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이국주(29)가 대세다. 특히 지난해는 ‘이국주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tvN ‘코미디빅리그’에서 배우 김보성을 패러디한 보성댁으로 주목받은 그녀는 ‘호로록’ 등의 유행어를 낳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SBS TV ‘룸메이트 시즌 2’에 고정출연했다. 지난해 말 SBS ‘방송연예대상’에서 예능 뉴스타상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 나이로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은 5일 박차를 가한다. SBS FM라디오 ‘이국주의 영스트리트’(월~일 오후 8시~10시)를 통해 꿈꿔오던 라디오 DJ로 나선다. 2006년 MBC 15기 공채 개그우먼으로 데뷔한 지 9년 만이다. 이날 오전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꿈꿔 왔던 일인만큼 저의 모습을 다 보여드리고 싶습니다”라면서 활짝 웃었다.
7년 전 노사연·지상열이 DJ를 맡았던 MBC 표준FM ‘두시 만세’에서 고정 게스트로 나선 이후 매일 꿈꾸던 라디오 DJ다. “신인이던 때라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애드리브를 할 수 없었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도 나갈 수 없었죠. 그런데 라디오 게스트로 나서 부여 받은 30~40분은 제 시간이었죠. 제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면 다들 좋아하셔서 기뻤어요. 이후 일주일에 라디오 프로그램 5곳에 게스트로 나갔죠. 그때부터 DJ를 꿈꿨습니다."
선배들이 “게스트는 게스트일 뿐 DJ는 시켜주지 않는다. 돈 얼마 못 버니 DJ를 할 시간에 쉬거나 다른 것을 해라"고 조언했지만 이국주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어떤 프로그램은 청취율이 높아 제 인지도를 높여줬고, 어떤 프로그램은 유명 연예인분들을 만나 인맥을 쌓게해줬고, 어떤 프로그램은 PD님과 작가님과 친할 수 있게 만들어줬죠. 라디오 고정을 맡게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차 안에서 엄청 소리를 질렀어요. (웃음)"
이국주가 가세함에 따라 오후 8시대 지상파 라디오 프로그램은 여인천하가 됐다. KBS 쿨FM은 유인나가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 MBC FM4U는 ‘소녀시대’ 멤버 써니가 ‘써니의 FM데이트’의 마이크를 잡고 있다. 특히 써니는 이국주와 ‘룸메이트’에 함께 출연하고 있다.
두 사람에 비해 “확실히 무게감이 있죠"라고 강조한 이국주는 “써니가 축하를 해줬어요"라고 웃었다. "둘이 합쳐서 KBS를 이기자라고 뭉쳤습니다"고 너스레도 떨었다. “유인나씨가 목소리가 달달해서 남성팬이 많더라고요. 써니 역시 원래 팬이 많고요. 근데 여자인 저는 못 듣겠어요. 일찌감치 남자 청취자는 포기했어요. 여자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지 보여드릴겁니다."
“파이팅 넘치는 것"이 DJ로서 감정이라고 여겼다. “파이팅 넘치는 DJ에서 점차 신나는 누나, 언니 DJ가 되고 싶어요."
‘영스트리트’ DJ는 본래 가수 케이윌이 맡았다. 그는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보컬 장기하가 하차하면서 공석이 된 오후 10시대로 옮겨 ‘케이윌의 대단한 라디오’ DJ를 맡는다. 이국주가 영스트리트에 가세하면서 ‘국주타임’‘국주데이’ 등 그녀가 단독으로 꾸미는 프로그램이 강화됐다. “대본에 맞춰서 하기 보다 배고프면 도중에 밥을 먹는 등 편안하고 가족같은 분위기로 진행하고 싶어요"라고 눈을 빛냈다.
볼 게 많아지는 시대에 오히려 라디오의 정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짚었다. “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라디오를 틀게 되는 사람 역시 늘었어요"라고 말했다. "듣는 것과 보는 것의 차이는 크죠. 듣는 것이 좀 더 감동을 주는 것 같아요. 듣다보면 어느새 빠져들게 되잖아요."
자신이 가수가 아닌만큼 노래 선곡에 대해 걱정하는 청취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제가 K팝을 워낙 좋아해요. 말을하지 못할 때부터 ‘가요톱텐’을 봤죠. 최근 ‘무한도전’의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를 보면서 공감을 많이 했고 최근 10대 아이돌 패러디도 많이 하는만큼 10대부터 40대까지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잘 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히려 노래에 대한 걱정은 없어요. 수준 높은 음악을 들려드리지는 못하겠지만 대중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이국주는 지난달 9일 방송된 ‘룸메이트’에서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편집으로 복에 겨운 눈물로 비쳐진 것 같은 걱정이 들기도 했다. “여러 일들이 겹쳐져서 흘린 눈물인데 방송인 걸 잠시 잊고 사적인 이야기까지 다했죠."
요즘 행복해하는 까닭으로 “울 땐 언제고 다시 웃는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스트레스를 다 풀어서 정말 감사해요. 2015년도에는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너무 바빠서 남자 친구가 없다는 핑계가 이제 진짜 가능한 거죠. 서른이 된 지금 정말 일만 열심히 하고 즐기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파워풀한 라디오 진행으로 “처음에는 시끄럽다고 여기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웃었다.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는 잠 들기도 뭐하고, 놀기도 뭐한 시간인데 깔깔 웃으시다 지쳐서 잠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해요. 호호호. 2시간 동안 돈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웃으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2시간 동안 떠들지는 않겠죠"라고 말했다.
"(잔잔하게) 인생 사는 이야기도 하고 싶어요. 언니 같이 남자친구 고민도 들어주고요. 모든 연령이 편안하게 듣는 시간대로 만들고싶어요."
‘영스트리트’의 배태욱 PD는 “이국주씨가 DJ로 오면서 ‘힘찬 등짝 스매싱’이라는 콘셉트를 잡았다"면서 “늘어져 있을 수 있는 시간대에 힘내라는 의미죠. 국주씨가 기존에 가지고있는 파이팅 이미지에 여성적이고 섬세한 느낌을 더하고 싶어요"라고 바랐다.
은지향 SBS 파워FM 라디오 CP는 “지난해 11월4일 케이윌씨가 다른 스케줄로 인해 이국주씨가 스페셜 DJ를 맡았는데 그 때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라면서 “기본 원고 없이 애드리브를 하는데 참 잘하더라고요. 그때부터 간을 보고 있었죠"라고 웃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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