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2일 워싱턴 DC 내무부에서 의회가 가결한 동성애자 군복무 금지 폐지안에 서명하고 있다.(AP)
막 내린 민주당 주도의 ‘111회 의회’결산
레임덕 세션 감세연장·START 비준 성과
비록 11월 중간선거 패배로 차기 의회 하원 다수당 자리를 공화당에 넘겼지만 여당인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제111대 의회는 입법 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22일 저녁 종료된 이번 회기의 대표적 성취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1901~1909년 재임) 시절부터 검토됐으나 결실을 보지 못하던 건강보험 개혁 법안을 통과시킨 일로 꼽힌다. 이 법안은 미국민 3,200만명 이상이 건강보험에 새로 가입할 수 있는 길을 텄다.
또 월가의 새로운 룰을 마련한 금융개혁법안과 총액 1조6,7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 감세 연장안 등의 통과도 성과로 꼽힌다.
아울러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들의 군복무를 금지하는 이른바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 DADT) 정책을 폐기하는 법안을 처리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또 담배산업에 관한 규제업무와 관련, 식품의약국(FDA)에 강력한 권한을 부여한 ‘담배규제법’을 통과시키고, 엘리나 케이건, 소니아 소토마요르 등 2명의 여성 연방 대법관을 인준한 것도 111대 의회의 업적으로 기록됐다.
이런 가운데 상원이 회기 최종일인 22일 핵무기 숫자를 서로 줄이고 상호 감시·검증 체계를 갖추도록 한 러시아와의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비준한 것은 이번 회기의 대미를 장식한 것이었다.
컬럼비아대의 역사학자인 앨런 브린클리는 지난 2년에 걸친 제111대 의회가 “최소한 1960년대 이래 가장 생산적인 회기였다”며 “의회가 얼마나 양극화돼 있는지를 감안하면 더 인상적이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른바 ‘레임덕 세션’이라고 불리는 11월 이후 동성애자 군복무 관련 법과 START 비준, 감세 연장 등 굵직굵직한 법안을 처리한 것은 초당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2년마다 11월 초에 열리는 총선 이후 다음 회기가 시작하기까지의 약 2개월 간은 의회에서 되는 일이 없다고 해서 레임덕 세션으로 불린다.
입법부가 제 일을 하는 동안 미국 경제는 큰 틀에서 죽을 쑤는 와중에서도 곳곳에서 가시적 성과를 확인했다.
우선 경기부양 법안이 통과되면서 창출되거나 유지된 일자리 수는 300만개 이상인 것으로 평가된다. 오바마의 경제관련 조언그룹은 오하이오주에서만 12만2,000개의 교사·경찰관·건설노동자 등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작년 1월 111대 의회가 소집됐을 당시에 비해 38.9% 올라 의회 회기를 기준으로 1997~1998년 이래 최대의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비록 ‘도덕적 해이’ 논란이 있긴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궁지로 몰렸던 골드만 삭스,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등도 구제금융을 받아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실질적 성과에도 불구, 민주당으로선 10%에 육박하는 실업률과 공화당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보수적 소비자 운동단체 ‘티파티’의 열풍 앞에 하원 다수당 자리를 공화당에 내준 채 다음달 새로운 회기를 맞게 됐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은 `격렬했지만 고도로 생산적이었던 111대 의회’란 제목의 기사에서 회기 중 이뤄진 각종 성과를 거론한 뒤 이번 회기가 “끊임없는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 위협들과 신경질적인 주민 공청회(타운홀미팅), `티 파티’의 부상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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