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인 강세 보스턴서 아시안 최초 시의원 역임
▶ 한인 리더 모임 CKA결성 주류에 목소리 전달
한인 정치력 신장을 위한 전국 비영리단체인 미주한인위원회(CKA)의 샘 윤 회장이 한인사회 발전을 위한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 샘 윤 CKA(Council of Korean Americans) 미주한인위원회 회장
113년의 이민 역사를 가진 미주 한인사회가 커뮤니티의 외형 성장에 걸맞은 정치력 신장을 위해 도약을 이룰 필요성이 제기돼 온 가운데 이같은 노력의 선봉에 서 있는 한인 전국 단체가 있다. 바로 전국의 1.5세와 2세, 3세 등 차세대 한인 인사들이 한인 정치력 신장을 목표로 초당적으로 결성한 비영리단체인‘미주한인위원회’(CKA)다. 현재 CKA를 이끌고 있는 리더는 샘 윤(45·한국명 윤상현) 회장. 아이비리그인 프린스턴대를 나와 하버드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전형적인 백인 정치파워가 지배하는 보스턴에서 아시아계 최초로 시의원을 역임하며 주목을 받는 등 CKA의 위상과 목표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CKA의 연례 전략회의를 위해 LA를 방문한 샘 윤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오랜만에 LA를 찾았다. 방문목적은
▶연례 전략회의 보드미팅 참석차 왔다. 이번 주말까지 이어지는 미팅에서는 올해 CKA의 성장 전략과 예산을 책정하고 권익보호 활동 및 리더십 개발 등 연중 계획되어 있는 프로그램들을 정리한다. 차세대 지도자 양성과 정치력 신장을 목표로 올 한 해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조직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것이 이번 미팅의 목적이다.
-CKA에 대해 소개해 달라
▶CKA는 성공한 한인 2세들이 결집해 네트웍을 구축하고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미국 내 중국 지도자들이 만든 ‘100인 위원회’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지난 2010년 차세대 리더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CKA는 2년 뒤 한인사회 최초로 백악관에서 오마바 행정부 관계자들과 정책 브리핑을 개최한 것을 계기로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 출범 당시 10여명으로 시작한 모임도 5년 만에 전국적으로 100명에 달하는 등 미 전역의 한인 및 주류사회를 대표하는 한인 리더들의 구성체로 성장하고 있다. CKA는 리더십, 멘토링, 정치참여, 인권 등을 과제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992년 LA 폭동과 같은 현안에 대해 한인들의 목소리를 미국사회에 전달하는 단일화된 창구가 되는 것이 목표이다.
-아이비리그를 나와 정계에 입문했는데
▶생후 10개월 때 의사였던 부모님을 따라 펜실베니아로 이민을 온 뒤 여느 이민자 가정처럼 열심히 공부해 프린스턴과 하버드 대학원을 졸업했다. 졸업 후 뉴저지에서 교사로 일을 하다 미 교육 시스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2005년 아시아계 최초로 보스턴 시의원으로 당선되어 4년 동안 활동하던 중 공무원들 비리에 염증을 느끼고 2009년 보스턴 시장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하지만 선거과정에서 미 전역을 돌아다니며 기금모금 활동을 하던 중 정치력 신장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으며 그 후 워싱턴 DC로 내려왔고 CKA라는 전국적인 조직을 만들어 미국 내 한인사회를 위해 뛰고 있고 참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CKA는 회원들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가(웃음). 일단 정치·사회·경제·비영리·법조·의학 등 미 전역의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과 한국을 대표하는 리더들로 구성되어 있다. 회원 가입은 관심을 갖는 지원자들의 신청을 받는 형식이 아닌 회원 간 추천에 의한 초청방식(invitation only)으로 회원을 보강하고 있다. 전체 회원들 가운데 4분의 1이 LA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리더들로, 림&루거 로펌의 대표인 존 림 변호사가 현 이사장을 맡고 있고, BBCN 은행 케빈 김 행장 등이 대표적인 멤버다. 앞으로도 좋은 멤버들을 확보해 미 전역에 흩어져 있는 한인 정치·사회단체, 각 지역 한인회 등 협력관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정치나 커뮤니티 리더를 꿈꾸는 차세대들에게 조언은
▶일단 나에 대해 파악한 뒤 자아를 버려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목표로 설정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개인적인 욕심을 부린다. 하지만 이것이 곧 자아를 멸망시키게 하는 것이다.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유명세를 얻으면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주위에 사람이 몰리게 된다. 하지만 이런 유혹을 떨쳐버려야 한다. 나를 위한 정치나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한인사회, 더 나아가 커뮤니티가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고 이들의 이익을 대변해야한다. 이것이 리더가 가져야 하는 자질이며 추구해야 하는 목표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한인 정치인 육성을 위한 CKA의 역할은
▶지속적인 멘토링, 교육과 네트웍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해 10월 워싱턴에서 열린 연례 미주 한인 리더십 컨퍼런스에 일반 한인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생각 외로 대단했다. 한인 이민사회도 세대와 세대를 거듭하며 먹고 사는 문제에서 벗어나 이제 정치력 신장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는 것 같다. 한인사회가 돈을 지원한다고 당장 정치인들이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차세대 정치인들과 리더들을 발굴하고 이들과의 교류와 네트웍을 관리하는 것이다.
-정치력 신장을 위해 한인사회에 하고 싶은 말은
▶로컬 정치 참여와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을 부탁드린다. 미국은 매우 특별한 곳이다. 자신의 과거, 배경, 언어가 꿈을 이루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미국은 바뀌고 있다. 다른 문화, 배경, 가진 사람들이 더 가치가 있는 세계로 바뀌고 있다. 한인들이 가족과 자신의 이익을 떠나 이 나라의 정치적 현안과 로컬 정치에 좀 더 집중하면 좋겠다. 자신뿐 아니라 이웃과 지역사회를 돌보고 어떻게 참여할지 배워야 한다. 우리가 참여할 때 미국의 민주주의가 더욱 강해지는 것이다. 또한 한인들이 정치력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시의회나 교육위원회 공청회 참석 등 로컬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 올해 11월에는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선거권을 가진 한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선거에 출마하는 한인들도 많이 당선되는 등 정치력 신장의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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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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