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4명등 5명 입양한 마이클·파멜라 애비니언 부부
애비니언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매튜, 마이클, 파멜라, 앨시아, 닉, 에릭, 제이미)<사진=애비니언 가족>
시카고시에서 남쪽으로 40마일 가량 떨어진 버보네(Bourbonnais) 타운에 거주하는 마이클(62, 주총무처 근무)·파멜라(54) 애비니언 부부는 결혼 초 ‘대가족’을 이루며 살아가겠다는 꿈과 희망이 현실이 되었음을 하루하루 실감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이들 부부에게는 한국과 인도에서 입양한 총 5명의 자녀가 있다. 큰 아들 매튜(23)를 비롯 앨시아(21), 제이미(18), 에릭(13), 그리고 막내인 닉(9)이 바로 그들이다.
이중 인도에서 태어난 막내 닉만 제외하곤 모두 한국에서 입양했다. 매튜가 맨 처음 애비니언씨 부부의 가족이 된 것이 생후 4개월째인 지난 1988년의 일이었고 그 후 2~3년, 길게는 5~6년씩의 터울을 두고 동생들이 차례로 입양됐다. 매튜는 현재 아트 인스티튜트 오브 시카고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있으며 앨시아는 일리노이 스테이트대에서 특수교육을 공부하고 있다. 제이미부터 아래 동생들은 모두 집에서 교육(홈스쿨링)을 받고 있다.
애비니언 부부가 입양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어찌된 연유에선지 아기가 잘 들어서지 않아서였기 때문이었다. ‘결혼을 하면 대가족을 이루겠다’는 부부의 꿈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낳은 정도 중요하지만 기른 정도 중요하다’며 입양을 결심했고 그 결과 자신들의 생명만큼이나 소중하고 귀한 자녀들을 하늘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애비니언 부부는 맨 처음 매튜를 처음 만났을 때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부부는 “입양 절차를 밟으면서 사진을 주고받긴 했지만 막상 아이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 ‘great’라는 단어 외엔 달리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격스러웠다. 그저 기쁘고 행복했다”며 “그후 네 아이들을 차례로 데리고 올 때 마다 그 감동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다”고 회고했다.
애비니언 부부의 입양이 특히 주목할 만한 이유는 다섯 자녀 중 첫째인 매튜와 둘째인 앨시아만 제외하곤 모두 선천적 장애인이라는 점이다. 제이미는 척추피열(spinal bifida)이란 질병을 앓고 있었으며 에릭은 한쪽 눈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다른 눈 역시 실명에 가까웠다. 막내인 닉은 희귀병인 신경섬유종증(neurofibromatosis)을 앓고 있었다. 장애인 자녀를 돌보기 위해선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욱 많은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애비니언 부부는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부부는 “우리는 그저 가족을 늘리겠다는 바람외엔 다른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아이들이 기쁨을 준다면 더 바랄 나위 없겠다는 생각이었을 뿐 장애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물론 다섯 아이를 키워야 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쉽지만은 않았다. 아내인 파멜라씨는 육아에만 전념했던 탓에 남편 마이클씨는 근무시간외에도 일을 하고 파트타임을 구하는 등 남들 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는 “일곱 식구가 서로 바라보고 의지하며 살다보면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애비니언 부부는 특별하게 자녀들에게 공부만을 강요하진 않는다. 부부는 “우리가 자녀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정직한 사람이 되어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스스로가 달라지는 사람이 아니라 매사에 당당하고 마음을 열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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