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보ㆍ경제 위기 속 마두로 지시로 성탄절 행사 조기개시
베네수엘라 군 당국이 자국 해안을 근접 비행하는 미군 전투기의 항적을 탐지했다면서, 이를 '도발 행위'로 간주한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영 TV방송(VTV)에서 방송한 연설에서 "중부 마이케티아 비행정보구역 내에서 베네수엘라 통합방어체계 방공망을 통해 최소 5대의 미군 전투기를 식별했다"며 "이 기체들은 우리 해안 접근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전투기는 3만5천 피트(1만668m) 고도에서 400노트(시속 740㎞) 속력으로 비행 중이었다고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은 부연했다.
그는 다만, 해당 항적을 언제 식별했는지, 전투기가 베네수엘라 영공에까지 진입했는지, 베네수엘라 군에서 대응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파드리노 장관은 "이는 도발이자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다"고 맹비난한 뒤 "우리는 그들(미군)을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3선으로 귀결된 지난해 7월 대선과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전후로 미국으로부터 경제적 제재를 넘어 군사적 압박까지 받고 있다.
미군은 카리브해에 핵 추진 고속 공격 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 등을 배치한 한편 베네수엘라와 인접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F-35 전투기 10대를 보내 신속 출격 채비를 해놨다고 외신들이 백악관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최근 몇 주간 미군이 '베네수엘라 기반 카르텔의 마약 운반선'을 격침했다고도 밝혔다. 관련 공격으로 10여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마두로 정부는 미국에서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위한 은밀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처럼 연일 '세계 최강국'과의 항전 태세를 다지는 것이 무색하게 전날부터 베네수엘라 도심 곳곳에서는 크리스마스 축제 시즌이 시작됐다.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과 VTV 녹화 영상을 보면 카라카스 거리와 광장에는 대형 트리를 비롯해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형형색색 장식이 등장했다.
주민들이 한밤 도심을 반짝이는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도 VTV를 통해 방송됐다.
이는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인데, 베네수엘라에서 '성탄 시즌'을 앞당긴 건 전에도 몇 차례 관찰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대선 부정 개표 논란으로 큰 위기를 맞닥뜨린 상황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10월의 크리스마스'를 선포하면서 축제 분위기를 장려했다.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 사망 직후인 2013년에도 마두로 대통령은 11월부터 성탄 연휴를 즐기게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라고 명령했다.
대체로 국민 시선을 분산하기 위한 정책으로 해석됐는데, 올해 역시 마찬가지로 정부가 직면한 심각한 정치·경제적 어려움으로부터 국민적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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