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액 150억달러 넘어
▶ 경기회복 상당기간 저해할 듯
지진으로 무너진 크라이스트처치 중심가 건물들. 이번 지진으로 뉴질랜드 경제는 상당기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 역사상 최대 자연재해
수십억 달러 관광업 결정적 타격
보조금 ․ 금리 인하 등 대책 부심
<크라이스트처치, 뉴질랜드>지진이 남긴 잔해들 사이에 세운 밴에서 포터블 발전기를 파는 스티브 크로스비의 비즈니스는 성업 중이다. 그러나 지난 달 발생한 대규모 지진으로 이 지역의 수많은 다른 비즈니스들은 문을 닫은 상태이다. 아마 일부 업소는 영원히 문을 닫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의 사망자를 내고 풍광이 뛰어난 크라이스트처치의 중심부를 초토화시킨 강도 6.3의 지난 지진은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큰 자연재해가 되고 있다. 피해액은 150억달러를 상회한다. 구조물 피해는 크라이스트처치에 국한됐지만 지진의 여파는 뉴질랜드 경제 전체를 침체에 빠뜨리게 될지도 모른다.
크라이스트처치 다운타운에서만 6,000개의 비즈니스가 문을 닫았거나 구조 및 수색을 위한 경찰의 출입통제로 고립돼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는 이 도시의 최고급 호텔인 26층짜리 그랜드 챈슬러가 포함돼 있다. 이 호텔은 지반이 움직이면서 폐쇄된 상태이며 철거가 예정돼 있다.이들 비즈니스의 폐쇄는 뉴질랜드의 두 번째 산업인 관광업과 아름다운 뉴질랜드 남섬의 관문인 크라이스트처치의 명성에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
피해규모가 워낙 커 뉴질랜드 정부는 35만명이 거주하는 이 도시의 다른 지역으로 중앙비즈니스구역을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도시의 상업지역을 영구히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엔지니어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타격을 입은 상업구역을 수개월동안 사용할 수 없으며 건물의 3분의1은 철거해야 할지 모른다고 밝히고 있다. 대형 업체들은 직원들을 감원하고 있으며 비즈니스 관계자들은 재건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못할 경우 도시가 장기적인 하향세에 접어들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제네레이터 플레이스’ 소유주인 크로스비(57)는 지진으로 수천명의 주민들이 무너진 집이나 텐트에서 거주하면서 발전기 판매가 두 배나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을 악용해 폭리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그것은 앞을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의 기억력은 길다. 내가 바가지를 씌우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다음번에 그것을 기억한다”라고 크로스비는 말했다.
크라이스트처치 교외 와이마리 해변지역에 있는 비치 카페의 공동소유주인 앤디 밴리어는 지진으로 문을 닫은 후 비즈니스와 주가하락으로 모두 2만5,000 뉴질랜드 달러(미화 1만8,75달러)를 손해 봤다고 말했다. 쓰레기들을 치운 후 다시 영업을 할 계획이지만 지진의 장기적인 피해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한다. 그는 “많은 이들이 크라이스트처치를 떠났다. 사람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커피도 마시고 자신들의 경험도 얘기하고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같은 지역의 레스 오버랜드는 자기가 갖고 있는 ‘미스터 위피’ 아이스크림 트럭의 운행을 재개하면서 신경이 많이 쓰였다고 말했다. 너무 빨리 영업을 재개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이었는데 다행히 주민들은 지진 이전의 기억을 되살려 주어 고맙다는 반응을 보여 안도했다고 밝혔다. “사람들은 경쾌한 음악을 울려대는 우리 트럭을 보고 기뻐했다. 점차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징표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뱅크 오브 뉴질랜드의 수석 경제학자인 스티븐 토플리스는 크라이스트처치의 중소규모 업체들은 경제에 피 같은 존재라며 이 도시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재건 노력을 시작하고 있는 가운데 상당히 취약한 입장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업주들은 수입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고용을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스러워 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새로운 장소로의 이전도 높아질 레트비 등 때문에 여의치 않다. 토플리스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 누가 첫 식당을 열려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중앙 비즈니스지역이 폐쇄된 가운데 “ 이곳에서 제공되던 대부분의 서비스, 아니 모든 서비스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할 것”이라고 지진재건부 장관 게리 브라운슬리는 밝히고 밝혔다. 뉴질랜드 정부는 크라이스트처치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조치로 고용주들에 대한 1억2,000만 뉴질랜드 달러(미화 9,000만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보조금은 지진 때문에 일터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봉급을 지급하는데 쓰이게 된다.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뉴질랜드 최대 수퍼마켓 체인인 ‘푸드스텁스’는 지진 피해를 입은 크라이스트처치 두개 매장 종업원 236명을 감원하나고 발표했다.
150억달러로 추산되는 지진피해는 지난 2008년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에서 서서히 빠져나오고 있던 뉴질랜드 경제에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복세는 보여 왔지만 최근 몇 분기는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았다. 빌 잉글리시 재무장관은 단기부채를 늘리더라도 뉴질랜드 경제의 15%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는 크라이스트처치와 부근 지역 인프라 재건에 돈을 쏟아 붓겠다고 밝혔다.
토플리스는 지진이 미미한 경기침체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일부 분석가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중앙은행이 곧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토플리스는 “상품시장에서는 호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우리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은 뉴질랜드의 가장 큰 산업이다. 그리고 치즈와 분유 같은 낙농제품은 최대 수출품이다. 남섬의 가장 큰 항구인 리틀턴이 피해를 입는 바람에 지장은 있었지만 농업부문은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다.
하지만 뉴질랜드 외화수입의 18%를 차지하는 관광업은 관광객들이 이번 지진 피해가 캔터베리 지역에 국한됐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팀 코서 관광협회장은 우려했다. 그는 "크라이스트처치에는 영향이 있을 것이다. 많은 숙박시설을 잃고 도시의 상당 부분이 폐쇄됐는데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장기적으로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크라이스트처치 중심지역 비즈니스협회의 폴 론스데일은 켄터베리에 매년 24억 뉴질랜드 달러의 수입을 가져다주던 관광업을 회복시키느냐가 재건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를 잘 다루지 못할 경우 “우리는 재정적으로 몰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희망적인 것은 지진 내구성 기준에 맞춰 지은 현대식 건물들은 대부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시 안전하게 재건될 수 있다는 희망의 조짐인 것이다. 토플리스는 “영구적으로 고스트타운이 될 것이라 믿을만한 이유는 없다”며 “하지만 재건 과정은 매우 길고도 긴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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