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인터뷰] `레이버 데이’ 케이트 윈슬렛
▶ 어렵고 슬픈 과거 겪었지만 아들을 훌륭하게 키운 인물 사실적으로 표현하려 노력
탈옥수 프랭크와 그를 숨겨준 아델 그리고 아델의 아들(왼쪽부터).
어린 아들과 단 둘이 사는 고독하고 불안정한 어머니가 흉악범으로 수배를 받고 있는 탈옥수 프랭크(조쉬 브롤린)를 집 안에 받아들이면서 일어나는 3자 간의 미묘한 감정적 관계를 그린 로맨틱 드라마이자 서스펜스 스릴러인 ‘레이버 데이’(Labor Day-12월25일 개봉)에서 어머니 아델로 나오는 케이트 윈슬렛(38)과의 인터뷰가 9월에 열린 토론토영화제 기간에 토론토의 로열 요크호텔에서 있었다. 애수가 깃든 큰 눈으로 슬픈 역을 잘 소화해 내는 오스카 주연상(‘리더’) 수상자인 윈슬렛은 긴 금발을 늘어뜨린 채 검은 드레스 위에 흰 재킷을 입고 인터뷰에 응했는데 임신 중이어서 몸이 무거워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탐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윈슬렛은 처음에는 약간 좌불안석이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활발한 제스처와 함께 테이블까지 치면서 “어허”하며 크게 웃어가면서 질문에 액센트 있는 발음으로 대답을 했다. 마치 강연을 하듯 막힘없이 말했는데 그러나 개인적인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했다.
*당신은 여기서 마음 문을 걸어 잠근 여자로 나오는데 아델 역이 당신의 지금까지의 다른 역과 틀린 점이라도 있는지.
- 내가 여태껏 한 역들과 다르다고 느껴 아델 역을 맡기로 했다. 모든 역은 강한 면과 취약점을 함께 갖추고 있다. 그런데 아델은 강한 점보다 연약하고 허점이 더 많은 여자다. 난 그런 역을 해본지가 꽤 오래 된다. 아델은 어렵고 슬픈 과거를 지녔지만 아들을 훌륭하게 키운 힘을 지닌 좋은 어머니다. 난 아델의 취약점과 강한 힘을 사실적이요 균형 있게 표현하는 것을 도전으로 여기고 해냈다. 나는 맡은 역의 인물을 관객들이 보면서 이 세상 어딘가에 있는 진짜 사람으로 느끼도록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안목으로 보고 느끼도록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자면 맡은 역을 사실적인 인물로 느껴야 한다.
*당신은 두 아이의 어머니로서 셋째를 곧 보는데(올해 말 출산 예정) 어머니라는 것이 아델의 역을 하는데 도움이라도 됐는가.
- 내 아이들은(13세 딸과 9세 아들) 내 인생의 전부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여자가 아침에 일어날 때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은 바로 아이다. 어머니로서의 경험이 아델의 역을 해내는데 큰 도움이 됐다. 난 내 아이들의 매사에 사사건건 간섭하는 편이다. 난 아이들의 넘버원 인물이다. 그게 모든 어머니의 역이 아니겠는가.
*당신은 새 인생을 시작했고(2012년 12월 세 번째 결혼을 했다) 또 새 생명을 잉태하고 있는데 느낌이 어떤가.
- 개인적인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다만 난 지금 매우 행복하고 모든 것이 다 멋있다.
*아델은 프랭크의 사랑을 받으면서 다시 활짝 피는데 당신은 사랑의 능력을 어떻게 생각하나.
- 그것은 아델처럼 자신에게 자신감이 없던 사람에게까지도 확신을 갖게 하는 힘을 지녔다고 본다. 그리고 여자들에게 있어서는 마음껏 뽐내지 못하던 성적 매력과 여성적인 면이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여하튼 사랑은 당신에게 무언가를 해준다.
*당신의 연기는 조금도 이기적이지 않은 것으로 당신은 영화에서 용모에도 전연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데.
- 그렇다. 난 자신을 완전히 버리는 연기를 하고자 했다. 사실 난 레드 카펫을 밟을 때보다 극중 역을 맡을 때가 내게 더 진실하다고 본다. 레드 카펫을 밟을 때 더 연기를 한다. 극중 연기를 할 때는 내가 맡은 인물을 창조하는 것이어서 재미와 애정을 느낄 뿐 아니라 가식이 없으니 레드 카펫에서의 내 자신보다 더 진실하다고 볼 수 있다.
*어머니날에 당신이 아이들로부터 받은 선물 중 가장 감동적인 것은 무엇인가.
- 내 아이들은 내가 자기들이 직접 만든 것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 자기들이 카드를 만들어주거나 도자기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내 집에는 작은 그릇과 단지들이 많다. 난 그것들을 그 무엇보다도 사랑한다.
*결말이 영화처럼 해피엔딩이 아니라 아델과 프랭크는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 난 그 생각에 반대다. 난 그동안 영화 끝에 가면 죽거나 비극적인 상황을 맞은 경우가 많아서 해피엔딩이 참 좋다. 프랭크와 나는 노인이 되어서 다시 만나는데 노인이 돼서도 침대에서 활동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왜 둘이 끝에 가서 재회를 하게 되는지에 대해선 나보다 영화의 원작인 소설을 쓴 조이스 메이나드에게 물어보라.
*할러데이 추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과거 잠깐 만났는데 지금도 기억나는 사람이라도 있는가.
- 어릴 때 가족과 함께 작은 섬에서 가진 캠핑이 기억에 남아 있다. 텐트를 쳤는데 무서운 태풍이 불어 옷과 텐트가 몽땅 날아가 나무 위에 걸렸다. 어릴 땐 무서운 것을 몰라서 난 그것이 그저 재미있고 스릴 있었다. 잠깐 만났는데 아직도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 있다. 내가 16세 때 휴가를 보낸 그리스에서 만난 덴마크 여자로 우린 지금도 친한 친구다. 그리고 내가 아이 때 버스에서 우연히 대화를 나눈 여자 아이와도 지금까지 친구로 지낸다. 참 희한한 일이다.
*당신은 자신을 불치의 로맨틱이라고 보며 사랑을 믿는가.
- 우선 불치의 로맨틱과 사랑을 믿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본다. 불치의 로맨틱이란 자신이 읽은 책이나 본 영화를 본 따서 무엇인가 이상형을 만들어놓고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인데 대부분 꿈으로 끝나게 마련이다. 난 그런 형은 아니지만 사랑은 믿는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아이와 음식 같은 것에 대한 사랑이다.
*당신이 본보기로 삼는 사람은 누구인가.
-지금까지 40년간 행복하게 함께 살고 있는 내 부모다. 어릴 때 그런 사람들과 함께 산 나는 당연히 그런 상황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잠재의식일지는 모르겠으나 지금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아주 어린 나이에 배우로서 성공했는데 세 번째 아기를 가진 지금도 연기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아이를 낳으면 일을 덜할 생각이라도 있는가.
- 난 내 일과 인생이 행복하다. 아이를 낳으면 무엇이 바뀔지는 두고 봐야 알겠다. 난 여전히 연기를 사랑한다. 나이를 들면서 더 사랑하게 됐다. 난 17세 때부터 연기를 시작했는데 그것은 정말로 멋있는 직업이며 나는 지금도 특혜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난 1년에 1편 정도에만 나오고 있다. 그래서 쉴 때는 다음 영화를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그것은 마치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느낌이다. 지금도 촬영 첫 날에는 마치 학교의 첫 날과도 같은 흥분과 함께 신경이 초조해진다. 그런 느낌은 긴장을 주기 때문에 건전한 것이라고 본다. 난 결코 배우로서 나의 그 어떤 것도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당신은 남편을 따라 성을 로큰롤(그의 남편의 본 이름은 네드 에이블 스미스로 스미스를 로큰롤로 바꿨다)로 바꿀 생각은 없는가.
- 결코 그럴 생각이 없다.
*케이트 윈슬렛이라는 이름이 다른 이름에 비해 지루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나.
- 아니다. 난 내 이름이 아주 좋고 멋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난 내 이름이 자랑스럽다. 난 두 여동생과 남동생이 하나 있는데 남자 동생이 아이가 없어서 윈슬렛이라는 성을 지켜 나갈 사람은 나 하나다.
*영화를 연출한 제이슨 라이트만 감독은 당신은 맡은 역을 공부하면서 각본에 잔뜩 주를 적어 놓는다고 감탄했는데 그것이 당신의 준비과정인가.
- 소설을 각색한 각본을 읽을 땐 참고할 사항이 많아서 작은 것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모두 각본에 써놓곤 한다. 잊지 않으려고 모두 메모를 한다. 그리고 내가 쓰는 말과 다른 언어를 사용해야 할 때면 엄청나게 많은 방언을 메모한다. 아델의 역을 위해선 내가 완전히 그의 안으로 잠겨들기 위해 각본과 책을 수없이 많이 읽었다. 난 아델이 화면에 처음 등장할 때 관객들이 그를 하나의 완전한 인간으로 보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아델이 원체 허점이 많은 여자여서 아주 힘들었다. 나는 연기를 하기 전에는 역에 몰두하기 위해 그것에 관해 일절 논평을 하지 않는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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