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미국 대선 결과를 점치려면 인디애나를 주목하라.
미국 대통령 선거의 투표는 미 동부지역을 기준으로 4일 오후 7시께(한국시간 5일 오전 9시)부터 순차적으로 마감된다.
투표 마감과 함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실제 개표 이전에 해당 주(州)의 승부의 윤곽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동부시각으로 오후 7시 투표가 마감되는 곳은 인디애나와 버지니아, 버몬트, 켄터키,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이다.
특히 인디애나의 일부 지역과 켄터키 동부지역은 오후 6시에 투표가 종료되기 때문에 출구조사 결과가 가장 먼저 나올 수 있다.
켄터키와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지역이어서 이변이 없는 한 존 매케인의 승리가 예상되며 버몬트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이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인디애나와 버지니아다. 1964년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이 두 곳은 항상 공화당의 차지였다.
3일 미국의 온라인정치매체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현재 버지니아의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가 5%포인트차로 매케인을 앞서고 있지만 인디애나에서는 매캐인이 1.4%포인트차로 근소하게 리드하고 있어 승부를 예단하기 어렵다.
인디애나는 2004년 대선 당시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부시 현 대통령 사이에 박빙 승부가 예상됐지만 개표 결과는 예상을 크게 빗나가 케리 후보가 무려 20포인트차로 대패했다.
첫 출구조사 결과가 무참한 패배로 드러나면서 케리 후보진영의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음은 물론이다.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 진영은 인디애나에서 승리 가능성에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
오바마측은 출구조사 결과가 가장 먼저 나올 수 있는 이곳 인디애나에서 승리하면 이를 탄력으로 삼아 완승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지만, 반대로 매케인에게 큰 격차로 패한다면 이후 개표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로 이어질 수 있다.
민주당의 선거컨설턴트인 더그 숀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후보가 인디애나에서 이긴다면 전체 승부는 끝난 것과 다름없다고 말하고 만약 오바마가 인디애나에서 2-3%포인트차로 패한다고 하더라도 전국적으로 오바마의 압승이 예상되며, 반면 매케인 후보가 4%포인트 이상으로 승리한다면 개표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승부가 예상됐던 인디애나의 개표결과가 매케인의 압승으로 판가름나면 기존의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으며, 특히 여론조사에서 표심을 숨겼던 백인유권자들이 매케인에 몰표를 던지는 이른바 `브래들리 효과’의 현실화 가능성마저 염두에 둬야 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오후 6시에 투표가 마감되는 인디애나의 일부 카운티의 출구조사 결과와 개표결과는 나머지 지역들의 승부에 방향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 후보간에 박빙승부가 예상되는 경합주 가운데 오하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가 오후 7시30분에 투표가 마감되며, 8시에는 플로리나, 미주리, 펜실베이니아, 9시는 콜로라도.뉴멕시코, 10시 네바다 등의 투표가 마감된다.
나머지 뉴욕과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대형주들은 오바마와 매케인 두 후보의 우열이 확연하기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개표결과와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두 후보간 지지율이 미미한 격차를 보이는 경합주들의 승부에 따라 오바마의 압승이나 근소한 승리, 아니면 매케인의 막판 대역전으로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각 시간대별로 이들 경합주의 개표결과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s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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