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문흥택 전 한미교육재단 이사장, 김태원 버지니아한인회장, 샘 정 워싱턴 체육회장, 임소정 워싱턴한인연합회장, 황원균 커뮤니티센터 건립 준비위 간사.
워싱턴 한인사회의 허브역할을 할 커뮤니티 센터 건립운동이 불붙었다. 본격적인 모금 캠페인도 전개되고 있다. 한인사회의 과거와 오늘을 바탕으로 미래를 담을 센터 건립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성공을 위해 해야 할 일을 각계 인사들로부터 들어본다.
<순서>
1 커뮤니티 센터 왜 필요한가?
2 건립 추진 역사와 실패 이유
3 센터 건립 성공으로 가는 길
4 페어팩스 카운티 수퍼바이저회 의장^워싱턴 총영사 인터뷰
5 준비위의 현황과 비전
→6 한인사회 지도자 좌담회
◇참석자(가나다 순)
●김태원: 버지니아한인회장 ●문흥택: 전 한미교육재단 이사장
●샘 정: 워싱턴 체육회장 ●임소정: 워싱턴한인연합회장
●황원균: 커뮤니티센터 건립 준비위 간사
“한인 2-3세 정체성 위해서라도 이번에 성공해야”
필요성엔 대부분 공감...참여는 아직 부족해
비전 명확해야 하고 신뢰받는 조직구성 중요
교회의 동참 절실...목사님들이 앞장서줘야
▲올 봄 들어 커뮤니티 센터 건립운동이 활발해졌는데 한인사회의 현장에서 느끼는 솔직한 분위기는 어떤가?
김태원: 센터 건립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공감하는 것 같다. 2006년도에 조직됐던 커뮤니티 센터 재단(대표 최병근)에서도 당시 모금한 23만달러를 내놓기로 하는 등 한인사회가 힘을 결집하는 분위기다. 특히 현 건립 준비위원회가 비영리단체 등록을 완료하는 등 신뢰성 측면에서도 큰 진전이 있었다.
샘 정: 맞다. 필요성은 누구나 느끼고 있다. 다만 참여는 아직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 특히 1.5세, 2세들은 한인사회에 대한 소속감이 없다. 한인사회가 자신들에게 해준 게 없으며 득이 될 것도 없다고 여긴다. 그러니 한인사회에 대한 기부에 관심도 없다. 건물보다 중요한 건 바로 정체성이다. 한인으로서의 소속감이다. 만약 예전에 커뮤니티 센터가 있었다면 우리의 1.5세, 2세들에게 그런 가르침과 깨우침을 줄 수 있었을 것이다. 2세와 3세를 위해서라도 우리가, 이제라도 본받게 앞장서야 한다.
임소정: 나도 어릴 때 미국에 온 1.5세이지만 우리의 자녀들이 한인으로서 정체성과 한인 커뮤니티에 소속감을 갖게 하는 건 정말 중요하다. 그런 소속감이 없으면 한인사회의 미래가 없다. 우리의 자녀들이 미국사회의 중심부에 진출해도 그저 개인일 뿐이 된다. 한인커뮤니티 센터는 아이들에 대한 투자이자 한민족의 미래를 밝히는 길이다.
▲한인커뮤니티 센터는 숱한 실패의 경험을 통해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 성공하려면 어디에 역점을 둬야 하나?
문흥택: 이번 건립 준비위에는 여러 단체 분들이 참여해 보기가 좋다. 어느 한두 사람들이나 단체가 센터 건립운동을 주도하게 되면 전체 한인사회의 호응을 얻기 힘들어진다. 한인사회에는 친소관계나 이해관계가 다른 많은 그룹들이 있다. 그간의 센터운동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기에 우선적으로 한인들이 돈을 자발적으로 내놓을 수 있게끔 신뢰받을 수 있는 조직 구성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재력 있는 분들이나, 덕망이 있는 분들을 설득해 참여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김태원: 워싱턴 지역에는 100여개의 단체, 기관들이 있다. 그동안 몇 차례 센터 캠페인이 있었지만 결국은 힘을 결집시키지 못해 실패한 게 아닌가 한다.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이번에 끝을 봐야 한다. 흐지부지 되면 다신 어렵다. 모든 단체가 워싱턴 한인사회의 숙원사업을 위해 하나로 뜻을 모으고 결집해야 한다.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내 자식을 위한 공간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참여해야 한다.
황원균: 이번 센터 건립운동은 한인들이 아니라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시작한 거다. 새론 불로바 수퍼바이저회 의장의 선거 공약사항이기도 했다. 그간 여러 단체들이 건립 준비위에 참여하다 보니 말이 앞선 측면이 있다. 여러 이견들을 조정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이번에는 100% 된다. 다만 준비위가 응집력이 약하고 아직 집행력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 그래서 사무총장을 영입하는 등 조직을 보강하고 있다. 젊은 1.5세나 2세들의 자원봉사자 참여가 절대 필요하다. 젊은 일꾼들이 도와주면 순풍에 돛을 달 것이다.
▲커뮤니티 센터에 어떤 시설이 들어서고 어떻게 운영될 지에 대해서 구체적 청사진이 아직 없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들 하나?
샘 정: 센터를 지으려면 비전부터 명확히 세워야 한다. 건립 후에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 것인지, 관리는 어떻게 하고 특히 예산문제에 대해 미리 구체적인 운영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 돈을 걷는 것보다 먼저 할 것은 바로 이런 점이다. 회의만 하지 말고 관계자들이 다 모여 MT라도 가서 하루 종일 심층 토론회를 해봤으면 좋겠다.
문흥택: 센터는 실효성이 중요하다. 특히 2세들의 교육 공간과 야외 행사를 위한 운동장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건립된 후에는 제3자로 운영위를 구성하고 특정 단체 중심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위치도 너무 버지니아에 치우치지 않았으면 한다. 메릴랜드 한인들도 고려해야 한다.
황원균: 준비위 웹 사이트에 개략적인 게 발표돼 있다. 5개 위원회가 조직됐으며 2만 스퀘어피트 규모에 교실 20개, 체육관, 사무실 등 시설 계획도 제시돼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플랜을 제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모금이 더 진전되면 종합 청사진을 발표할 것이다.
건립 후에는 현 준비위는 해체된다. 많이 기부하신 분들을 보드 디렉터로 선출하고 그 분들이 관리하게 될 것이다. 장소도 한인들이 이용하기 편리한 곳으로 할 예정이다.
▲결국 모금이 가장 중요한데 준비위는 500만 달러를 제시했다. 어떻게 하면 순조롭게 모금이 될 것인가?
샘 정: 주이시들은 신앙과 민족(커뮤니티)이 하나다. 우리는 교회가 주된 신앙인데 민족이 없다. 그래서 교회 짓는 데는 모두 발 벗고 나서지만 커뮤니티 센터에는 무관심하다. 교회도 이 건립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영향력이 크신 목사님들이 이 비전을 알리고 신자들이 참여하는데 앞장서주셔야 한다. 큰 교회는 물론 작은 교회까지 모두 참여하면 커뮤니티 센터 건립운동은 반드시 성공한다.
김태원: 300여개의 워싱턴 교회들의 1년 예산만 몇 천만 달러라고 한다. 교회가 커뮤니티 역할을 대신하려다 보니 센터의 필요성을 못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센터 건립에도 교회의 역할과 참여가 중요하다.
임소정: 교회들이 커뮤니티 일에는 소홀하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미국 교회들을 보면 건축시에 교인들 한 명 한 명이 일정에 따라 성금 약정을 한다. 자기가 낼 수 있는 금액을 조금씩 계속 내는 거다. 커뮤니티 센터도 한꺼번에 목돈을 내는 것도 좋지만 매달 얼마를 내겠다는 식으로 약정하는 게 부담을 줄이고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법이 될 것이다.
문흥택: 결국 재력가들과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워싱턴 지역에는 김종훈, 이수동, 이덕선, 김재욱 회장처럼 훌륭한 기업가들이 많이 계신다. 이 분들이 한인사회와 2세들을 위해 큰 역할을 해주실 거라 믿는다. 특히 한국 주요 정치인들을 통한 대기업의 후원을 이끌어내는데도 신경을 써야 한다.
황원균: 250만 달러는 한인사회 모금으로 충당하고 230만 달러는 매칭 펀드로 조성하며 한국정부(재외동포재단)에서 20만 달러를 지원 받는다는 계획이다. 김동기 신임 총영사께서 임기내 3대 과제로 커뮤니티 센터 건립을 넣는 등 한국 정부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5월에 한국을 방문해 여야 정치인들에게 협조를 요청할 생각이다. 정부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이끌어내고 대기업들이 후원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워싱턴 한인사회의 구심체가 될 커뮤니티센터는 반드시 성공한다. 오늘 좋은 의견들이 큰 도움이 됐다. 이제는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더 나은 한인사회와 우리의 자녀들을 위해 적극 참여해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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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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