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정치체제도 강요해선 안된다”
부시와 차별화된 새로운 외교정책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4일 이집트 카이로 대학에서 가진 연설은 미국 외교정책의 새로운 독트린의 시작을 의미할 수 있다고 폭스뉴스가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중동 민주주의의 확산과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의 불가피성에 대해 조지 부시 전임 대통령과는 명확히 다른 관점을 보여줬으며 `테러리스트’나 ‘테러리즘’이라는 말도 사용하지 않았다.
특히 “어떤 정치체제도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부여할 수 없으며 부여해서도 안 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중동의 비민주적 국가들이 미국이 강요하는 민주주의 체제를 받아들이기보다는 내부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괄목할 만한 변화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이 독재국가의 국민에게 자유를 준다는 목표에 대한 나약한 접근으로 중동의 인권과 자유 증진을 위한 미국의 노력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자였던 마크 티센은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민주주의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내가 만일 중동 사람이었다면 미국이 과연 자유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과 이란 핵 문제에 대해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과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이란을 `악의 축’으로 지목하고 이란에 대한 유엔 제재 강화를 촉구했던 부시 전 대통령과는 달리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과 함께 미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들이 핵무기를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유대는 깨뜨릴 수 없다”면서도 “이스라엘은 자국의 존재 권리가 부정될 수 없듯이 팔레스타인의 존재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해 부시 전 대통령보다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미국 진보센터의 매튜 더스 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인들의 국가건설 권리를 이스라엘인들의 권리와 동등하게 취급했다”며 “이러한 시각을 가진 미국 대통령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이 새로운 독트린의 시작이라는 데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래리 사바토 버지니아대 정치학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서 부시 전 대통령과의 차이를 찾기 힘들었다며 “외교정책 면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변화보다는 연속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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