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운동 100주년 특별기획 3/ 독립지사 후손 인터뷰
▶ ■통천 만세운동 이수정 선생 딸 김은 씨
“아버님은 성품이 대쪽 같으셔서 일경의 숱한 고문에도 신음소리 한번 내지 않을 정도로 독하게 참아 내시고, 조국 해방을 위한 투지를 불태우셨다고 들었습니다.”
메릴랜드 볼티모어에 거주하고 있는 독립지사 이수정 선생의 딸 김은 씨는 부친을 투철한 애국지사로 기억한다.
김 씨는 “아버지는 통천의 작은 교회를 담임하던 지독한 예수쟁이였고, 민족을 살려야 한다며 젊은이들에게 민족의식을 불어넣는데 온 힘을 쏟는 민족주의자셨다”며 “우리 가족에게는 더없이 사랑이 많은 분이셨다”고 회고했다.
이수정 선생(1887년 11월15일 ~ 1977년 12월25일)은 강원 통천 출생이다. 1919년 당시 통천군 순령면 하고저리에 거주하며 이곳에서 전개된 3.1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했다. 당시 1,300여명의 시위군중이 독립 만세를 고창하였는데, 일부 시위대가 면사무소·주재소·우편소를 차례로 습격해 파괴했다. 일경의 발포로 많은 사람이 부상당했다.
이수정 선생은 이때 체포돼 보안법 위반 및 소요죄로 징역 2년형을 언도받아 옥고를 치렀다. 그 후 상해임시정부에서 본토와 임시정부 간 자금조달책을 하다 일경에 잡혀 다시 투옥됐고, 신사참배 거부 및 신사파괴 운동을 전개해 또 수감생활을 했다.
김 씨는 “아버지가 평생 독립운동과 민족교육에 매진하며 6년 넘게 옥고를 치러 가족의 생활고가 극심했다”며 “하지만, 어머니(이부전)가 애국지사의 아내로 사명감을 갖고 사업을 해 자식 교육과 생계를 책임졌다”고 전했다. 김 씨는 “대한독립을 위해 항거하며 영광도, 이름도 없이 고난의 길을 걷고 가난을 대물림했지만 훌륭한 부모 밑에서 성장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선생은 민족계몽운동의 일환으로 학교와 교회를 세워 무지한 국민들을 일깨우는데 주력했다. 1990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에 추서됐다.
김 씨는 “아버지는 ‘나를 생각하기 전에 우리를 생각하고, 그 전에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이 되자’를 평생 좌우명으로 삼으셨다”고 밝혔다. 김 씨는 “아버지는 목회를 하면서 한독당에 가입, 김구 선생을 비롯 이승만, 서재필 등과 정치활동을 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애국과 정치는 별개라며, 애국을 가장 우선순위에 놓았다”고 말했다.
독립을 이룬 조국에서 독립지사의 마지막 꿈은 사랑하는 조국의 통일이었다. 이 선생은 “민족 통일은 시베리아 한풍과 태평양의 열풍이 모두 물러가야 이뤄진다”며 조국 독립과 마찬가지로 통일 또한 민족 자결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김은 씨는 “워싱턴 지역은 물론 미 전역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모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며 “이를 계기고 워싱턴 일원의 독립유공자 후손을 더 찾게 돼 파악된 후손이 33가정이나 된다”고 전했다.
김 씨는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우리 후손들이 한마음으로 조국의 평화와 번영을 소망하고 응원하며 완전한 자주독립과 민족통합, 그리고 자유와 평등의 꿈이 실현되는 날을 기약하자”고 덧붙였다.
한편 김은 씨는 1969년 도미, 회계사로 메릴랜드주정부에서 30년간 봉직하다 은퇴했다. 현재는 무궁화 주간 메디컬 센터를 운영하며, 워싱턴 독립유공자 후손 모임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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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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