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MC몽(35·신동현)이 5년만에 발표한 정규 6집 ‘미스 미 오어 디스 미(Miss me or Diss me)’가 음원차트를 휩쓸고 있다. 3일 0시 공개된 ‘미스 미 오어 디스 미’의 타이틀곡 ‘내가 그리웠니?’는 멜론, 네이버, 올레뮤직, 엠넷, 벅스 등 주요 9개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수록곡들도 10위권에서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MC몽으로서는 마냥 기쁠 수 없다. 음원차트에는 그에 대한 ‘안티적 관심’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본인도 ‘음악의 힘’만으로 이 같은 성적을 거둔 것이라고 여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연착륙을 위한 이슈몰이 비판
발매 전부터 타이틀곡은 ‘도발적인’ 제목으로 눈길을 끌었다. ‘내가 그리웠니?’라는 타이틀은 가사의 본질보다 자신의 컴백을 부각시킨다. 아직 ‘자숙해야 할’ MC몽이 컴백하면서 대중에게 건네는 첫 마디로는 마땅치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소속사 웰메이드예당은 이 곡에 대해 “모든 걸 포기하고 아파하고 단절된 삶을 살던 MC몽이 그리움이라는 힘으로 다시금 스스로를 격려하며 좌절과 포기보다는 용기와 극복을 선택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MC몽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인 병역기피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대법원은 그의 고의 발치로 인한 병역기피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했다.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인정한 원심만 확정했다.
그럼에도 네티즌은 MC몽에게 붙은 ‘병역기피’라는 빨간 딱지를 떼지 않고 있다. 혐의에 대한 인정 여부와 별개로 논란을 일으킨 만큼 자숙 기간 5년은 짧다는 것이다. 게다가 MC몽은 이번 앨범활동을 하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직접적인 사과가 없다는 점을 비난하는 이들도 있다.
MC몽은 이번 음반에서 음원차트에 강했던 ‘기존 스타일’을 유지한다. 적당한 힙합 리듬에 쉬운 멜로디의 후렴구를 삽입하는 ‘이지 리스닝’ 계열의 댄스곡이 주다. 음원차트에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이다. 음악적으로는 혁신이나 크게 나아진 바는 없다는 평가다.
가요계 관계자는 “이번 음반은 MC몽이 연착륙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한 뒤 본격적으로 방송 활동을 시작하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 동료 연예인도 불똥…MC몽 비꼬는 군가 검색어 장악
MC몽의 연착륙 시도에 대한 비난의 불똥은 이번 앨범에 힘을 실어준 동료·선후배 가수들에게까지 튀고 있다.
피처링 진이 어느 가수의 앨범보다 화려하다. 서브타이틀곡으로 내세운 두 곡 ‘마음 단단히 먹어’와 ‘도망가자’에 가창력이라면 내로라하는 여가수 에일리와 린이 참여한 것을 비롯해 허각(‘내 생애 가장 행복한 시간’), 백지영(‘뉴 욕(New York))’, 힙합듀오 ‘리쌍’ 멤버 개리·그룹 ‘씨스타’ 멤버 효린(‘고장난 선풍기’), 래퍼 범키(‘왓 쿠드 아이 두(What could I do))’, 그룹 ‘걸스데이’ 민아(‘왓에버(Whatever)’) (Feat. 민아 of 걸스데이) 등 인기 가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긍정적으로 보면 어려움에 처한 동료를 도와준 연예인들의 의리로 보인다. 그런데 상당수 대중은 ‘끼리끼리’ 문화로 파악하기도 한다.
백지영이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말 고생했어 몽이야. 좋은 말, 안 좋은 말 다 새겨. 그리고 음악으로 만들어줘. 이른 축하는 하지 않을게. 이제 시작이니까. 난 어쩔 수 없는 네 누나"라며 MC몽의 컴백을 응원하자 네티즌들의 비난글이 쇄도한 것이 그 예다. 백지영은 다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불쾌했다면 죄송하다. 하지만 저도 동생을 위해 큰 용기를 내고 올린 것이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길"이라고 해명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룹 ‘레인보우’ 멤버 조현영 역시 MC몽발(發) 유탄을 맞았다.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드디어 나온 MC몽 오빠 앨범. 아 너무 오래 기다렸어요. 역시나 전곡 다 너무 좋다. 전곡 다 들으면서 출근하는 중"이라고 글을 남겼다가 비난이 쏟아지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특히 MC몽과 절친한 하하 역시 그를 응원하고 나섰다가 출연 중인 MBC TV ‘무한도전’에서 하차 요구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MC몽의 대표곡 ‘아이 러브 오 생 큐(I Love U Oh Thank U)’를 피처링했던 그룹 ‘god’의 보컬 김태우 역시 그를 응원하고 나섰다 곤욕을 치르고 있다.
네티즌들 여론은 이처럼 아직 MC몽에게 적대적이다. 이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등장한 군가 ‘멸공의 횃불’이 그 증거다. 병역 기피 의혹을 받았던 MC몽을 비꼬기 위해 일부 네티즌들이 이 곡을 검색, 실시간 순위에 올렸다.
이와 함께 작곡팀 ‘이단옆차기’ 역시 MC몽발 태풍의 영향을 받고 있다. 박장근·마이키로 구성된 이단옆차기는 MC몽과 절친한 사이로 그와 꾸준히 작업해왔다. 그런데 일부에서 MC몽이 자숙 기간 동안 이단옆차기 멤버 중 한명으로 활동을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절반의 성공… 앞으로가 더 문제
MC몽이 컴백과 함께 음원차트 1위에 앉았지만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러 곳에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웰메이드예당은 “앨범은 사람과 사랑 세상 모든 것을 그리워하는 MC몽의 이야기다"라면서 “그 그리움으로 다시금 용기 내어 노래를 부르게 된 MC몽의 그리움과 희망 그리고 사랑에 관한 노래"라고 이번 6집을 축약했다.
MC몽은 지난 2011년 11월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은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이리 만들어 놨으니 이 죄값 평생 쥐고 가겠다"면서 “사람을 좋아하던 자신이 이제는 남의 눈도 보지 못한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MC몽은 이번 앨범을 내면서도 대중의 눈을 직접 바라보지 않고 있다. 자신의 말대로 나름 “용기내어 노래를 부르게" 됐지만, 슬슬 눈치보며 대중의 반응을 가늠하는 인상도 짙다.
익명을 요구한 가요계 관계자는 “MC몽이 용기를 내서 컴백에 성공했지만, 오히려 더 코너에 몰리는 상황이 됐다"면서 “자신의 존재 가치는 확인했지만, 그 반응이 부정적이라 더 위축됐을 법하다. 앞으로 그가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도 악화될 수도 있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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