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룸버그, 美이외 국가·기업 달러화채무 상환수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가라앉으면서 약 한달동안 주춤하던 미국 달러화 강세가 지난주 후반부터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13일 낮 현재 런던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1.053달러,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 1.46달러를 각각 나타내며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미 연준이 6월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면서 한풀 꺾인 듯했던 달러화 강세가 다시 탄력을 얻는 흐름이다.
모건스탠리와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로 일한 스테픈 젠은 달러화 강세가 구조적인 요인들 때문에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국제결제은행(BIS) 자료를 인용해 미국 이외 국가들과 기업들이 현재 지닌 미 달러화 채무가 사상 최대인 9조 달러에 달하고 이들 채무 대부분이 앞으로 수년 내 상환 기일을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화가 오른 상황에서 채무자들은 빚을 조기 상환하거나 적극적인 헤지를 시작할 것"이라며 "이는 거대한 달러화 수요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 비중이 10년 전 73%에서 2011년 사상 최저인 60%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조금 올라 현재 63%이지만 달러화 비중 확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달러화 강세가 경제성장 같은 순환적 요인들 때문에서만 비롯된 게 아니다"며 달러화 채무 상환 수요와 중앙은행들의 달러화 비중 확대 수요가 겹치면서 달러화 강세를 장기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달러화가 앞으로 3개월내 패러티(1달러=1유로)를 넘어 유로당 96센트로 역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중반 이후 달러화 강세는 미 연준이 금리인상에 나설 준비를 하는 반면 다른 국가들은 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통화정책 간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데 시장의 진단은 대체로 일치한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세계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지수는 지난해 중반 이후 20%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3주간 이 지수는 연준의 금리인상 지연 전망과 더불어 3% 내렸다.
ING의 수석외환전략가 크리스 터너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로 마이너스 수익률에 진입한 유로존 국채들이 향후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달러화 비중을 높이는 가운데 마이너스 또는 매우 낮은 수익률에 형성된 유로존 국채들이 중앙은행들의 달러화 비중 확대 추세를 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2개 주요 금융기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다수 응답자가 달러화 강세가 향후 6∼12개월에서 수년 동안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 가치가 고점에 도달했다고 보는 시각은 20%에 그쳤다.
반면 야누스 캐피털로 옮긴 ‘채권 왕’ 빌 그로스는 미국과 유럽의 금리 격차는 결국 좁혀질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화 강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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