함으로써 적어도 온건한 `버서’들에게 그들의 판단이 틀렸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미 언급한대로 언론이 건강보험 예산문제와 같은 중요한 일을 취재하지는 않고 오히려 출생증명과 관련한 대응 문제에 취재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상을 타파하기 위한 측면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고위 인사들이 최근 몇 주간 뉴스에 출연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연방정부 부채를 억제하는 문제 대신에 대통령의 출생증명서에 대한 질문을 받아 왔다"면서 "이런 상황이 대통령이 직접 참모를 하와이로 보내 이례적으로 출생증명서를 확보해 공개토록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오바마 대통령이 코미디의 소재를 찾으려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매년 열리는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 만찬을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이 출생증명서를 전격 공개함으로써 자신의 출생에 대해 훨씬 홀가분한 상태에서 농담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출생 의혹을 강하게 제기해 온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를 공격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이 생긴 것도 부수효과로 꼽힌다.
공화당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트럼프는 지난 19일(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 "오바마 대통령이 출생기록을 공개하면 나도 납세 신고서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출입기자단 만찬에 워싱턴포스트(WP)의 게스트 자격으로 참석하는 트럼프를 면전에서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CSM은 NBC방송의 인기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의 진행자 세스 마이어스가 만찬의 진행을 맡게 되는데 과연 그가 이 문제를 꺼낼지에 관심이 모아진다고 전했다.
한편 미 폭스뉴스는 언론의 쇄도하는 공개요청 이후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증명서가 몇 달 전에 하와이 주정부 건물의 보다 더 안전하고 은밀한 금고 속으로 옮겨졌다고 27일 보도했다.
방송은 하와이의 출생등록 담당자인 앨빈 오나카가 이 문서를 금고 속의 작은 보관함으로 옮겨 소수의 관계자만이 접근 가능하도록 조치했다고 보도했다.
로레타 푸디 하와이 보건국장은 "개인의 출생기록을 공개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는 예외를 인정해 증명서 공개를 허가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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