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미국 무대로 독립운동 …퀸즈 공동묘지에 묻혀
▶ 뉴욕총영사관, 대전 현충원 유해 봉환작업 착수

퀸즈 ‘마운트 올리벳 공동묘지’에 있는 황기환 묘비
뉴욕주 법원 승인절차후 구체적 이장시기 결정
한국의 TV 인기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으로 잘 알려진 애국지사 황기환 선생의 유해가 마침내 해방된 조국의 땅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일제 강점기 유럽과 미국을 무대로 독립운동을 벌이다 지난 1923년 숨진 후 퀸즈의 공동묘지에 묻힌 지 무려 96년 만이다.
26일 뉴욕총영사관에 따르면 한국 국가보훈처는 최근 퀸즈 메스패스 소재 마운트 올리벳 공동묘지에 잠들어 있는 황기환 선생의 유해를 한국의 대전직할시 현충원에 봉환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국가보훈처는 황기환 선생의 묘를 처음 발견한 뉴욕한인교회의 요청을 받고 지난 2013년 뉴욕에 실사단을 파견, 황기환 선생의 유해를 현충원에 안장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은 바 있다.<본보 2013년 4월12일자 A1면>
미국 시민권자로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장교로 활약하며 무공훈장까지 받았던 황기환 선생의 유해 봉환을 위해서는 뉴욕주법원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뉴욕한인교회와 한국정부 간 이견으로 10여년간 이렇다 할 진척이 이뤄지지 않아왔다.
이 때문에 올해 초 황기환 애국지사 기념사업회에서는 황기환 선생의 유해를 알링턴 미국 국립묘지에 안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본보 2월5일자 A1면>
하지만 최근 뉴욕한인교회가 임원회의를 열고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황기환 선생의 유해를 한국 현충원에 봉환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뉴욕총영사관에 공식 의뢰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용보 뉴욕한인교회 담임목사는 “한국 TV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의 역사 속 실존 인물이기도 한 황기환 선생의 애국활동이 널리 알려지게 된 만큼 이제는 현충원에 유해를 봉환할 시기가 됐다고 판단했다”면서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선생의 유해를 한국 현충원에 봉환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 한국정부가 끝까지 노력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뉴욕총영사관은 최근 황기환 선생의 유해의 한국 송환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뉴욕주법원의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국가보훈처는 뉴욕주법원의 승인이 나오는 즉시 뉴욕에 다시 실사단을 파견, 묘비 답사와 함께 황기환 선생이 말년에 출석했던 뉴욕한인교회를 방문한 후 구체적인 봉환시기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2면에 계속ㆍ조진우 기자>
1995년 한국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된 황기환 선생의 독립활동 기록은 한국내 다수 남아있지만 사망 정보는 존재하지 않아 묘지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10년 당시 뉴욕한인교회 담임목사였던 장철우 목사가 우연치 않게 옛 교회명부에서 교인이었던 황기환 선생의 사망기록을 보게 됐고, 실제로 공동묘지를 찾아 묘비를 발견했다.
교회명부에는 ‘황기환:서울에서 출생, 1923년 4월18일 사망, 장지 Grave No. 2484 in Plot Westlawn, Mount Olivet Cemetery’로 기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동묘지에 세워져 있는 묘비에는 한글로 ‘대한인 황긔환 지묘’ 라고 적혀있고, 아래쪽에 영문이름 ‘Earl K. Whang, Born in Korea, Died April 19, 1923’이라고 쓰여있다.<조진우 기자>
■황기환 선생은 누구.
평안남도 순천에서 출생한 황기환 선생은 10대 후반이던 1904년 미국으로 온 후 1917년 미국의 1차 세계대전 참전과 동시에 입대, 유럽 전선에서 중상자를 구호하는 임무를 맡아 맹활약을 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본격적인 독립운동에 뛰어든 황기환 선생은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파리에 설치한 주파리위원부에서 김규식 선생을 도와 파리강화회의에 독립청원서를 제출했는가 하면 영국에서는 친한파 영국인사 62명을 규합시켜 대영제국한국친우회를 결성하는 등 런던주차위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다.1921년 워싱턴 태평양회의가 개최되자 미국으로 건너 온 황기환 선생은 이승만, 서재필 선생 등을 보좌하며 외교활동을 벌이다 1923년 뉴욕에서 지병인 심장병으로 가족 또는 지인도 없이 쓸쓸히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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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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