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뉴욕시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2010년 중간선거까지 지난 2년간의 선거를 통해 뉴욕한인사회 정치력은 눈에 띄게 크게 성장했다. 시의원 선거를 통해 능력 있는 한인 후보들과 한인 유권자들의 존재를 주류 정치사회에 각인시
켰고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 지구당 대표 2명을 배출한데 이어 뉴욕주 상원의원 제11지구 선거에서 한인 유권자들이 스윙보트 역할을 담당하는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뉴욕한국일보의 설문에 응답한 6명의 뉴욕 정치전문가들은 이러한 성장세로 인해 2011년은 첫 한인 정치인 배출을 위한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11년은 선거가 없는 해지만 시민권 취득 운동과 유권자 등록 등을 통해 한인 유권자 숫자를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가능성이 있는 후보를 물색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는 센서스 인구조사 결과에 따라 10년 만에 선거구를 새롭게 개편하는 해다.
뉴욕 한인사회 정치력의 현 주소
정치 전문가들은 ▲평균 30%에 달하는 투표율 ▲단일한 언어, 밀집된 주거지역, 직능별·종교별로 잘 조직된 단체 등으로 인해 집단으로 움직이는 경향 ▲지속적인 유권자 등록 캠페인, 투표방식 캠페인, 선관위와 협조적인 활동 등으로 선거불편 상당수 개선 ▲후보 선정에 대한 한인 유권자들의 생각 변경 등으로 한인 유권자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지역 정치인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김동찬 대표는 “2010 중간 선거에서 한인 밀집 지역에 대한 정치인들의 방문이 급증했고 이는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노력이 곧 표로 연결이 된다는 것을 정치인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며 “단적인 증거는 주류 정치인들의 한인 언론 광고 증가”라고 지적했다.
민권센터 정승진 회장은 “한인사회는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단시간 내 경제적인 기반을 조성했고 커뮤니티 조직화의 정도도 매우 높아 사회의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 및 타민족과의 연대도 진척되고 있다”며 “중간선거의 결과로 이제는 한인후보가 없더라도 정책에 따라 한인 유권자들이 투표에 적극 참여해 선거 결과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주류 사회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맨하탄 보로청 크리스티나 장 한인 커뮤니티 담당 보좌관은 “맨하탄 보로청이 올해 처음으로 한인 커뮤니티 담당관을 채용한 것이 바로 뉴욕 한인사회 정치력의 현 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이민자 권리 안내서를 한국어로 번역해 출판하고 32가 거리 정화를 돕는 등의 관심이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적정 한인 유권자 숫자는
전문가들은 뉴욕 한인 유권자는 아직도 소수 중에 소수라고 지적했다.
2010 뉴욕시 한인 유권자 숫자는 총 3만1,889명으로 이는 전체 뉴욕시 유권자 427만4,193명 가운데 0.75%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한 지역에서 특정집단의 힘으로 정치인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전체 유권자 가운데 30%를 차지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한인들이 가장 밀집한 플러싱의 경우도 한인 유권자 숫자가 10%를 넘지 못한다.
뉴욕한인권익신장위원회 박윤용 회장은 “1995년 200여명에 불과했던 퀸즈 한인 유권자가 15년 만에 100배 가까이 성장을 했다”며 “일부 선거구는 10%에 육박한 한인 유권자 숫자를 가지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유권자 등록 운동이 펼쳐진다면 향후 5년 간 15%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빈 김 맨하탄커뮤니티보드(CB) 5 위원은 한인 유권자들의 숫자보다 투표 참여율을 강조했다. 김 위원은 “한인 밀집 지역인 베이사이드, 플러싱 일대 선거구 예비선거 참여율이 12%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아직 한인 유권자 숫자가 4~10%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한인들의 투표참여율을 60% 이상으로만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스윙보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치 컨설턴트 제임스 맥클라랜드는 한인들의 탈 플러싱 분위기를 우려했다. 그는 “많은 한인 이민자들이 시민권을 취득하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게 되면 롱아일랜드나 뉴저지로 이주하는 경향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되면 뉴욕주 전체적으로 한인 유권자는 증가할지 모르나 거주 지역이 분산돼 지역 선거구에서 힘을 발휘하기는 힘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인 정치인 배출 가능성은
전문가들은 한인 정치인 배출을 위한 한인사회의 역량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평가했다. 결국 문제는 정치인으로서 자질이 있는 경쟁력 후보를 찾는 것이라고.한인이기 때문에 타인종 커뮤니티로부터 배척을 받은 후보가 아닌 전체 커뮤니티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후보 찾기에 커뮤니티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한인권익신장위원회 박윤용 회장은 일단 한인 정치인 배출이 너무 늦은 것이 아니라고 전제했다.박 회장은 “한인 커뮤니티보다 이민 역사가 훨씬 긴 중국 커뮤니티도 10여 년 전 150여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계 존 리우 시의원을 당선시켰고 중국 커뮤니티의 텃밭인 맨하탄 차이나타운에서도 지난해 처음으로 마가렛 첸 시의원이 당선됐다”며 “평소에 지역 커뮤니티에 꾸준히 봉사하며 신용을 쌓아온 후보를 꾸준히 지원한다면 빠르면 2013년 시의원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첫 한인 정치인은 시의원보다 주 상·하원 의원이 될 수 있다는 예견도 나왔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장소(Right Place), 적절한 시간(Right Time), 적절한 후보(Right Candidate)’라고 강조한 정치 컨설턴트 제임스 맥클라랜드는 “2011년 새롭게 선거구가 개편되면 현 그레이스 맹 뉴욕주 하원의원의 지역구와 같이 상원 지역구에서도 아시안 정치인을 위한 새로운 선거구가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며 “적절한 장소, 시간, 후보가 맞아떨어진
다면 정치인 배출의 꿈이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권센터 정승진 회장은 “한인 유권자의 수를 현실적으로 고려할 때 한인 유권자가 배출할 수 있는 한인 정치인의 숫자는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며 “한인 후보자는 한인 유권자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의 타민족들과 여러 정치 세력으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땀을 흘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인사회 과제
전문가들은 유권자 등록과 투표참여율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지역 정치와 행정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커뮤니티보드(CB)나 타운행정에 지역 유권자이 입장을 가지고 예산, 조례 등에 대한 공청회에 참여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자세가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맨하탄 보로청 크리스티나 장 한인 커뮤니티 담당 보좌관은 “한인들이 투표참여와 함께 정부 정책결정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를 해야 한다”며 “또한 한인 공무원 증가도 한인 정치인 배출을 위한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김동찬 대표는 “미국 전체 3%의 인구를 가진 유대계가 연방에서만도 10%가 넘는 정치인을 배출하고 있다”며 “3%가 결집을 하여 만들어낸 힘을 보면 퀸즈 전체에서 약 2% 한인들이 올바른 전략과 결집을 한다면 2%의 정치인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청·장년층의 투표 참여 독려 필요성이 제기됐다.케빈 김 커뮤니티보드(CB) 5 위원은 “한인 커뮤니티의 투표 참여율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노인 유권자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며 “40·50대 한인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가 높아진다면 한인 정치력은 생각보다 크게 급성장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재호 기자>
■ 설문 참여 전문가
김동찬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대표)
박윤용 (뉴욕한인권익신장위원회 회장)
정승진(민권센터 회장·민주당 지구당 대표)
제임스 맥클라랜드 (정치 컨설턴트)
케빈 김 (맨하탄 커뮤니티보드(CB) 5 위원)
크리스티나 장 (맨하탄 보로장 한인 커뮤니티 담당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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