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천도시서 7월3~11일 열려... 극영화 경쟁부문 13편 선봬
▶ 유명감독 6인‘내게 깊은 영향 준 영화’소개
체코공화국의 유서 깊은 온천도시 카를로비 바리(Karlovy Vary)에서 열리는 2015년도 연례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KVIFF)가 7월3일부터 11일까지 열린다. 1946년에 비경쟁 영화제로 시작된 이 영화제는 공산주의 정권 치하에서는 사상 선전용 영화제로 일관해 왔으나 공산주의 붕괴 이후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제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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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는 1954~93년 까지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와 격년제로 개최되다가 1994년부터 연례로 열리는데 올해가 제50회다. 경쟁영화제로 최우수 작품에는 여자가 두 손으로 높이 든 수정구 트로피를 준다. 영화제 전자기기 제공사로 LG가 선정됐다.
영화제 개막작은 오렌 무버맨이 감독하고 리처드 기어가 주연하는 ‘타임 아웃 오브 마인드’(Time Out of Mind). 뉴욕의 후진 아파트에서 쫓겨나 홈리스가 된 기어가 오래 전 헤어진 딸(제나 말론)과의 화해를 위해 딸을 찾아가는 성격 탐구영화다. 기어가 감독과 말론과 함께 개막식에서 영화를 소개한다. 미국내 개봉은 9월 9일. 한편 기어는 매년 영화제가 국제 영화계에 지대한 공로를 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을 받든다.
폐막작 역시 미국영화로 레슬리 헤드랜드가 감독한 로맨틱 코미디 ‘슬리핑 위드 아더 피플’(Sleeping with Other People). 이 영화는 올 해로 개봉 25주년을 맞는 로브라이너가 감독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When Harry Met Sally)에게 바치는 헌사다.
대학생 때 기숙사 방에서 광란의 하룻 밤을 함께 보낸 제이크(제이슨 수데이키스)와 레이니(애리슨 브리)가 그로 부터 12년 후 우연히 뉴욕에서 재회한다. 둘은 그 동안 자기들의 남녀관계가 모두 불성실로 일관해 왔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고치기 위해 서로가 상대에게 연정을 품고 있으면서도 플래토닉한 관계를 약속한다. 미국내 개봉은 9월 11일.
가장 중요한 부문인 극영화 경쟁부문에는 올해 체코와 미국과 독일 등 여러 나라의 13편이 선보인다. 체코 작품은 슬라벡 호락 감독의 데뷔작 ‘홈 케어’(Home Care)와 얀 프루시노프스키 감독의 ‘뱀 형제’(The Snake Brothers).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기 직분을 충실히 수행하는 홈 케어 간호사의 얘기를 유머를 섞어 그린 ‘홈 케어’는 내년도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후보로 출품될 작품이다. 독일영화 ‘하일’(Heil)은 독일의 네오나치와 미디아 그리고 경찰과 유럽연합을 가차 없이 풍자한 사회비평 작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영화 ‘붉은 거미’(The Red Spider)는 대중살인자의 심리를 파헤친 스릴러이고 루마니아의 여류감독 안카 다미안의 ‘마의 산’(The Magic Mountain)은 산악인이자 사진작가인 아담 윙클러의 삶을 그렸다.
극영화 경쟁부문(출품작은 다른 영화제에 출품된 것은 안 된다) 외에 다른 부문들은 다음과 같다.
*기록영화 경쟁-30분 이하짜리와 이상짜리로 구분된다. 16편 출품
*호라이즌스-다른 영화제 수상작들과 극장 상영을 위해 배급사가 매입한 영화들.
*어나더 뷰-실험적이요 비상한 창작적 접근을 시도한 영화들.
*포럼 오브 인디펜던트-독립영화들. 12편 출품.
*이스트 오브 웨스트-전 사회주의 국가들의 영화. 12편 출품.
*체코영화-지난해에 제작된 체코영화들.
*회고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인들과 특정기간대 또는 특정기준에 따라 선택된 영화들.
■ 유명감독 6인 ‘내게 깊은 영향 준 영화’ 소개
이번 영화제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6명의 감독들 선정, 그들의 작품활동에 깊은 영향을 준 영화를 골라 소개하는 특별 프로그램 ‘식스 클로즈드 엔카운터즈’(Six Closed Encounters)를 마련한 것.
선택된 감독들과 그들이 고른 영화들은 다음과 같다.
*마크 커즌스(북아일랜드)-이란 감독 모센 마흐말바프의 ‘순수의 순간’(A Moment of Innocence·1996): 마흐말바프 감독의 실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그가 17세 때 시위 도중에 저지하는 경찰을 칼로 찌른 사건이 난지 20년 후. 감독이 용서를 구하고 화해하기 위해 자기가 찌른 경찰을 찾아간다.
*김기덕(한국)-이창동 감독의 ‘시’(Poetry·2010): 손자를 혼자 키우는 60대 후반의 할머니(윤정희-LA 영화비평가협회 최우수 여우주연상 수상)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서 시창작 학원에 등록한다. 한편 김 감독은 이번 영화제에서 신작 ‘스톱’을 선 보인다. 이 영화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세르게이 로즈니차(벨라루스)-우크라이나 여류감독 키라 무라토바의 ‘무기력 증후군’(The Asthenic Syndrome·1989):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되어 가는 과정의 소련 사회를 그린 대하드라마.
*루이스 미냐로(스페인)-오손 웰즈 감독의 ‘악의 터치’(Touch of Evil·1958):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대의 후진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멕시칸 형사(찰턴 헤스턴)와 부패한 미국 형사(웰즈)가 대결한다.
*미하엘 R. 로스캄(벨기에)-줄스 대신 감독의 ‘리피피’(Rififi·1955): 프랑스의 4명의 보석전문 털이들이 보석상 2층으로 침입, 마루를 뚫고 아래로 내려가 금고 속의 보석을 몽땅 턴다.
*시온 소노(일본)-호주 감독 크리스 누난의 ‘베이브’(Babe·1995): 가족을 몽땅 잃은 새끼 돼지가 별난 성격의 농부에 의해 입양돼 둘이 한 가족처럼 지낸다.
■ 카를로비 바리 역사
프라하 서쪽으로 81마일 지점 서부 보헤미아의 오레강과 테플라강이 마주치는 곳에 있는 인구 4만9,781명의 소도시로 1370년 보헤미아의 왕이자 신성 로마제국의 왕인 찰스 4세에 의해 세워졌다.
독일어로 칼스바트라 부르는데 이는 ‘찰스의 광천’이라는 뜻.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이 도시는 13개의 대규모 온천과 300여개의 작은 온천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옛날부터 귀족과 작가와 음악가들이 휴양차 또는 병 치료차 이 곳을 많이 찾았다.
러시아 피터 1세와 터키의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아타투르크 그리고 쇼팽과 베토벤과 괴테 등도 이 곳을 찾았는데 베토벤과 괴테는 같은 기간에 이 곳을 방문, 함께 산책을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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