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청나게 빠른 AI의 성장 속도 “30년 후엔 인간을 뛰어넘어” 무서운 예측에 공포‘스멀스멀’
▶ 일자리 차츰차츰 빼앗아 체스^장기 등 이미 인간을 이겨 빅데이터 분석 업무까지 가능 “20년 후 미국 일자리 47% 소멸”
2011년 CBS TV 퀴즈쇼‘제퍼디’에서 컴퓨터인‘왓슨’(가운데)이 켄 제닝스(왼쪽) 등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 다.
“적어도 이번에는 내가 이길 것 같다.”내달 9일 펼쳐지는 IT 공룡 구글의 인공지능(AI) 컴퓨터‘알파고’와 바둑대결을 두고 한 이세돌 9단의말이 의미심장하다. 많은 국내외 바둑 전문가, 과학자들도‘이번 승부’에서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점친다. 하지만“시간은 쉬지도 자지도 않는 알파고의 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알파고가 패배를 통해 학습하고 성능을 향상시켜 조만간 이세돌 9단을 뛰어넘으리란 전망이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로전 세계에 AI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AI의 위험성이 간과돼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AI가 극도로 발달하면 인류에 위협이 된다. 인공지능을 걱정하지 않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은“인간이 신이 될지, AI의 애완동물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AI가경제적 불평등을 심화하고 대규모 살상에 악용될 수있다는 우려의 메시지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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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1996년 이래 한번도 AI 이긴 적 없어
AI 경계론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엄청나게 빠른 AI의 학습ㆍ성장 속도다. 무려 15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킨 체스 챔피언 개리 카스파로프는 1996년 2월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딥 블루’와의 대결에서 3승2무1패로 완승했다.
하지만 불과 1년 후 재대결에서 딥블루를 개선한‘ 디퍼 블루’에 1승3무2패로 완패했다.
이후 인류는‘ 지능’과 관련된 분야에서 AI에거듭 무릎을 꿇었다. 2011년에는 미국 방송의인기 퀴즈쇼‘ 제퍼디’에서 24회 연승을 차지한켄 제닝스가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에게 졌다. 일본에서는 2013년 일본식 장기(쇼기) 프로기사 5명이‘ 장기전왕전()’ 결승전에서 AI와 대결해 1승1무3패로 굴복했다. 2014년에는 1승4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고, AI 능력을 제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까지 제기됐다.
지난달 22일 중국 위성방송의 아침 뉴스‘칸둥팡(看東方)’에 새로운 기상 리포터가 등장했다. MS가 개발한 ‘샤오빙(小氷)’이라는 AI였다. 17세 소녀의 얼굴을 한 샤오빙은“ 스모그가심하니 외부 약속을 잡지 말라”고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인간의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진행자와 간단한 대화도 주고받았다.
앵커 보쉬쉬는 “오늘 심경이 복잡합니다. 설마AI가 우리 밥그릇까지 빼앗는 것은 아니겠지요”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던졌다.
■조금씩 AI에 일자리 내주고 있는 인간
실제로 AI는 여러 영역에서 대량 실업을 가져왔다. 미국 최대 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고객의 취향을 분석해 상품을 추천해주는 AI를 개발한 뒤 원래 이 일을 맡고 있던 직원과 경쟁을시켰다. 결과는 AI의 압승이었고, 추천 업무를맡았던 직원들은 대거 정리해고됐다. 중국 경제전문 매체 차이신은 지난 3월 현지 에어컨 제조업체 미데아가 AI 로봇을 들여오며 직원 3만 명중 1만 명을 줄일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전문직도 예외는 아니다. AP통신은 지난해 7월부터 기자 대신 AI 프로그램이‘ 분기별 기업실적 기사’를 작성토록 했다. 주디카타라는 미국 신생 벤처기업은 법리와 판례 문서를 정보로 바꿔 관련 사례를 찾는다. 변호사가 막대한시간을 들여 하던 일을 마치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듯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 컴퓨터공학 과학자들은 이달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회의에서“ AI의 발전으로 위기에 빠지지 않은 일자리는 없다. 성매매조차 그렇다”고 강조했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20년 후 미국의 일자리 47%가 소멸된다”고 했다.
국가 정보기관도 AI에 우려를 표했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에 따르면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장은 지난 8일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은 외국 정보기관들의 AI 사이버 공격이라는 새로운 위협에 맞닥뜨려 있다”며“ 예컨대 AI가 주식 시장을 출렁이게 해도 실체를파악하기 힘들어 대응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 미 국방부도 무인 전투기 드론에 장착해 스스로 적을 인식하고 공격하는 AI‘ 자동무기시스템(LAWS)’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AI전문가인 스튜어트 러셀 버클리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LAWS는 화약, 핵무기에 이어 3차 전쟁 혁명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까운 미래엔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사람과 로봇이 뒤섞여 전쟁을 벌이게된다는 것이다.
■아직 걸음마 단계… 2045년엔 인간 뛰어넘어
물론 전문가들은 체스, 빅데이터 분석 등 특정 분야가 아닌 ‘전반적인 지능’에 있어 인공지능은 아직 어린아이 수준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기술이 발전을 거듭해 그 속도가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가속하는‘ 특이점(singularity)’에언제 도달하느냐에 있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뛰어넘는 특이점에 도달하고, 그 이후론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과학철학자 닉 보스트롬 옥스퍼드대 교수는 “사람보다똑똑한 기계는 인류를 멸망시킬, 인류의 마지막발명품이 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이윤을 올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AI에 투자하는 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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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1월28일자 표지 그림.
“AI 컴퓨터 알파고, 바둑 1,000년 공부한 셈”
3월 중순 예정인 구글의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와 세계 챔피언인 우리나라의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의 시합은 과연 누가 이길 것인가.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승률을 50 대 50으로 봤다. 알파고는 구글이 내놓은 100만달러의 상금을 걸고 이 9단과 5번의 대국을 갖는다. 이 9단에게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서울로 온다.
처음으로 인간과 컴퓨터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한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자회사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이 9단에게 승리 할 가능성이 50대50”이라며 “만약 알파고가 질 경우 재도전도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고는 영국의 과학학술지 네이처에서 지난 27일 게재한 논문을 통해 유럽 바둑 챔피언인 중국의 프로 바둑기사 판 후이 2단을 5대 0으로 이긴 사실이 알려져 파란을 일으켰다. 바둑은 우주 전체의 원자 수보다 많은 10의 170제곱이나 되는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에 도저히 컴퓨터가 이기기 힘든 인간의 영역으로 꼽혔다. 그러나 알파고가 한 수를 두는데 걸린시간은 불과 3분이었다.
알파고의 승리 비결은 무엇일까. 알파고는 바둑의 확률을 수학적으로 계산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작위로 말을 대입해보며 예상확률을 알아낸 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수를 선택하는 컴퓨터 기법인 ‘몬테카를로 트리탐색’을 바탕으로 했다.
여기에 구글은 두 개의 신경망을 결합했다. ‘정책망’은 상대방의 다음 움직임을 미리 예측해 이길 가능성이 높은 수만 고려하도록 해주고,‘ 가치망’은 바둑돌의 위치 별로 승자가 누가 될지 예측한다.
특히 하사비스는 알파고를 개발하면서 프로 바둑기사들의 대국 기보 3,000만건을 입력시켰다. 이후 알파고가 입력된 기보를 바탕으로 쉬지 않고 바둑을 두며 배우도록 했다.
딥마인으드의 연구총괄 데이빗 실버는“ 알파고가 1,000년에 해당하는 시간 만큼 바둑을 학습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구글은 정책망의 예측 성공률을57%까지 높였다. 알파고는 두 신경망을 동시에 활용해 경기를 진행하면서 경험을 쌓아 스스로 학습하고 전략을 짠다.
구글은 알파고를 계속 발전시켜 실생활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가장 활용 가능성이 높은 분야는 여행과 의료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여행 숙박을 예약할 경우 인공지능이 이용자가 기존에 묵었던 숙소 정보와 동선, 선호하는 관광지 등을 스스로 학습해 자동으로 추천하고 여행 일정까지 구체적으로 짜준다.
<
이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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