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내 폭언·폭행 연루 청소년 법정 서기도
▶ 왕따·약물남용… 전문가 상담 서둘러야
9학년 딸을 둔 한인 김모씨 부부는 요즘 한숨만 늘고 있다. 김씨는 딸 제인(가명)이 친구와 말다툼을 자주하고 어른에게 반항심을 드러낼 때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했던 것을 크게 후회하고 있다.
제인은 사춘기에 접어든 후 학교 성적이 떨어지고 이상행동이 잦았다. 급기야는 최근 학교에서 친구와 말다툼을 하다가 화를 참지 못해 주먹다짐을 벌였고 학교 경찰에 이끌려 교장실로 불려갔다. 교장은 제인에게 자초지종을 묻고 통상적으로 소지품 검사에 나섰다.
그러나 제인은 이에 응하지 않고 학교 경찰과 교장을 죽이겠다고 협박했고 결국 LA 경찰국에 체포됐다.
아버지 김씨는 “결국 딸은 청소년 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했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아 겨우겨우 보호관찰로 형량을 낮췄다”고 전했다.
이처럼 한인 부모들이 청소년기 자녀의 정서불안 치료와 분노조절 교육에 소홀할 경우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가들은 부모가 자녀의 이상행동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증상을 제때 파악해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대인 제인은 그마나 청소년 문제 전문 변호사 도움을 받아 형량을 낮췄다. 제인의 사례를 담당한 제니퍼 장 변호사는 “전문가 진단 결과 제인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판정을 받았다”며 “ADHD가 의심되는 청소년은 부모가 학교에 특수교육(special education)을 요청하면 되는데 김씨 부부는 이를 무시했다. 학교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르니 사태가 커진 경우”라고 전했다.
장 변호사는 청소년 법원에 출두하는 10대 상당수가 정서불안 장애 또는 분노조절 장애를 보이는 경우라고 전했다. 특히 특수교육을 제때 받지 못한 아이일수록 학교 내 왕따 등으로 인해 마리화나 등 약물남용, 갱관련 범죄 등에 빠질 위험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의 말이다.
장 변호사는 “부모들은 자녀가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 모습을 잘 관찰해야 한다. 아이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성적이 떨어지면 왕따를 의심해 보고 ADHD 증상은 없는지 신경을 써야 일탈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담 전문가들은 정서불안 장애와 분노조절 장애는 정신건강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0대 청소년이 ADHD, 적대적 반항성 장애(ODD), 과잉공격성, 사회성 저하 증상을 보이면 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인가정상담소 폴 윤 청소년 청소년 심리 상담사는 “정서불안을 겪는 아이들은 분노조절을 못하거나 감정을 표현할 때 감정제어에 힘들어한다”며 “이런 아이들이 도움을 받지 못하고 혼나기만 하면 ‘충동행동’ 위험성은 더 커진다”고 말했다.
한편 부모들이 자녀가 이상행동을 보일 경우 학교에 ‘특수교육’을 요청해 체계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제니퍼 장 변호사는 “학교는 학부모가 요청하면 의무적으로 학생 특별 관리에 나선다.
행여 특수교육 대상자가 형사사건을 일으키면 정상 참작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폴 윤 상담사는 “부모가 사춘기 자녀의 이상행동을 가장 빨리 인지할 수 있다. 문제 발생 때 학교와 상담소에 도움을 요청하는 자세가 참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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