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카운티 73번 하이웨이에 설치된 유료도로 표지판의 모습.

LA에 사는 한인 최모씨는 최근 자동차 등록 갱신을 위해 캘리포니아주 차량국(DMV) 사무실을 방문했다가 등록 갱신을 위해서는 총 728달러를 내야 한다는 DMV 직원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차량 등록 갱신 수수료가 98달러인데 왜 그렇게 많은 돈을 내야 하냐고 묻자 DMV 직원으로부터 1년 간 총 6번의 유료도로 이용료가 지불되지 않아 한 건당 105달러씩의 과태료가 부과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남가주에서는 이용할 때 돈을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 유료도로가 그리 흔하지는 않지만 이처럼 유료도로인지 잘 모르고 프리웨이 특정 구간에 진입했다가 이용료가 부과된 사실조차 알지 못한 채 추후에 벌금폭탄을 맞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 북가주에서 LA로 이사를 온 최씨는 남가주 지역 도로에 익숙하지 않아 항상 셀폰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왔는데, 알고 보니 교통체증이 심한 프리웨이를 피해 유료도로로 우회해 가는 길을 추천하는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프리웨이의 유료 구간에 진입했다가 이용료와 벌금이 부과된 지도 몰랐던 것이다.

주 교통당국에 따르면 현재 남가주 지역에는 오렌지카운티 지역의 73번, 133번, 241번, 261번 하이웨이와 15번 프리웨이의 익스프레스 레인, 그리고 91번 익스프레스 레인 등의 유료도로가 운영되고 있다. 또 LA 다운타운을 기점으로 110번 프리웨이와 10번 프리웨이 일부 구간에서도 익스프레스 차선이 설치돼 있다.

유료도로 이용요금은 1.5달러에서 2.5달러대로 저렴하나 납부기한을 넘길 때 건당 최대 105달러의 벌금이 부과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문제는 이들 남가주 지역 유료도로들이 지난 2010년부터 별도의 요금부스를 전부 없애 진입 지점 구분이 없어지면서, 사전에 패스트랙 등 요금납부 장치를 갖추지 않은 차량의 운전자들이 잘 몰라 유료도로에 들어갔다가 요금부과 사실도 모른 채 벌금을 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교통 규정에 따르면 요금 납부 장치가 없이 유료도로를 이용할 경우 인터넷이나 전화 서비스를 통해 2일 내에 별도로 요금 납부를 해야 한다. 만약 요금을 내지 않으면 벌금 고지서가 발부되는데 건당 57.50달러의 벌금이 부과되고 한 달 내에 이를 납부하지 않을 때에는 105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최씨는 북가주에서 남가주로 이사 오면서 DMV에 주소 변경을 하지 않아 벌금 고지서를 받지 못해 이러한 벌금폭탄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달 한국에서 미국을 여행 온 서모씨 가족 역시 유료도로 이용 후 낭패를 봤다. 유학생인 서씨는 부모님이 자신의 차를 빌려 여행을 다닌 뒤 2건의 벌금고지서를 받았다. 영어를 잘 모르는 서씨의 부모님은 유료도로에 따로 진입 지점 구분이 없고 영어 표지판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해 LA 인근 73번 유료도로를 이용한 뒤 서씨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다.

서씨는 “한국처럼 톨게이트가 있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길을 잘 모르거나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한인들이 잘 모르고 진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불평했다.

한편 유료도로 이용관련 요금납부는 웹사이트 tollroads.com나 전화 (949)727-4800를 통해 해야 한다.


<최경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