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용으로..." "노후대비해..." 한국부동산 구입 증가
▶ 수익성 감소.투자사기.미분양 사태 등 피해 늘어
롱아일랜드 거주 이모씨는 지난해 계약하고 중도금까지 치른 아르누보시티 3차 분양이 기약없이 늦어지고, 소유권마저 확보되지 않자 한국을 방문, 분양업체를 찾았다. 그러나 아르누보시티의 레지던스호텔이 불법 판정을 받고 용도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 그동안 이씨가 지불한 계약금과 투자금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미주 한인들의 한국 부동산 투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 투자 증가
2008년까지는 한국의 부동산 시장 활황과 환율에 따른 차익이 가장 큰 부동산 구입 열기의 이유였다. 2009년 이후 부동산이 폭락했을 때는 낮은 가격이 또 다른 유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환율은 상승하고 한국 부동산 가격은 하락한 투자의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력이 커진 미주 한인들을 상대로 한 한국 시공업체들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활동도 큰 몫을 했다. 2006년 이후 여의도의 매리옷 파크센터, 아르누보시티 등이 오피스텔과 주상복합 건물을 선호하는 한인들을 겨냥해 미 전역에서 적극적인 투자 유치에 나섰다. 종로와 여의도, 강남의 주요 상업지구 건물들을 소개하는 상용 빌딩 구입에 관한 설명회도 이어졌다. 현재 미주 한인들의 한국내 부동산 투자 추세는 주택과 토지 등 비수익성 부동산에서 빌딩이나 상가, 공장, 임대주택 등 수익성 부동산으로 옮겨가고 있다.
■ 부작용과 투자 실패 사례
투자가 늘어나자 분양 사기, 수익성 감소, 미분양 사태 등 피해 사례들도 늘고 있다. 서울 역삼동의 아르누보시티 3차 분양에 참가했던 한인들은 애초 약속한 입주 날짜가 1년 가까이 연기되면서 애를 태우고 있다. 2007년 계약 당시 2010년 2월이 입주 예정이었지만 건설비를 둘러싼 시공사와 분양사간의 마찰로 완공이 계속 늦춰지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지난해 4월 대법원이 ‘주거와 호텔을 겸비한 레지던스 개념은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리는 바람에 연 7%를 기대했던 수익 모델마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지난해 8월에는 제주도 콘도 ‘네스트 힐’ 건설에 최고 수십만달러를 투자한 20여명의 한인들이 투자회사인 LA‘코우사’를 사기분양으로 고소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들은 연 10%의 수익을 보장한 코우사의 약속에 따라 돈을 투자한 한인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170여명이라고 주장했으며 뉴욕 거주자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 주의할 점
혜택에만 현혹돼 철저한 사전 조사를 하지 않는 것이 한인 투자자들의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심지어는 계약서 내용도 확인해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네스트 힐의 한 피해자는 “현장에 한번도 가보지 않고 계약서에 싸인했다”고 후회했다.부동산 관계자들은 "한국의 부동산 개발투자가 대부분 ‘선 분양, 후 건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관계로 한국에서 건설상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미주투자자들에게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면서 "개발 플랜은 물론 시행 및 시공사에 대한 정보 등을 꼼꼼히 살피는 신중한 투자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원영, 최희은 기자>
■ "용도 변경이유 분양 기약없어"
미주한인 50여명 아르누보시티 피해
그레잇넥에서 스니커업체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아르누보시티 레지던스 호텔의 분양 업체인 아르누보몽드 책임자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씨는 구매 금액 5억원 중 계약금 10%와 무이자 대출로 제공한 40% 등 절반을 이미 치른 상태다.분양사는 “시공사와의 협의가 원만하지 않아 완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사과했지만 정확한 완공 일자를 약속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원활한 공사를 위해 잔금을 치러줄 것을 요구했다. 계약 당시 제시한 연 8% 이상의 수익도 “연차별로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레지던스호텔이 대법원 불법 판정을 받은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용도를 변경할 지에 대해서도 뚜렷한 언급이 없었다. 이씨는 “사업상 한국 출장이 잦기 때문에 편의와 투자목적으로 레지던스호텔 건설에 참여했는데 일이 이렇게 꼬일 줄은 몰랐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3차 건설에 계약한 한인이 미주에 50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내 피해자들의 모임 사이트(cafe.daum.net/seochoartnouveau)처럼 우리도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영 기자>
지난 수년간 고수익을 내세우며 미주 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오피스텔, 주상복합건물 등의 투자 설명회가 미주에서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환률 상승과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한국내 투자에 관심을 갖는 한인들이 올해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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