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8년 발생횟수 예정보다 늘어
일본에 7.9규모 여진 가능성 제기도
상상치 못할 거대 지진의 전조인가.
일본 지진기록 140년 사상 최대 규모(9.0)인 11일 도호쿠 대지진을 계기로 최근 몇 년 새 유독 대규모 지진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지진 위험대인 캘리포니아 등에도 재앙을 초래할 초거대 지진이 닥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두드러진 대형 지진의 발생은 인구가 늘어나면서 인구밀집 지역에 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 데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크게 부각되면서 더 잦아진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다른 견해를 이야기하는 전문가도 있다. 미 컬럼비아대 레이몬트-도어티 지구관측소의 제프 에이버스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지진이 늘었다고는 못해도 규모 8.0 이상의 강진만 놓고 보면 최근 8년 동안 발생 횟수가 지난 20~30년 사이에 비해 명백히 늘었다”고 지적했다.
UC 샌타바바라 지구물리학과 천 지 교수는 이번 도호쿠 지진에서 파괴된 단층 길이는 300~400km로 2004년 인도네시아 지진으로 파괴된 단층 길이(1,300km)보다 크게 짧은데도 두 지각판이 40m나 미끄러진 탓에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보였다고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 12일자에 밝혔다. 이는 애초 연방 지질조사국이 추정한 길이(10~ 20m)보다 2배 이상 긴 것이다.
한편 규모 7.9 내외의 대형 여진이 일본에 수일 내 몰아닥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다음 대형 여진은 도쿄 근방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있어 11일 대지진에 버금가는 추가 피해도 배제할 수 없다.
영국 얼스터대의 존 매클로스키 교수는 “다음 여진은 11일 대지진의 진앙인 도후쿠 지방에서 400㎞ 남쪽이 될 가능성이 크며 도쿄도 그 범위에 포함된다”고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 지진·쓰나미 주요 일지/피해 규모
“방사능 물질 떠다닌다”유언비어까지
지난 11일 일본 대지진 이후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유언비어로 인해 일본인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현지에 떠도는 대표적 유언비어는 “후쿠시마현 원전폭발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도쿄 상공에 도착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바람의 방향상 방사성 물질이 도쿄로 갈 수는 없고, 정부도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수퍼 문’(super moon) 괴담도 있다. 오는 19일 달과 지구와의 거리가 19년 만에 가장 가까워져 보름달 중에서도 특히 큰 ‘수퍼 문’이 뜨는데 이것이 대지진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현지시간 14일 노다 지역의 한 여성 생존자가 자신의 집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현장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생존자들‘위생대란’
먹을 것 구하기 상점마다 긴줄
대지진과 쓰나미가 일본 열도를 덮친 후 가까스로 살아남은 이들은 식량과 물 부족, 약품 부족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또 원자력발전소 폭발에 따른 원전 운영 중단으로 인한 전력 공급 부족과 단수 등이 겹치면서 화장실 등 위생 시설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악취와 배설물이 넘치는 위생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식수 등 생필품이 바닥나면서 먹을거리를 구하려고 상점 앞에 길게 줄 선 사람들을 보는 건 일본에서 이제 일상이 됐다. 음식과 물, 휘발유를 사려는 사람들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지만 선반 위 물건은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피해가 심한 센다이 지역으로 갈수록 상점 내 음식 코너는 텅 비었다. 수도가 끊기면서 주민들은 정부의 물 배급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쇼핑백 크기의 물주머니에 일정량의 식수를 배급받아 생활하고 있다. 식수를 구하지 못한 미야기현 시오가마의 한 주민은 바닥에 고인 시커먼 물을 길어 통에 담았다.
피해 지역인 후쿠시마현 후쿠시마시의 경우 지진 피해로 단수가 시작된 지진 발생 이틀 후부터 도심 공공화장실 변기에서 배설물이 넘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대변이 화장실 밖까지 흘러나온 곳도 있었다.
또 큰 피해를 보지 않은 도시 지역에서도 단수와 정전이 이어지면서 편의점·백화점·패스트푸드 음식점들이 평소 행인들에게 개방하던 화장실을 일제히 폐쇄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또 동북주 지역과 연결된 주요 교통수단이 지진 발생 나흘째인 14일까지도 정상화되지 못해 ‘교통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고속도로와 국도도 지진과 쓰나미로 파손되거나 침수돼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고 도로변 주유소에는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 수백 대가 늘어선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쓰나미로 폐허가 된 후쿠시마현 피해 현장에서 한 여성 생존자가 실종된 가족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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